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토요일, 51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주)마마 노동조합(마마노조)을 찾아갔다. 천막 옆엔 현재 철거 중인 공장건물이 있었다. 사방에 철근과 콘크리트가 널부려져 있는 그 곳은 포크레인의 진동과 소음으로 매우 시끄러웠다.
“실례지만 계십니까?” 낯선 이의 방문에 누군지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은 잠시 후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들은 다른 조합원들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농성투쟁에 함께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마씨일가 ‘고의부도’내고 잠적하다
마마노조는 지난 6월 20일에 설립신고를 냈다. 그런데 설립신고를 낸지 일주일도 채 안됐을 때 회장 마길평과 대표이사 마준호는 임금을 3, 4개월씩 체불시킨 상태에서 ‘당장 어음을 막을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부도를 내고 잠적했고 노동자들은 한마디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주)마마를 인수하겠다며 나타난 (주)시데코는 노조대표와의 면담에서 회사인수 및 공장이전, 그리고 체불임금 청산과 고용승계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시데코는 이를 번복하고 지난 4일(월) 노조측에 (주)마마 인수 포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임금체불에 무임금노동까지
마마노조 조합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여성들로 근무년수가 3년을 넘은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 ‘길평전기’, ‘마마전기’ 그리고 ‘(주)마마’로 오는 과정에서 ‘고의부도-새로운 법인 설립’의 수법으로 노동자들을 ‘사실상’ 해고시켜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이직률이 높기 때문이다. “상여금도 없고 60만원 정도의 월급도 제 때 안나오기 일쑤였죠. 게다가 IMF이후에는 돈도 못받고 8시간 반동안 토요일에 격주근무를 했어요” 조직부장 김정민씨(32)의 말이다. 산업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2년 넘게 일한 조합원 김혜영씨(22)는 “1년 간 밥솥 배선 작업을 했는데 나중엔 손이 까지고 헐 정도였어요. 하루종일 서서 일하니 다리도 아프구요”라고 말했다.
고달픈 나날,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현재 이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대부분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생활을 하며 일하던 사람들인데 쌀값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월세가 없어 시골로 내려간 사람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혜영씨. 그러나 “끝까지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주는 부모님이 너무 고맙다.
처음엔 어색했던 집회도 투쟁가도 모두에게 익숙해지게 만든 50일간의 싸움. 아직 싸움의 끝은 보이지 않지만 마마노조 조합원들은 밤마다 비까지 새는 천막을 지키며 다짐한다. “반드시 이기고야 만다”.
<이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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