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를 읽고] 오호? 그래?
2000년의 7, 8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뉴스라면 질색을 하시던 우리 어머니조차도 “TV좀 켜봐라. 뉴스 보자” 하실 정도로 말이죠. 그 중에서도 일약 모든 사람의 관심거리도 떠오른 이야기 거리가 바로 ‘통일’이었습니다. 괴뢰라고 불리던 어떤 집단의 우두머리가 ‘국방위원장’이라는 정식명칭으로 지칭되고, 예전 같으면 ‘국가전복세력’으로 몰렸을 법한 이야기들이 난무했습니다. “얘야, 지도자동지에게 충성하고 열심히 살아라”는 등등의 이야기를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리둥절했던 기간들. 갑자기 떠밀려오는 통일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들에 도저히 무관심할 수 없었던 차에 집으로 대학생 신문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역시 1면은 ‘통일’에 관한 이야기더군요. “남북한 체제 유지를 위한 통일 논의 반대한다”는 약간은 도발적인 중간제목을 달고 말입니다.
‘오호? 그래?’ 싶은 생각으로 신문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나 조차도 옆에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산가족 방문 방송을 보는 대학교 3학년의 동생에게 “너 왜 우니?”라고 물었을 만큼, 남과 북의 짜여진 각본에 의한 ‘감동 버라이어티 쇼’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에 대학생신문이 이야기하는 ‘통일’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들어보 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신문을 끝까지 훑어본 다음, 찾을 수 있었던 통일 혹은 북한관련 기사는 맨 마지막장 기획연재 ‘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이었습니다. 통일에 대한 갖가지 관점들이 난무하는 첨예한 시기, 결국 이야기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인가? 약간은 갑갑한 마음에 신문을 접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통일은 해야하는 당위과제인가?’ ‘만약 해야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나가야 하는 것인가?’ ‘현 정권의 통일정책은 어떤 부분에서 비판받아야 할 것인가?’‘한 반도의 통일이 과연 경제협력과 체제안정의 도구로만 자리 매김될 문제인가?’여러 가지 질문들 끝에 찾아낸 답은 ‘결국 통일은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주체로 나서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관점을 표면에 내기 이전에나 스스로 진지하게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대학생신문. 나 같이 ‘통일’ 논의에 대해 부표처럼 둥둥 떠다니던 사람들을 위해 많은 자리를 비워두었으면 합니다. ‘통일’이 단순히 한 회 신문을 위한 이슈거리가 아닌 만큼 지속적으로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대학생 신문’을 기대합니다. 벌써 다음 호 신문이 기다려지는군요.
<박혜은/ 애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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