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비 걸기] – 경찰 특공대, 죽기 전에 먼저 쏴라!

창사 10주년을 기념해 S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경찰특공대>. 1여 년에 걸친 준비기간과 막대한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뻔한 스토리, 볼거리 없는 화면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막을 내렸다. <경찰특공대>, 제목만 보면 왠지 그럴듯하다. 지금까지 시도된적이 없는 ‘경찰특공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기에 <경찰특공대>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남달랐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경찰특공대>는 자신의 형을 죽인 킬러(정단비)와 경찰특공대(이동하)의 숙명적인 사랑이 주축을 이루는 드라마판 <쉬리>다. 말 그대로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결국 ‘적(敵)’으로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눈치 빠른 독자는 이미 예상했겠지만, 이 드라마의 결론도 영화 <쉬리>와 비슷하다. 다만 <쉬리>와는 달리 여주인공이 자살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너무나 어이없게도.

<경찰특공대>의 여주인공 ‘정단비’는 유능한 킬러다. 아니 ‘이동하’라는 남자를 만나기 전까진 유능한 킬러였다. 반면에 ‘이동하’는 어리비리한(?) 경찰특공대원이다 (이런 경찰을 위해 내 피 같은돈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니). 유능한 킬러와 어리비리한 경찰이 만났을 때.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랑에 빠진 ‘정단비’가 킬러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적’인 ‘이동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오랜 동료를 죽이고, 자살을 택하기 때문이다.

킬러란 무엇인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물을 제거해야만 하는 살인자 아닌가. ‘정단비’는 킬러다.그렇다면 방해물이 나타났을 때, 비록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제거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런데 오히려 자신의 동료를 죽이는 정신 나간(?) 행동까지 보이다니. 사사로운 감정에 사로잡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면 킬러라고 할 수 없다. 차라리 킬러임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더 낫다.

사랑에 약한 자, 그대 이름은 여자! <쉬리>에서나 <경찰특공대>에서나 감정에 좌지우지되지 않고(피도 눈물도 없는 무서운 놈들이다) 경찰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남성들과는 달리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개죽음(?) 아닌 개죽음을 당하니, 드라마에서 책임감 있는 여성의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는지.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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