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젠더/경제개혁:감춰진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의제
「리서전스(Resurgence)」 2000년 10월 조 란드리아마로
아프리카 젠더/경제 개혁 프로그램(GERA)은 아프리카 11개국에 연구조사,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들 조사의 1차 결과에 따르면 1980년대와 1990년대 경
제정책 개혁이 젠더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은 아프리카 여성과 성
별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지역간, 계급간 불평등을 강화했다.
젠더와 경제정책 개혁에 관한 조사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진 이슈인 세계화, 외채
탕감, 무역과 투자 자유화는 6월5일 뉴욕에서 아프리카 젠더/경제 개혁 프로그램
(GERA)과 유엔개발계획(UNDP) 아프리카 사무국이 주최한 ‘베이징+5’ 특별 워크샵
에서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다양한 문맥에서 논의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세계은행과 IMF의 경제정책은 성적 불평등을 배포하고 있고, 여
성의 이해와 관심이 배제되어 있다. 이러한 지배적인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
에 대하여, 이들 기구들은 여성활동가나 시민사회단체들(CSOs)에 의한 조사는 ‘정
밀하지’ 않다면서, 제고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그들은 경제위기의 주범
은 자신들의 정책이 아니라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부구조, 인적 자원 부족과 같은
외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정밀한’조사란 무엇이며 민중의 경제적 사회적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그러한 주장은 여성운동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에게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무엇이 정밀한 조사인가? 인간과 그들이 처한 조건에서부터 분석을 시작하
는 조사는 폄하되어야 하는가? 누가 어떤 목적을 위해 경계를 지웠는가? 거시경제
적 정책이슈들의 시각을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동체의 시급한 요구들을 드러낼
수 있는가? 실제적 대안을 개발하기 위한 대응 전략 외에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에 답하는 데 있어서 대부분의 공여국들에 의해 젠더 이슈가 탈정치
화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젠더에 관한 분석이 점점 기술적이고 부분적인 문
제들로 축소되고 있으며, 여성의 해방과 세력화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기본적인 경제적 권력관계 상의 현상유지 방편으로
여성주의적 분석의 몇몇 중심적 개념들은 사라지거나, ‘중립화’되고 있다.
세계화의 정치학 혹은 배제전략 활용법
정치적인 맥락에서 세계화는 자본주의 발전 초기단계와는 달리 아프리카 통합과
정이 아니라 배제의
과정이다. 지난 20년간 아프리카에서 강조된 자유화, 민영화, 외국인 직접투자는
아프리카 상품의 국제무역 비중과 해외개발원조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배제의 과정은 여성과 아이들이 비공식 부문과 작은 농장에서 무임금으로 일하
는 것이 증가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젠더의 측면에서도 진행되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지배자들의 담론에서 세계화 과정 자체는 평온한 것
으로 얘기됐다. 제네바 2000 포럼 개막식에서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사람들
이 가난한 것은 ‘세계화가 너무 많이 이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 적게 진
행되어서 라고 말했다.’
코피 아난은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 과정에서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세계화 자체가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 악영향을 잘못 처리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
다.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중채무빈국 계획과 빈곤감소전략보고서와 같은 계획은
그러한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의 일부로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것은 모든 아프리카인들을 세계시장으로부터 더욱 효과적
으로 배제하기 위한 방식들이다. 그것은 여성주의의 핵심 원칙인 ‘참여’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제로 주변화된 집단들, 특히 여성들의 이해와 요구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참여는 의미가 없다. 빈곤감소전략 보고서에서 요구하는 참여
란 경제개혁과 세계화를 정당화하는데 들러리를 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민
사회단체들과 심지어는 일부 급진적인 세력들까지도 중채무 빈국 계획에 참여했
고, 그들이 새로운 개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믿었다.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들과 여성주의자들이 젠더 문제를 아프리카 정부에 제기
하여 젠더기금계획(GBI)이라는 이름하에 기금을 마련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젠더기금계획의 궁극적인 성과와 의미는 젠더 문제 주류화라는 여성주의 핵심 구
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했다는 데 있다. 현재 존재하는 정책과 정부 권
력구조를 볼 때, 거시경제정책의 근본적 변화의 요구없이 시민사회조직들이 제도
안에 들어가는 것은 젠더 문제의 주류화인가? 아니면 개량화인가?
탄자니아의 경험에서 배운 중요한 교훈은 세계경영체제 속으로 흡수될 위험성
과, 그리고 그 결과로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력과 대안적 거시경제정책 개
혁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무역 자유화의 정치경제학
투자와 무역 자유화는 세계경영체제의 핵심 요소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무역
정책개혁과 외국투자는 국내 정책변화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구조조정 프로그램
을 통해 경제 개혁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핵심요소가 되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
의해 수행된 구조개혁은 무역정책개혁과 외국투자에 기반한, WTO, 로메 협정, 미
국의 대 아프리카 무역 법안(US African Growth and Oppurtunity Act)과 같은 다
자간 협상에 의해 구조화되고 있다. 모두들 무역 투자 자유화라는 새로운 의제를
놓고 아프리카와 관계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은행, IMF, WTO로 불리는 국제 무역과 금융기구는 새로운 시장, 값싼 노동
력을 찾는 초국적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거시경제 정책을 지지하며,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에 대한 배제를 심화시킨다. 동시에 이러한 기구들을 연결시키는
새로운 제도적 메커니즘이 개발되고 실험되고 있다. 이렇게 가장 강력한 국제 조
직들간의 결탁은 합동 정책의 필요성과 세계화 과정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특
히 가난한 자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으로 정당화된다.
제네바 2000 포럼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세계화가 너무 심화
되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세계화가 너무 적게 진행되었거나 아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연설에서 그는 유엔이 세계은행, IMF 뿐만 아니라, 공
여국들의 이른바 부자클럽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도 제휴하고 있다는 사실을
긍정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역할-특히 성평등과 사회적 경제적 정의에
부합하는- 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었으며, 실제적으로 아프리카의 경제와 사회를
조정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의 역할에 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었다.
주로 신고전주의나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경제분석에 있어서의 새로운 정통주의
는 민중 특히, 여성의 삶에 대한 파괴적인 효과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채, 구조조
정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 경제 개혁 강화에 대한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그리
고 모든 악영향을 이 정책이나 시장의 책임이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 자신의 책임
으로 돌림으로써 구조조정 이후의 정책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새로운 정통주의는 또한 여성의 종속을 정당화한다. 즉, 남녀간의 모순
과 권리의 차이를 간과하고 여성의 노동이 임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고 영원히 유
동적이기 때문에 ‘지구촌’에서 사회의 재생산과 양육에 대가없이 계속 헌신할 것
이라는 가정을 강화한다. 연구조사는 이러한 새로운 정통주의의 신화를 벗겨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것은 시민사회단체와 여성운동가들이 민중의 특히, 여성의 일상
적 상황을 거시경제적 개혁과 연결시켜 경험적 증거를 찾아낼 수 있게 하고, 왜
중심적인 거시경제 정책들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가에 관해 건전한 논의를 발전시
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성평등과 경제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연구자, 여성운
동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에 던져진 시급한 도전은 ‘정밀한’ 연구에 대한 스스
로의 개념을 세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민중중심성과 젠더인지성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