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보고서를 통해 본 동유럽과 구소련 젊은이들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1/6 엘리자베스 침머만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당시 동유럽과 구소련에 살았던 5살에서 14살 사이의 약 50만의 어린이들이 사망하였다.

이것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인노센티 연구센터가 유니세프를 대신하여 한 연구 [유니세프:변화하는 사회의 젊은이]에서 발표된 결과이다. 동유럽 27개국과 독립국가연합(CIS-1992년까지 구 소련의 일부였다)에서 소위 “과도기 세대”에 속하는 15살에서 24살 사이의 6천 5백만 명의 젊은이들의 상황에 조사의 초점을 맞췄다.

수백만의 어린이와 젊은이들, 그리고 당연히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끔찍한 상황의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온 사실은 동유럽과 구소련에서 자본주의 복원 과정의 문제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많은 그래프와 통계자료를 갖고 있는 완전한 보고서는 영어와 러시아어로 되어 있으며, 이탈리아어 판 요약본이 있다. www.unicef-icdc.org/mone

e7/index.html)

서문에서 필자들은 이들의 유년기에서 성년기로의 이행은 철의 장막이 걷히고 그와 관련된 정치, 경제적 변화 때 그러한 변화를 겪은 세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넘어가면서 한번 없어진 제도, 자원 그리고 사회적 규범들은 근본적인 변화과정 속에서 계속 약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1999년에 조사한 이 지역의 6천 5백만 명의 청년 중 2천 6백만(41%)은 아직 학교에 다니거나 직업연수를 받고 있고, 2100만(32%)은 일하고 있으며, 1800만은 교육도 받지 못하고, 일자리도 없다.

1989년에는 이 지역에 6천 7백만 명의 5살에서 14살 사이의 어린이들이 살았다. 1999년까지 약 백만 명이 떠났지만, 이들 중 아주 적은 수만이 세상의 다른 곳에서 더 나은 환경을 찾을 수 있었다. 절망적인 빈곤은 이들을 마약이나 매춘으로 내몰았다. 또한 지역 내에서 대규모 이민이 있었다. 대부분 경제적 결핍이나 인종갈등, 전쟁으로 인한 이민이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돌아오기보다는 떠나는 것을 택했다.

필자들은 이 세대의 약 50만의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1989년과 1999년 사이에 죽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약 절반 가량이 러시아인이다. 1998년에는 1989년에 비해 30%나 증가한 8만 5천명의 15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이 죽었다. 젊은층의 사망률은 특히 독립국가연합(CIS)의 11개국에서 증가하였고, 발트 연안국들과 동유럽을 포함한 16개국에서는 떨어졌다. 국가간의 차이는 커지고 있다. 젊은층의 사망 위험율은 1998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보다 3배 정도 높다.

젊은이들의 죽음은 대체로 사고, 폭력, 살인, 자살, 전염병, 영양실조,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문제들에 기인한다. 즉, 이는 주로 사회적 원인에 기인한 것이었고, 달라진 사회적 환경 하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보고서는 조사한 국가들에서의 젊은이들의 사망률을 밝히고 있다. 환자가 죽음에 이르는 비율은 러시아가 가장 높은데, 네덜란드보다 7배나 높다. 보고서는 또한 광범위하게 퍼진 빈곤과 약해진 사회적 응집력이 문제를 심화시켜 영양실조, 위험한 성관계, 약물 남용과 같은 건강 악화와 위험한 행동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젊은층의 자살 증가는 만연된 절망과 스트레스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다. “체제를 전환한” 일부 국가에서 이 비율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16개 국가에서는 증가하였다. 리투아니아, 백러시아, 러시아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2배가 넘는다. 또한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서도 특히 높다. 전 지역에서 15세에서 24세 사이의 1만 명의 남자들과 2천여 명의 젊은 여성들이 매년 자살을 한다. 5천명 이상의 젊은 남자들과 1500 이상의 젊은 여자들이 살인의 희생자가 된다.

이 연구는 젊은이들이 건강문제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스탈린주의 정부의 붕괴 이후 더욱 나빠졌고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시설이나 정보의 부족을 비난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과 음주의 증가는 이것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1993년과 1994년에 15세 소녀의 10%, 같은 나이 소년 중 22%가 정기적으로 흡연을 했고, 4년 후에는 각각 18%, 29%로 증가하였다. 실질적으로 서유럽에 비해 이들 국가에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담배를 피운다. 이 연구는 또한 놀라운 약물남용 수치를 보여준다. 1999년의 연구는 헝가리의 16세 청소년 중 25%가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사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999년 초반 3개월 동안 조사받은 만 3천명의 약물중독 젊은이들 가운데 약 천여 명이 에이즈 환자임이 밝혀졌고 대부분 소독이 안된 주사기로 약물을 주사할 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5년에 이 지역의 에이즈 감염자가 모든 세대를 통틀어 만 2천명 정도였으나, 1998년 말에는 이미 5만 건을 넘어섰다. 유엔기구인 ‘유엔 에이즈 공동 프로그램’은 1999년 말 36만 명 이상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젊은층이다. 알려진 에이즈 감염 건 중 15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은 리투아니아와 체코에서는 1/3이고 백러시아의 경우 2/3를 이룬다.

학교와 고등교육

이 연구는 학교 출석과 고등교육과 직업훈련에 대한 접근성에 대해 무시무시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15세에서 18세의 젊은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비율은 1989년 6백만 명에서 1998년 9백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이 또래집단의 3명 중 하나 이상이 학교나 고등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로 떠난다. 동유럽과 발트 연안국들이 보여주는 고등교육의 출석율의 완만한 증가는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이 지역의 국가들 특히,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눈에 띄는 감소를 보인다. 타지키스탄에서는 학교 출석율은 1989년 61%에서 1998년 2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68%에서 30%로 떨어졌다.

아주 적은 숫자의 학생들만이 고등학교 이후의 학업을 계속하고 15살이나 더 일찍 학교를 떠난다. 1989년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데 반해, 독립국가연합에서 졸업하는 학생의 수는 1997년까지 10-20% 떨어졌다. 동유럽 일각에서는 더 큰 감소세를 보인다. 알바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는 1989년에 비해 고등학교를 마치는 학생수가 80% 정도 낮아져 그 영향이 가장 심각하다.

보고서는 이러한 영향을 받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시골에 거주하는, 가난한 가정의, 인종적으로 소수자이거나 장애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들은 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일찍 그만두며, 그 이후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 대학은 말할 것도 없다.

이유는 다만 가난한 아이들과 그 부모가 교육비를 댈 수 없다는 것뿐 아니라 책 등 아이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다른 운영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가계에 부담을 덜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다.

이 지역 교사의 열악한 조건-특히 낮은 임금-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예를 들어 몰다비아의 부모들은 대개 미화 수 백 달러를 수업료나 촌지로 교사에게 주어야만 아이들에게 외국어, 수학, 자연과학을 배우게 할 수 있다.

필자들은 이 지역의 각각 다른 곳에서 조사중인 젊은이들에게 질문을 하였다. 그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15세의 가이랏의 말을 인용했다. “때때로 선생님을 보고 있으면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이 집중하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선생님이 일상사에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일에 집중하고 우리를 잘 가르칠 만큼 충분한 돈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실업

그들이 조사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젊은층 실업은 일반적인 실업 수준의 약 두 배 가량 된다. 이 문제는 1989년 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1998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18개의 체제전환국의 평균실업은 약 30%였다. 젊은층 실업자중 약 40%는 일년 이상 실직 상태에 있었다. 물론 지역마다 상이하다. 체코의 공식적 청년실업은 7%인 반면, 구 유고 연방 마케도니아 공화국은 70% 이상이다.

이 공식 수치도 끔찍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1998년 현재 천 8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교육도 받고 있지 않고 일자리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적으로는 실업자는 약 8백만 명이지만, 천만 명이 실업통계에서 배제되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조사지역의 남부출신이다. 특정집단의 젊은이들이 고용시장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 이들은 교육받지 못한 이들, 젊은 여성,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사는 사람이거나, 인종적, 국가적 소수자들이다.

연구는 또한 서구 산업국가들에서처럼 경제성장이 자동적으로 고용창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폴란드, 헝가리, 슬로베니아에서 1997년 이래의 경제성장률이 젊은이들의 고용율보다 높혔다. 그러나 발트 연안국들, 체코, 슬로바키아에서는 반대로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고용된 젊은이의 숫자는 줄어들었다. 1995년과 1998년 사이에 러시아는 GDP가 7% 떨어졌고, 이에 상응하여 같은 기간에 고용은 4%가 하락했지만 젊은이들의 고용수준은 23% 떨어졌다.

이러한 수치를 보면 동유럽과 독립국가연합의 젊은이들이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거나 새로 가정을 꾸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놀랍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20세에서 24세의 젊은 성인의 비율이 2/3 가량 증가했다.

1989년에서 1998년 사이 출생율은 1/3 이상 떨어졌고, 아르메니아와 리투아니아에서는 반 정도로 떨어졌다. 만약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동유럽의 15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의 숫자는 향후 20년 안에 1/3 정도 줄어들 것이다.

보고서의 다음 장은 생존을 위해 싸워야만 하는 상황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여주는 아동과 청소년 범죄의 증가를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들이 청소년 범죄자들을 마치 심각한 범죄자들처럼 다루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키르기스탄에서 도둑질을 한 소년들은 독방에 갇혀 6개월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야만적인 수감환경에서 전혀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가족의 면회도 허용되지 않는다. 알바니아에서는 재판에 회부되기도 전에 감옥에서 8개월 이상 수감될 수도 있다. 청소년 범죄자들을 수감할 시설이 없다는 것은 다른 성인범죄자들과 함께 수감되어야 함을 뜻한다.

1995년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무부 관할 기관에 감금된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이 원하지 않는 성적 접촉을 당했고, 질문에 답한 사람의 30%는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한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청소년들을 독방에 가뒀고, 가족과 면회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루지아와 같은 다른 나라들은 법적 보호조치가 부족하다. 청소년문제 위원회는 청소년 범죄 상습범을 아무런 법적 절차도 없이 폐쇄된 기관에 3년까지 감금할 수 있다. 지역 전체를 통틀어 적절한 청소년 기관과 이들을 돌볼 제대로 훈련된 사람이 없다.

필자들은 이러한 국가의 비참한 상황을 강조하면서 좀더 많은 대중의 관심과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예산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들은 또한 청소년들 스스로도 자기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당들과 정작 자신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한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 세력에게서 이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착각이다.

재미있는 것은 대다수의 질문에 답한 청소년들은 이른바 “새로운 민주주의 기관들”(실제와는 달리 너무 좋게 표현한 것임)에 대해 신뢰가 없었다는 점이다. 1998년 리투아니아 조사에서 18세에서 25세 젊은이들의 89%가 자기나라 정당들이 자신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에서 한 비슷한 조사에서도 18세에서 29세의 젊은이들의 2/3가 국가 기관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것을 민주적 권리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리투아니아의 조사에서 85%의 젊은이들이 자기나라의 정치활동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조사에서는 젊은이의 2/3가 대통령선거를 연기하거나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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