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동문화는 항상 귀퉁이 신세인가?

-민주노총 선거에 드는 단상

서무열 / 회원

선거시기다. 온갖 요구와 질책과 공약이 난무한다. 전국의 노동문화일꾼들도 각 후보진영에 공개질의서를 내밀었다. 그간의 노동자문화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사회도 변하고 노동자 생활양식도 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책은 무엇인지, 날개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민주노총 문화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인원을 충원할 생각이 도대체 있는지 없는지, 문화 예산 확충과 지역 노동자문화센터 건립에 대한 고견이 무엇인지를 질문 항목으로 하였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이러 저러한 답변서를 통신상에 올렸다. 그러나 그 답변들에서 왜 고민의 흔적, 인간의 냄새가 아닌 허황한 메아리, 무심한 부메랑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일까?

그렇다. 노동문화는 항상 귀퉁이 신세였다. 노조 내부의 높으신 분들은 노동문화를 고민한다고,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얘길 한다. 그러나 실제 집행되는 것을 보면 문화는 항상 뒷꽁무니다.

많은 문화패들이 중장기적인 발전 전망을 갖지 못함으로 해서 불안해 하고 답답해 하고 있지만 선뜻 이것이 길이니 이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어느 누구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일상의 모든 것과 싸워라’ 라는 명제가 지난 한 해를 풍미했지만 실제 현장의 문화패들에게 제대로 인식, 체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안 제시도 부족하고 불분명하다.

노동운동발전전략위원회에 문화정책과 관련해서 토론해 달라고 요구도 해보았지만 어느 누구, 어떤 분과에서도 이를 받지 못했다. 연구자가 없고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있지도 않아 토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본의 문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스멀스멀 스며들어 노동자들의 건강한 의식을 송두리째 갉아먹고 있다. 노동문화일꾼들이 이를 막아 보겠다고 몸부림치고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노동운동 전체가 나설 차례다. 자본문화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튼튼하게 옹벽을 세우고, 우리 주변에, 아니 우리 자신에게, 자신도 모르게 들어와서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온갖 자본 문화의 병폐를 하나하나 토해내고 정화시키는 운동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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