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회포럼 수천명 집결

주간녹색좌파 2/7 딕 니콜슨

포르투 알레그레 –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라는 주제에 헌정된 16차

례의 총회와 400여 워크샵, 20차례의 회고강연(testimonials), 끝이

없는 콘서트와 미술 전시회, “해프닝” 등을 치르고 1월 30일 끝난 세

계사회포럼은 정확히 무엇이었나? 4500명의 대표단과 2만 명의 참가자

들은 무엇을 얻어냈을까? 포르투 알레그레는 최근 다보스에서 벌어진

경찰 폭력과 체포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투쟁에 어떤

공헌을 했는가?

세계사회포럼은 아홉 개나 열 개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었지만 최종 결과

는 신자유주의-의 모든 변종과 모순-에 맞선 전지구적 운동의 사기와 투쟁

정신을 크게 상승시킨 것이었다. 무정부주의 펑크족에서부터 아탁(ATTAC,

투기적 금융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캠페인 그룹)에 이르기까지, 토

지개혁을 위해 싸우는 아프리카의 투사로부터 한국의 노동조합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갈리시아 민족주의자로부터 플랜 콜롬비아(Plan Colombia; 미

국의 콜롬비아 반군 퇴치 지원 계획-옮긴이) 반대 운동가에 이르기까지,

세계사회포럼은 우리가 각각의 특수한 투쟁에서 혼자가 아님을 보여주었

다.

세계사회포럼의 방송에서 포르투 알레그레는 “그들”에 맞선 “우리”였다.

즉 경쟁과 탐욕, 불의에 맞선 연대와 민주주의, 평등,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였다. 아르헨티나 5월광장 어머니회 지도자인 에베 데 보나피니는 세

계사회포럼 팀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팀의 TV 토론에서 이러한 견해를 강

력하게 표명하였다. “당신네 신사들은 우리의 적입니다.” 그녀는 금융투기

가 조지 소로스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괴물, 위선자입니다.” 제국주의 북

반구에 의한 저발전 남반구의 착취(후자가 전자에게 지고 있는 미화 2조 6

천억 달러의 채무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수백만 어

린이들의 죽음, 군사주의의 무분별한 확산, 환경파괴라는 죽음의 수레바

퀴, 전통 공동체와 농업의 절멸. 현 세계의 참을 수 없는 부도덕성과 잔인

함을 비난하는 사람은 그 누구든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배울 기회

둘째, 세계사회포럼은 하나의 배울 기회,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60년대의

토론회(teach-ins)를 상기시키는 거대한 토론회였다. 100개에 이르는 주제

가 한번 이상 다루어질 정도로 차림표가 압도적이었다. 세계사회포럼이 열

린 폰티피살 카톨릭대학 주변의 커피숍들에서는 활동가들이 플랜 콜롬비아

나 포르투 알레그레의 참여예산 실험,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데 성공

한 브라질 노동자당(PT)의 주 행정 사례, 아마존의 환경운동, 세계무역기

구(WTO)에 맞서 싸우는 방법, 브라질 거리 아동들의 곤궁, ‘마초’ 라틴아

메리카에서 가정폭력에 맞선 싸움, 그리고 다른 수십 가지 주제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까 고민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장면이 쉽게 눈에 띄

었다.

포르투 알레그레의 젊은층을 필두로 한 수천 명의 일반 참가자들에게 이

러한 워크샵들은 매우 교육적이었다. “여기 오기 전에는 [00라는 주제]에

관해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라는 말이 수만 번은 뇌까려졌을 것이 틀림없

다.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이런 느낌은 세계사회포럼의 청년캠프에

모인 2300명(주최측은 많아야 1500명을 예상했었다)의 젊은이들로 인해 특

히 증폭되었다.

열대성 소나기가 몇 차례 퍼부었지만 토론은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700

명이 참여한 근처의 원주민 캠프 또한 라틴아메리카의 “제4세계”에서 벌어

지는 투쟁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대표단들로부터 끊임없는 방문을 받았다.

저명한 활동가와 저자들이 역사와 투쟁 경험을 반추하는 “회고강연”은

특별히 인기를 끌었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핏줄}

의 저자)가 발표하는 방이 너무나도 좁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

갈레아노는 비집고 들어온 청중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고난이 영혼을

높인다는 우리의 카톨릭 정신으로 저는 이 모든 얘기를 내일 또 한번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칠레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은 피노체트 정권에 의해 아들과 딸들을 “실

종”당한 사람들의 고통을 이야기하면서 청중의 눈물샘을 자극했으며, “문

화의 맥도날드화”에 대한 파키스탄계 영국 저술가 타리크 알리의 비난은

농담까지도 동시에 네 가지 언어로 통역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왁자지

껄한 웃음을 자아냈다.

셋째, 세계사회포럼은 거대한 네트워크 조직화의 시험장이었다. 서로 다

른 대륙들에서 온 활동가들은 언어 장벽에 전혀 굴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고 차이에 맞서 싸우려 애썼다. 비(非)라틴 언어권 연사들을

대륙별(아시아, 아프리카, 북유럽, 북미)로 묶기로 한 결정-이 그룹들을

통해 그들은 “현재진행형의 조직화를 위한 포르투 알레그레의 호소”에 참

여할 수 있었다-은 이러한 과정에 도움이 되었다.

세계사회포럼은 또한 시위의 기회이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불법인) 낙

태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시위를 필두로 아르헨티나 정치범 억류에 반

대하는 집단발언대,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시위 등이

이어졌다.

대중 지도자들의 모습

엄청난 청중과 현지 언론의 열정적인 보도와 더불어 세계사회포럼은 항

상 브라질과 전세계의 대중 지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소가 되었다.

브라질 노동자당의 역사적 지도자인 룰라의 회고강연은 역사에 대한 반추

라기보다는 선거집회에 가까웠다. 노동자당 깃발이 물결치는 강당에 그가

들어서자 2천 명의 청중들은 “절박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Brasil

urgente, Lula presidente)”을 연호하였다.

룰라의 주된 테마는 시몬 볼리바르에서 체 게바라에 이르는 영웅들의 열

망과 투쟁으로 상징화되는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자연스러운 단결이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주 대륙 전체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라틴아메리카인들을 위한 라틴아메리카”의 창출을 훨씬 더 긴급하게 만들

었다.

프랑스 농민총연맹 지도자이자 1999년 시애틀 WTO 회담 대표단에게 로크

포르 치즈를 나눠주는 등의 이목을 끄는 행동으로 유명한 조제 보베는 가

장 논쟁적인 인물이었다. 땅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의 전국 지도자 주

아우 페드루 스테딜레와 함께 보베는 MST가 주도한, 다국적기업 몬산토가

유전자조작 곡물을 재배하는 포르투 알레그레 근교의 실험 농장 습격에 참

여하였다.

작물을 뽑아내는 보베의 사진은 브라질 언론을 장식했고 이번 습격을 분

서갱유(焚書坑儒)에 비유하는 분노한 사설이 나란히 실렸다. 포럼 마지막

날 보베의 입국 허가가 취소되자 보수 언론에서는 만족하는 분위기가 팽배

했다.

세계사회포럼은 또한 포르투 알레그레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기회였다.

노동자당이 행정을 장악한 포르투 알레그레 시와 히우 그란데 두술 주는

막대한 기반시설을 지원해주었고 시의 참여예산-이를 통해 시민들의 회합

으로 공공지출을 입안한다-의 경과와 역사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대표단에

제공해주었다.

지역 노동자당 지도자들은 공중보건, 교육, 교통, 주택 등의 분야에서

포르투 알레그레가 이룩한 성과-이 모두는 민영화와 탈규제라는 표준적인

신자유주의 처방을 거부함으로써 이룬 것이다-를 워크샵에서 상세하게 설

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세계사회포럼은 포르투 알레그레 자체에서도 굉장히 대중적

인 행사였다. 특히 젊은이들은 꼭 참여해야 하는 행사였다. “여기에 왜 왔

습니까?”라고 나는 묻곤 했는데 대부분의 대답은 “사람들이 다 왔으니까

요”였다. 엄청난 인파와 광범위한 좌파, 환경운동, 진보운동의 생산물이

판매되는 광경으로 인해 세계사회포럼은 로얄이스터쇼(오스트레일리아, 뉴

질랜드의 전통 농업 축제-옮긴이) 같은 분위기를 풍겼사람들은 MST 모자와

뱃지, 유기 벌꿀, 노동자당 깃발이나 세계화의 모든 이슈를 다루는 두툼한

서적들을 서로 먼저 사려고 앞을 다퉜다.

어떤 정치학인가?

세계사회포럼의 정치적 성과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의미에서는 다양성을

찬양하는 최종 성명서를 기대하는 것은 -로얄이스터쇼가 성명서를 발표하

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세계사회포럼은 철저

한 논쟁과 의사결정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포럼에서 발표된 견해의 커다란 다양성은 적절했다. 몇 가지 사

례를 소개해 보겠다.

프랑스 농민총연맹이 유럽연합의 농업보조금과 비관세 장벽 감축에 반대

하는 반면, 브라질의 농업 수출업자들은 이들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남

반구 국가들로부터의 값싼 수입품에 의해 “위협받는” 미국의 노동조합들

또한 신자유주의적 “자유”무역에 대한 대안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한다.

콜롬비아만이 아니라 아마존 지역 전체의 생명체와 환경에 커다란 위협

이 되고 있는 플랜 콜롬비아에는 누구나 반대했지만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같은 인접국가들에서- 무장투쟁의 필요성을 둘러싸고는 많은 이견이 있었

다.

세계사회포럼의 일부 정치세력들은 다보스와 포르투 알레그레 사이에 대

화를 만들어내려 노력하였다. 포럼에 두 명의 장관을 파견한 프랑스 정부

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프랑스 녹색당 의원이자 협동경제장관인 기 아스코는 두 포럼이 “시민사

회”의 서로 다른 부분을 대표하며 이들 사이에는 “제안의 논리가 논쟁의

논리를 압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프랑스 무역장관 프랑소아 우바르가

연사로 초청되었을 때, 아르헨티나 활동가 알베르토 푸할스는 그가 라틴아

메리카 생산물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옹호한다고 비난하였다.

급진적인 비정부기구(NGOs) 대다수는 여전히 반세계화 운동이 지지해야

하는 새로운 사회의 표상으로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망설였다.

그 결과 세계사회포럼은 강력한 반자본주의 정서를 견지하고 있었지만 어

떤 의미에서든 자신을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들로 나뉘어졌다.

그러나 포럼이 아무런 최종 성명서를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몇몇은 몇 가

지 행동제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브라질 노총(CUT), 땅없

는 농업노동자운동(MST), 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래 과세연합(ATTAC), 타

이의 남반구 포커스(FGS), 외채반대 운동인 주빌레 사우스, 세계여성행진

등의 조직들은 앞장서서 “포르투 알레그레로부터의 호소” 초안을 만들었

다. 이 호소문은 신자유주의 기구들에 맞선 앞으로의 행동들의 목록을 제

시하고 4월 17일을 덤핑(값싼 농산물 수입으로 인한 경제, 사회적 덤핑을

의미한다-옮긴이)에 맞선 국제 행동의 날로, 6월 20일을 제3세계 외채에

맞선 국제 행동의 날로 제안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회의 또한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세계사회포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급진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었다. 프

랑스 식민주의에 맞선 알제리 독립전쟁의 전설적인 지도자 아메드 벤 벨라

가 체 게바라와 함께 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현 세계체제 안에서는 민주

주의란 없습니다”고 말하고 “무기를 들 신성한 권리”에 호소하자 대강당에

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려퍼졌다. 쿠바의 리카르도 알라르콘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대표 하비에르 시푸엔테스 또한 비슷한 지지를 받았다.

세계사회포럼은 내년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다시 열릴 예정이며 그 후에

는 다른 나라들이 이처럼 반세계화 행사표에서 매우 귀중한 행사를 주최하

는 경험을 누려야 한다는 점에 동의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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