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가 포르투 알레그레를 만났을 때
Z넷(www.zmag.org) 2/1 월든 벨로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 “헤밍웨이는 부자들은 당신이나 나와 다르다고 말했습
니다. 다보스의 사람들이 세계화가 여기 포르투 알레그레에 있는 우리 같은 사람
들의 삶에 가져온 위기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게 내가 한 첫마디였
다.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금융업자 조지 소로스와 전세계 엘리트 대표자들과의 대서
양을 가로지르는 TV 토론을 위해 대학 스튜디오에 도착했을 때, 냉정을 잃었음에
분명한 스위스 대표단의 플로리앙 로샤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위스 사람들은 무표
정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플로리앙은 분명 냉정을 잃고 있었다. “그들은 다보스와
스위스 전역에서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어요” 그가 내게 말했다. “그들은 우리 나
라에서 민주주의를 학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우리친구들은 세계경제포럼을
폐쇄하라는 호소를 지지해주길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소를 듣자 -프로듀서가 “다보스와 포르투 알레그레의 대화”라고 제목
을 붙인 토론회에서- “한번 고상하게 나가볼까”하는 그나마 남아있던 미련이 싹
사라졌다. 이 야심적인, 네 대의 위성을 동원, 백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 방송은
다보스의 엘리트 연차 회합과 이 브라질 남부 도시에서 새롭게 시작된 세계사회포
럼 사이에 공동의 지반을 탐색해보려는 것이었다. 전세계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작년에 다보스에 참석했었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나에게 포르투 알레그레측
을 대표해서 첫마디를 하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다보스의 세계 엘리트들을 시위
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평화 시위자들을 체포한 것을 비난하면서 시작하고자 합
니다. 우리는 또한 포르투 알레그레의 우리들은 다양한 토론자를 대동한 반면 당
신들 다보스에 있는 사람들은 네 명의 백인 남성만을 데리고 나왔다는 사실에 놀
라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 당신들은 정치적인 언사를 늘어놓으려 할
테지요.”
“저는 작년에 다보스에 갔었습니다. 다보스는 두 번이나 갈만한 가치가 없어요.
정말입니다. 저는 올해 이곳 포르투 알레그레에 참석했으며 다보스가 과거를 표상
한다면 포르투 알레그레는 미래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헤밍웨이는 부자들은
당신이나 나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두 개의 다른 행성에 살고 있습
니다. 엄청난 부자들의 행성인 다보스와 가난한 사람들, 주변화되고 세계를 걱정
하는 사람들이 사는 포르투 알레그레라는 행성이 그것이지요. 여기 포르투 알레그
레에서 우리는 이 행성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다보
스에 모여 있는 2천 명의 기업 중역들이 세계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다 같
이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버리는 거예요. 우리 나머지 사람들은 분명
그들이 떠나면 훨씬 잘 살아갈 겁니다.”
[파이낸셜 타임즈]가 “때로는 인신공격으로 변질되기도 했다”고 말한 것처럼,
언론들은 그 후 한두 시간은 논쟁이 아니라 감정 싸움이었다고 보도하였다. 그러
나 나와 다른 패널들, 브라질 민족정신연구소(Instituto Ethos)의 오데드 그라제
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베르나르 카생, 세계여성행진의 다이안 매트, ’50년
이면 충분하다’의 응조키 응예후, 농민의 길(Via Campesina)의 라파엘 알레그리
아, 말리의 전 문화부장관 아미나타 트라올레, 공평한 일자리(Jobs with Justice)
의 프레드 아스카라테, 남아공의 트레버 응바네, 벨기에의 프랑소아 우타르, 5월
광장 어머니회의 에베 데 보나피니 등은 포르투 알레그레에 모인 만이천 명의 대
부분이 다보스 패거리들에게 보여주었던 비타협적인 분위기를 반영했을 뿐이었다.
카톨릭대학의 대강당에서 TV 토론을 지켜본 이 어마어마한 사람들에게 세계화는
죽음을 부르는 사업이었으며, 에베 데 보나피니가 대서양 건너편 소로스에게 “소
로스 씨, 당신은 위선자입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의 죽음이 당신의 책임인지 아
십니까?”라고 소리높여 외쳤을 때 많은 사람이 그녀와 공감하고 있었음에 틀림없
다. TV 토론 중에 소로스가 세계화의 부정적 효과를 통제할 필요성에 관해 발언했
음에도 포르투 알레그레의 군중들은 그에게 조그만치도 현혹되지 않았으며 그를
제3세계 국가 경제를 볼모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금융투기꾼으로만 간주하였
다.
1주일 동안 열린 세계사회포럼은 기적이라고 칭할 만했다. 브라질 노동자당(PT)
과 브라질 시민사회 조직 연합체가 제안하고 네덜란드의 노비브(Novib; 국제개발
협력을 위한 네덜란드 기구(www.novib.nl)의 약칭으로 옥스퍼드 빈민구제위원회
(Oxfam International) 소속조직이다-옮긴이) 등이 재정후원을 했으며 프랑스의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유럽의 반세계화 동맹인 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
래 과세연합(Attac) 등이 강력한 국제적 지지, 지원을 보낸 이 행사는 8개월 이상
준비되었다. 다보스의 세계 기업 엘리트들의 연례적 은거(隱居)에 대한 대안 회의
를 개최하자는 생각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여기저기서 사소한 실수가 있기
는 했지만, 포럼은 16차례의 총회와 40여 워크샵, 수많은 부대행사를 조정하는 커
다란 과제를 성공시켰다.
세계사회포럼이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당이 장악한 포르투 알레그
레 시정부와 히우 그란데 두술 주정부의 조직적 지원이었다. 포르투 알레그레는
사실 사회, 환경을 민감하게 고려하면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도시로 이미 명성을
얻고 있었다. 포르투 알레그레는 브라질에서 최상위의 생활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레에 머리를 맞대고 모인 사람들은 세계화에 대한 저항 전략을 짜
는 것만이 아니라 대안적인 경제, 생태, 사회 발전 패러다임을 정교화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전투적인 행동 또한 없지 않았다. 프랑스의 유명한 맥도날드 반
대 활동가인 조제 보베와 브라질의 땅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은 생명공학 기업
몬산토가 운영하는 유전자조작 콩이 심어진 2헥타르의 농지를 파괴하였다.
포르투 알레그레는 다보스의 대립항이 된다는 자신을 목적을 달성했다. 포르투
알레그레에 충만했던 경축과 격렬한 논쟁, 전투적 연대의 결합은 다보스의 부정적
인 이미지와 대조를 이루었다. 이 스위스 도시는 2차대전 이래 스위스 최대의 보
안작전 중심지가 되었다. 스위스 경찰은 모든 정류장에 상주하면서 시위자들이 알
파인 스키장에 가는 걸 막았고 취리히에서는 시위대에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퍼부
으면서 많은 사람을 체포했다. 보수적인 스위스 신문들조차 경찰의 이번 작전이
스위스의 정치적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다보스와 포르투 알레그레의 대결의 결과는 조지 소로스가 가장 잘 요약해주었
다. “다보스를 파괴하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과도한 경비는 일종의 승리였어요. 그
건 과잉반응이었습니다. 결국 상황을 급진화하기만 했습니다.”
포르투 알레그레측과의 TV 토론에서 소로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화가 쉽
지 않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저라고 특별히 매도당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요. 제
마조히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그런 불편한 경험으로 인
해 간결한 핵심을 전달하는 그의 능력이 잠시 뒤죽박죽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
다.
그러나 말실수를 저지른 건 소로스만이 아니었다. 내가 TV 토론에서 첫마디를
마치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베르나르 카생이 귓속말로 얘기했다. “월든, 부
자들이 당신이나 나와 다르다고 말한 건 헤밍웨이가 아냐. 스코트 피츠제럴드였
어.”
* 방콕에 본부를 둔 남반구포커스 사무처장. 필리핀대학 사회학 및 공공행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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