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골카르에 맞서 일어선 대중들

[주간녹색좌파] 2/14 맥스 레인

작년 동안 민중민주당(PRD)만이 “신질서의 유물을 분쇄하자. 가짜 개혁가들을

솎아내자”라는 정치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압두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에게 사임을

종용한 전 독재자 수하르토와 군부의 시도가 실패한 지금, 수많은 군중들이 신질

서의 유물을 분쇄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와히드가 두 건의 금융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한 특별위원회 보고서

를 지지한 지난 2월 2일의 의회 표결 뒤에는 수하르토의 악명높은 신질서(New

Order) 체제의 정치기관인 골카르당이 있었다.

2월 2일 표결 이후 골카르당은 와히드의 해임이라는 선동을 계속하고 있다. 골

카르당 의원들은 우익 이슬람중추당(MCA) 의원들과 함께 대통령 해임 권한을 지닌

유일한 기구인 국회(MPR) 임시회기 소집을 위한 표를 모으고 있다. 그들은 와히드

의 사임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200여 의원의 서명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골카르당의 캠페인은 세 가지 서로 다른 방향-나흐들라툴 울라마

(Nahdlatul Ulama(NU); ‘율법학자들의 부흥’이란 뜻으로 3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

한 인도네시아 최대의 이슬람 조직. 와히드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지도자였다-

옮긴이)를 필두로 한 동자바의 와히드 전통적 지지 기반, 자유주의 중간계급, 좌

파 및 급진 학생운동-으로부터 신질서 반대라는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2월 2일 이후 동자바의 주도인 수라바야와 다른 동자바 도시들에서 골카르당에

반대하고 와히드를 지지하는 일련의 집결이 있었으며 이는 2월 7일 시위에서 정점

에 달했다. [콤파스]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 날 수십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이러한 엄청난 시위에서 가장 많이 외쳐진 구호는 “신질서의 유물을 분쇄하자”

와 “골카르당을 불법화하자”였다. 주의회 앞에서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골카르당

사무실 세 곳을 파괴, 방화하였다.

나흐둘라툴 울라마와 연계된 조직들을 주축으로 한 시위대 대변인들은 필요하다

면 백만 명 이상을 동원해서 동자바를 완전히 마비시키겠다고 선언하였다. 동자바

정치인들은 이러한 압력 아래 와히드를 지지한다고 표명하였다.

이들 시위의 정치적 내용은 그러나 아직 와히드에 대한 광신적 당파주의를 넘어

서지는 않고 있다. 나흐들라툴 울라마의 전 지도자인 와히드는 시골지역인 동자바

에서 이슬람 스타일의 전통적 지도자이다. 일부 신문들은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와히드 정권이 전복될 경우 동자바 독립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였

다.

그러나 골카르당과 수하르토 신질서 체제의 냄새가 나는 모든 것에 대한 압도적

인 증오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골카르당이 공세를 계속

할 경우 시위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대규모 파견단이 자카르타로 행진해갈 것이

분명하다.

와히드는 또한 자유민주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와히드를 퇴임시키기 위

한 골카르당의 캠페인이 시작된 직후, 인권, 법률지원, 여성, 환경 등 17개의 저

명한 비정부기구가 특별위원회 보고서를 비판하고 와히드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

표하였다.

이들 조직의 대변인 중 한 명인 인도네시아 법률지원협회(IALA) 대표 헨다르디

는 의회 다수파를 비난하면서 중요하지도 않은 사소한 스캔들에 초점을 맞추고 골

카르당 의장 아크바르 탄중을 비롯한 골카르당 정치인들과 그들과 연결된 이들이

개입된 수십억 달러의 스캔들에 대한 조사는 회피하고 있다고 성토하였다. 그는

수하르토 시절 세력들이 권력을 다시 장악하려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라고 경고하였다.

2월 3일 인도네시아 변호사협회는 법원에서 특별위원회 보고서를 공박하기 위해

100명의 변호사로 팀을 구성했다고 발표하였다. 변호사협회 대변인들은 특별위원

회가 떠도는 소문에 의존한 채 자신의 목적에 상치되는 증거를 무시, 조작하고 있

으며 법률 규정과 절차 없이 활동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이슬람주축당의 사회적 기반인 대규모 종교단체 무하마디야(Muhammadiyah; ‘이

슬람운동’) 지도자들 또한 와히드 반대 캠페인과 거리를 두고 있다.

급진적 단체들 가운데서도 실질적인 동맹이 등장하고 있다. 1998년 수하르토에

반대하는 대규모 학생시위를 조직해낸 이들의 후계자인 학생운동 단체들과 민중민

주당(PRD)에 연결된 학생조직 및 대중조직들이 신질서 반대 민중전선(FRAROB)에

결합하고 있다.

이 동맹은 지난 2월 6일 인도네시아대학에서 의사당까지의 행진에 5천 명의 학

생을 결집시켰으며 자바나 수마트라, 술라웨시 등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유사한

연합체들이 생겨났다.

이 골카르당 반대 운동에는 어떤 굳건한 강령적 합의는 없다. 일부 급진 학생들

은 골카르당 불법화라는 동자바 대중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

동맹에서 가장 공고한 세력인 민중민주당은 의회 해산과 -정부를 대신해서 새로

운 선거를 실시할- 신질서 반대 대중조직 대표자 위원회 결성을 대안으로 제시하

고 있다. 민중민주당은 골카르당 불법화는 국민법정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

다.

민중민주당은 또한 모든 부패 관료와 기업인, 인권침해자의 재판 회부 및 -군부

의 정치 개입을 용인해주는- 군부의 “이중 기능” 폐지, 부정취득한 자산의 국유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적 압력은 골카르당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탄중은 나흐들라툴 울라마

를 공격하면서 와히드에게 “정당”에 대항하는 결집을 종식시키라고 요구하였다.

골카르당 반대 시위와 성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탄중은 골카르당을 방어해야만 했

다. 그는 지금 자신의 당은 수하르토 이래 방식을 바꿨다고 어설프게 주장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운동이 골카르당을 수세로 몰아넣고 있는 반면 와히드는 대중 결집의

확대를 지지하는 데 머뭇거렸다. 오히려 그는 이리저리 방침을 바꾸는 책략 전략

을 선호하였다.

각료 중 자신의 반대파인 극우 이슬람 계열 법무인권장관 유스릴 마헨드라 한

명을 해임하기는 했지만 그는 또한 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의 지지를 공

고하게 만들고자 했으며 모든 정당에게 정치적 소요 수위를 낮출 것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탄중과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와히드에 대한 메가와티의 지지는 더 굳건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와히드의

사임 요구나 국회 임시회기 소집에 대한 반대의사를 계속 표명했으며 대통령 지지

각료 발의안을 지지하였다. 메가와티는 또한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주투쟁당(DPS)

당원들에게 국회의원들 사이에 배포되고 있는 와히드 반대 청원서에 서명하지 말

라고 호소하였다.

2월 7일 민중민주당은 골카르당 의장 탄중과 회동한 와히드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민중민주당은 와히드와 그가 이끄는 국민각성당(NAP), 나흐들

라툴 울라마가 “함께 거리로 나가 신질서의 유물을 파괴해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민중민주당은 탄중과의 회동 및 정치적 분쟁 중단 호소로 인해 와히드가 민주주

의 운동에 반대하는 “가짜 개혁가”의 자리에 올라섰다고 경고하였다.

국민각성당과 나흐들라툴 울라마가 동자바 대중운동으로부터 압력을 느끼기 시

작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각성당 지도자 마주드는 2월 7일 골카르당이

계속해서 “강경한 발언”을 할 경우 자신을 비롯한 여러 정당 지도자들이 대중의

정서를 억누르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을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한편 2백만 이상의 와히드 지지자들이 2월 16-18일경에 자카르타에 결집할 계획

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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