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아줌마들의 봉기

「주간녹색좌파」 2/14 리차드 피트하우스

더반 – 로터스파크는 전망 좋은 흑인빈민가이다. 페인트칠도 안 하고 금이 가서 비가 줄줄 새는 공동주택들이 더반 남쪽 이스핀고의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골짜기에는 부자들의 저택이 보이고 고속도로 주변으로는 로터스파크 사람들이 일하던 의류공장 건물 잔해가 남아있다. 이 곳의 공기는 유독하다. 부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똑같이 초조하게 만든다.

첫 번째 편지들은 1월 18일 화요일에 도착했다. 이 편지는 사람들에게 우체국에

가서 등기우편을 수령하라고 통고하는 내용이었다. 나이든 여성들 대부분은 몇 달

전에 국민연금이 깎였었으며 이 편지가 연금이 다시 원래대로 되었다는 내용이기

를 바랬다. 아줌마들은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들뜬 마음으로 우체국으로 갔다.

그러나 사인을 하고 받은 편지는 제때 집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1월 27일에

공영주택에서 퇴거당한다는 내용이었다. 공동체 지도자들에 따르면 4백에서 5백

명 정도가 퇴거당할 위험에 처해있다고 한다. 당신이라면 9일 안에 선글라스와 총

을 든 남자들이 몰려와서 당신을 지금까지 살던 집에서 내쫓을 거라고 어떻게 아

이들에게 이야기하겠는가?

금요일에 또 다른 편지들이 왔다. 이름 순서대로 집에서 퇴거당할 것이 분명해

졌다. 무니사미 부인은 자기 순서가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겁이 났

다. 잠도 잘 수 없었다.

무니사미 부인은 로터스파크 페튜니아코트의 2번지 공동주택에서 22년째 살고

있다. 그녀는 20년 동안 심한 천식을 앓고 있다. 나이는 65세인데 열 살은 더 먹

어 보인다. 가난 때문이다. 그녀의 딸 칸타는 스물여덟인데 열한 살처럼 보인다.

암에 걸렸기 때문이다. 칸타는 칼튼이라는 여섯 살 먹은 아들이 하나 있다. 흑빵

과 유독성 공기가 그의 눈에서 생기를 앗아가 버렸다.

그들이 사는 집은 텅 비어있다. 하늘색 벽에 달린 오랜 사진 하나와 얼마 안되

는 부엌 살림, 닳아빠진 침대보 정도는 금방 싸버릴 수 있었다. 총든 남자들

이 할 일도 별로 없었다.

무니사미 부인은 연금으로 생활했었다. 한 달에 540랜드(한화 약 13만원-옮긴

이) 정도였다. 집세는 268랜드, 세금은 61랜드를 내고 전기세와 수도세도 내야 한

다. 하지만 가족의 의료비만도 한 달에 540랜드를 가뿐히 넘는다. 가난은 사치다.

그녀는 새 주민증을 받으면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관료들은 그녀

에게 무례하게 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빈민들에게 무례하게 군다. 하지만 그

녀는 참았다. 그러나 새 주민중은 제때 도착하지 않았고 연금은 중단되었다. 그녀

는 결국 석달 전에 새 주민증을 받았다. 그러나 연금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사무실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주민증의 플라스틱 껍데기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공동

주택에서 유일한 새 물건이다.

암

칸타는 여기저기서 임시직으로 일했다. 하루는 공항에 괜찮은 일자리를 얻었었

다. 그러나 암 선고를 받았다. 이젠 딱딱한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수프 한 그릇이

4.90랜드라서 그녀는 그저 홍차만 마신다. 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 킹에드워드 병

원에 가야 한다. 한번 진료비가 37랜드다. 지난 여덟 달 동안 한번도 안 갔다. 그

녀는 수혈을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 많이 도와준다. 칸타는 그들의 도움을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

이제 암이 그녀의 입을 잡아먹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말을 많이 한다. 얼마나

일이 하고 싶은지, 그리고 집세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칼튼을 받아준 훌륭한 교장 선생님에 관해. 칼튼을 위해 조용히 헌 교복을 가져다

준 이웃에 관해. 빵 한 덩어리 사려고 긁어모아간 잔돈을 세어보지 않은 게으른

가게 점원에 관해. 그는 그녀 아들의 얼굴에 잔돈을 던져버렸었다. 빈 쪼가리 땅

에 심어놓은 깍지콩에 관해. 시의원에게 토지구획을 재설정하고 술집과 카지노를

확장할 수 있도록 그 땅을 자신에게 팔게 만든 한 남자에 관해. 그녀는 장애인 보

조금을 신청하고 싶지만 국가보조금 사무소에 갈 20랜드의 차비가 없다.

최근 이 지역에서 새로 당선된 좌파성향의 무소속 시의원인 프레지 나이두는 일

요일 오후 대중집회를 소집하였다. 대부분이 여성인 3백 명의 사람들이 회관을 가

득 메웠다. 바깥에는 회색 하늘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었다. 강당 안에서는 흥분된

에너지가 끊임없이 웅성거렸다. 프레지는 투쟁적인 분위기이다. 그는 “어느 누구

도 단 한 사람도 집에서 쫓아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약속하였다.

법률 자문을 위해 초청된 하인리히 봄케(저명한 인권 변호사-옮긴이)는 시의회

가 이미 몇 년 전에 법령집에서 삭제된 법 조항에 근거하여 퇴거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말하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시의회가 수용 시설 계획을 전

혀 마련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퇴거는 위헌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법을

활용해서 몇 달 정도 퇴거를 연기시킬 수는 있지만 시의회가 결국은 전문적 절차

를 찾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쟁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그는 충고하였다.

플로어의 주민들은 이 지역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자 스부 응데벨레가 지

난 선거에서 민족회의에 투표하지 않은 지역들에 보복하려 한다고 불만을 표하면

서 민족회의 정부가 신무기 도입에 지출하는 440억 랜드에 관해, 그리고 모든 국

민을 위한 무상 기본서비스 제공을 약속한 민족회의 선거 포스터와 지금의 전력공

급 중단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다.

활동적 지식인인 애쉬윈 데자이는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는 당연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는 억압하는 자와 억압받는 자들에 관해 열정적인 연설을 하였다.

식민주의의 일소와 2001년 현재 로터스파크의 삶이 어떠한지에 관해 말이다. 그는

민족회의가 주택을 건설하고 퇴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미스 남아공들과 놀아나고 있다”고 만델라를 비난하였

다. 그리고 “이스핀고에서 단 한 사람도 쫓겨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결정은 내려졌다. 주민들은 저항할 것이다. 이들은 총을 든 남자들에 맞서 일어

설 것이다.

집회가 끝난 후 아기를 업은 한 젊은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퇴거 통지가 우리

를 한데 묶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수년, 수십년 동안 홀로 고통받았어요. 값싼 의

류가 수입되면서 의류공장들이 문을 닫은 후 특히 더 그랬지요. 부끄럽습니다. 옆

집 사람이 음식 한 접시 못 먹고 살고 있다는 걸 몰랐어요. 하지만 이제 우린 하

나가 되었고 일체감이 우리를 감싸고 있어요.”

대중집회

법적 작업은 끝났다. 시의회는 이제 퇴거 절차를 계속할 수 없다. 이를 모든 사

람에게 알리기 위해 1월 28일 일요일에 대중집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8백 명 정도가 모여들었다. 강당에 꾸역꾸역 자리를 잡았지만 절반밖

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주차장으로 모였다. 놀랍게도 발언자들

은 나지막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들떠 있었다. 한 여성은 아파르

트헤이트 시절 시장인 패스터 푸발 고벤더가 퇴거를 지지하는 편지를 여기저기 돌

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집회 진행자인 앤지 파키리가 그 편지를 소리

내어 읽었다. 여기저기서 분노가 폭발했다.

한 나이든 남자가 일어섰다. 그는 조심스럽게 모자를 벗었다. 그의 주위로 침묵

이 잔물결을 일으켰다. “우리 다 같이 고벤더의 집으로 몰려갑시다.” 그가 쇳소리

로 말했다. 청중들은 “고벤더 집으로! 고벤더 집으로!”를 연호했다. 사람들은 주

차장으로 줄지어 나갔다. 밝아오는 가로등 아래 잠시 조용히 서있던 사람들은 1킬

로미터를 행진하여 이스핀고의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고벤더의 집으로 갔다. 사람

들은 진지했고 질서를 유지했다.

그들은 고강도 유리와 강철로 된 고벤더의 집앞 50미터에 멈춰섰다. 한 남자가

군중들 사이로 다가와서 성큼성큼 사람들을 밀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스물

다섯 살로 황소같은 몸집에 어림잡아 190센티는 되보였다. 그는 오른쪽 허리에

Z88 경찰용 9밀리 패라벨럼 총을 차고 있었다. 다들 그가 고벤더의 아들 샤드랙이

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챗스워스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러 온 한 귀머거리 젊

은이를 구타해서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알려진 경찰관이다. 그는 권총을 뽑아 장

전한 채 애쉬윈 데자이의 얼굴에 들이대고는 “널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쳤다. 어

머니가 공영주택에 살고 있는, 샤드랙만큼 몸집이 좋은 한 소방관이 다가가서 데

자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 사람들 다 퇴거시켜야 돼.” 데자이의 얼굴을 총

으로 찔러대면서 샤드랙은 말했다. 그는 총을 여기저기 거칠게 휘둘러대면서 당신

들이 어디 사는지 다 알고 있으니 두고 보자고 외쳐댔다.

두 명의 정복경찰이 왔다. 다들 그중 한 명은 어머니가 공영주택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길을 비켜주었다. 경찰관들은 샤드랙에게 가서 뭐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경찰들이 상황을 장악했음은 분명했다.

사람들은 샤드랙의 엄포를 비웃기 시작했다. 샤드랙은 유순해졌다. 나중에 그는

기소당할 게 분명했다.

사람들은 뒤돌아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공영주택으로 돌아갔다. 다들 이야기하

고 있었다. 다들 부패한 시의원과 경찰, 기업 마피아들을 묶어주는 부패의 그물망

에 관한 전문가였다. 다들 얘깃거리 하나씩은 있었다. 한 여성은 패스터 고벤더가

시장이었을 당시 그가 자기를 내쫓고 그의 여동생이 대신 자기 공영주택에 들어왔

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벤더가 자기 결혼생활을 무너뜨렸다고 헐뜯었다. 고벤더가

보수당인 민주동맹(DA) 선거유세를 하러 왔을 때 그녀는 그에게 이 이야기를 상기

시켜 줬었다. 그는 용서하고 잊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달빛

에 하얀 이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공영주택 주위에 모여있다. 이야기하고 계획을 짜고 옛날을

기억해내고 왁자지껄 웃고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지방 영

주들의 부패와 권력남용에 맞선. 기술 사업은 경제 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공격에 맞선.

이건 무슨 협의회나 점잖떠는 정치가 아니다. 이들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당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권력자들에게 도전하고 있음을 알지만 이

새로운 연대 속에서 스스로 힘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정의가 자신들의 편이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무니사미 가족은 집안에 없다. 그들 또한 여기

삼삼오오 모인 곳에 끼여 있을 것이다. 어디엔가. 이 새로운 공동체로 녹아들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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