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번에는 노동진영도 준비되어 있다

「프로그레시브」 2001/2월호 데이비드 모버그

민주당에서 공화당 행정부로의-지미 카터에서 로날드 레이건으로의- 지난번 권

력이동은 미국 노동운동을 재앙에 빠뜨렸다. 당시는 노조 파괴와 단체협상 양보의

시기였다. 부시의 승리에 실망한 지금, 노동조합들은 과거의 반복을 기다리고 있

지만은 않다. 부시는 레이건이 아니며 노동운동 자체 또한 1980년대 이래 많이 바

뀌었다.

공화당은 입법 및 행정 양쪽을 통해 노동운동을 약화시키려 할 게 틀림없다. 비

록 애초에 노동장관으로 지명했던 린다 차베스가 사임할 수밖에 없었지만, 부시는

과격한 우파가 총애하는 이 인물을 선택함으로써 행정부가 노동조합에 대해 적극

적으로 적의를 드러낼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노동조합 전략가들은 부시의 모호한

승리와 의회내 공화당의 협소한 입지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입법 공세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또한 방어적 자세를 넘어서 클린턴 행정부 아래

서-그리고 동시에 그에 반대하여-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목표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미국 노동대중에게 관건적인 핵심 이슈들에 관해 활동해야 합니

다.” 전미통신노조(Communications Workers)의 수석 부위원장 래리 코언의 말이

다. “전략은 그대로이지만 전술은 바뀌었습니다.”

공화당이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지금, 전술적 측면에서는, 노동진영은 자신

의 조합원과 일반 대중을 결집시켜 국민 대다수가 보수적 대법원이 선출한 물음표

대통령의 제안이 아니라 노동진영의 “노동대중 가족 의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

실을 공화당과, 양당 타협을 이루길 바라는 보수적 민주당 모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여론조사와 (고어와 네이더를 합친) 중도좌파 후보들에 던져진 다수표를 목

격한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온건한 경제적 대중주의

(populism)-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보호, 양질의 교육, 임금 인상, 노동자 단결

권, 전지구적 경제정의, 선거자금 개혁, 조세 평등 등-를 지지하고 있다고 믿을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노동조합들은 또한 부시로 하여금 자신이 한 인정 많은 보수적 서약을 고수하게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는 사회복지법안과 처방전이 필요한

약의 범위, 환자 권리장전 등에 관해 고어와 자신의 차이점을 흐리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노동진영과 그 동맹세력들이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보호 등의 문제

에 관해 주도권을 잡고 분명한 입장을 제시한다면, 협소하게 초안이 만들어진 법

안의 세부항목뿐만이 아니라 진보적 가치를 둘러싼 논쟁의 틀 자체를 짤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약 부시가 이들의 프로그램에 반대한다면 그는 부유한 특별이익단체

들의 포로이지 보통 시민의 친구가 절대 아니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진영은 이번 선거에 크나큰 이해 관계를 갖고 있었다. 노동진영이 초기에

고어를 지지함으로써 고어가 예비 선거에서 큰 차이로 이길 수 있었다. 노동측은

선거에 많은 돈을 퍼부었다.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만 보아도 최소한 4천 5백

만 달러를 지출했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노동측은 풀뿌리 조직화를 증강시킴으

로써 조합원 가족들의 투표율을 극적으로 증가(1996년의 전체 투표자 중 23%에서

26%로)시키고 이 중 59%를 고어쪽에 갖다주었다. 많은 노동 지도자들은 고어를 선

호했지만 대부분은 또한 별 기대를 갖지 않았다. 그들은 클린턴으로부터 상대적으

로 거의 얻은 게 없었으며 고어를 지지한 것도 부분적으로는 단순한 수세적 작전

이었다.

대다수 노조 간부들은 스스로를 민주당 지도자로 보고 있지만, 노동운동 내에서

는 독립적인 사고방식 또한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노동조합들은 민주당

후보들과 거리를 두고 주요한 정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자신들만의 이슈를 진행

시키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잠재적 동맹세력이 거의 없고 제3의 당에 커다란

장애물이 존재하는 지금, 노동진영은 민주당이 자신에게 압력을 가함에도 불구하

고 그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제서비스노련(SEIU; ‘국제’라는 이름과는 달리 미국, 캐나다를 포괄하는 산별

노련이다-옮긴이) 위원장 앤디 스턴은 노동조합들이 정당이 아니라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우리 조합원들을 위해 이기려 노력해야지 2002

년을 걱정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조합원들이 기대하는 것이고 그

들을 투표소로 가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뢰를 갖고 조합원들을 위해 일

어선다면 두 당 가운데 누가 우리 편인지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조합원

들이 우리를 그들의 이해를 지키는 경비견이 아니라 민주당의 애완견으로 간주한

다면 우리 또한 혼란되고 조합원들도 혼란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노동진영은 양당체제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만 안달이 나있지는 않다.

“무슨 일인가를 이룬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

국노총산별회의 공공정책부장 데이비드 스미스의 말이다. “그걸 덜 나쁜 세금감면

으로 정의하는 건 잘못입니다.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권, 여러분의 아이를 교육시

킬 수 있는 더 많은 돈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그건 한 다발의 좋지 못한 아이디어

들에 관한 최소주의적인(minimalist) 양당 거래와는 다릅니다.”

좋지 못한 아이디어들에 관한 양당의 합의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과 그 동맹세력

들은 보수적 민주당이 부시와 거래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주·군·시 공공

노련(AFSCME) 위원장 제랄드 맥킨티는 민주당의 변절이 “진짜 관심사”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노동진영이 “공격받기 쉬운 이들과 함께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자신들이 자금을 의존하는 남부 보수주의자들과 “분노로

활기에 가득차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일깨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

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유권자들을 조직화하기 위해 각 주와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할 것입니다.”

노조 지도자들은 노동장관만이 아니라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를 비롯하여 작

업장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청과 부들의 수장에 부시가 지명한 인사 내용에

관해 우려하고 있다. 최초 지명자인 차베스는 최저임금 인상, 여성 동일임금, 적

극적 차별조치, 2중언어 교육 등에 대해 반대한 길고도 도발적인 여정을 거쳐왔

다. 그녀는 또한 여성들은 유리천장(glass ceiling; 보이지 않는 천장이란 뜻으로

여성이 승진할 수 있는 상한선을 의미한다-옮긴이)을 두드려서는 안 되며, 성희롱

에 관해 하소연할 때면 여성들은 그저 “울보”일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부시는

그후(차베스 지명자가 불법 이주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과거가 드러나 자진사퇴한

후-옮긴이)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의 특별회원이자 전 부시 정권의 관료를 역

임했으며 켄터키주 상원의원 미치 맥코넬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를 노동장관으로

임명하였다. 차오는 노동관련 이슈에는 공적 기록이 부족하지만(그리고 거의 경험

이 없다) 노련한 관료이자 차베스만큼 마찰을 일으킬 소지는 없다. 기업과 보수계

지도자들의 지지와 (적극적 차별조치에 대한 반대 등) 그녀에 관해 알려진 몇 가

지 사실을 감안한다면 차오는 차베스의 이데올로기적 복제인간인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또한 행정 활동을 통해 노동조합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전

국노동관계위원회는 최근 일부 임시직 노동자와 대학 조교, 병원 레지던트와 인턴

등의 조직화를 보다 용이하게 만드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부시는 적어도 두, 세

명의 전국노동관계위원회 인사를 임명하여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우호적 결정의

가능성을 봉쇄해버릴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노동조합 조직화는 전국노동관계위원회를 앞질러가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도 이 기구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부시가 조직화 전략에 크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코언의 말이다. “2차대전 이래 조직화 전략의 90퍼센트는 작업장의 연대 구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전국노동관계위원회가 악화되면 더 어렵지만 그건 주변적인

문제예요. 문제의 대부분은 고용주들의 반대입니다. 지난 8년 동안 고용주들의 태

도가 더 나빠졌지만 그걸 정부의 문제로 돌리진 않습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초기에 산업안전 기준을 약화시킨 후 결국 작년 11월 피고용인

들이 근육이나 뼈 부상과 질병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인체공학 기준을 도

입했다. 기업측은 지난 10년 동안 모든 인체공학 규정에 반대하여 싸워왔지만 클

린턴은 거부권을 행사하여 이러한 규제를 마비시키려는 공화당의 노력을 가로막았

다. 미국노총산별회의의 보건안전부장 펙 세미나리오는 부시가 인체공학 규정에

대한 행정 유예를 명령하고 공화당 국회의원들이 이규정 자체를 폐기할지도 모른

다고 우려하고 있다.

클린턴의 거부권은 공화당의 계속적인 반노동적 의안을 가로막았으며 이들 대다

수는 법안 통과를 저지시키기 위한 상원의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부시가 주도하든 안 하든, 공화당 의원들은 의무적 잔업수당을 없애고 기

업들로 하여금 노동조합 대신에 기업이 지배하는 “팀”을 만들도록 허용-이를 통해

기업들은 보다 쉽게 비정규직 노동자를 활용할 것이다-하며 더 많은 기업들에게

효율적인 작업장 안전 시행을 면제시켜 주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 틀림없다. 공화

당은 또한 선거자금법에 대한 치명적인 부가물로 전국적인 “급료 보호”법-이는 2

년 전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좌절된 의안이다-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통해 노동조합

이 정치활동을 위해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 것이다.

레이건 치하에서 노동운동은 민주당이 자신들을 구원해주기를 바라면서 참호를

파고 들어갔다. 그런 구원이 일어나지 않자 많은 노동조합들은 새로운 조합원을

조직하는 방법과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반격하는 방법을 깨달아나가기 시작

했다.

한 예로,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반 호텔·레스토랑 노동조합(HRE)이나 전미통

신노조, 국제서비스노련 등은 교섭력과 기층 조직화 위원회, 지역사회 연합세력,

시민불복종, 조직화 자원활동가, 포괄적인 반기업 캠페인들을 활용해서 적대적 고

용주들로부터도 노동조합을 인정받았다.

정치 전선에서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몇몇 중심적 노동협의회들이 노동계

급 공동체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노동자들(labor to neighbor)” 캠페인을 통해 전

통적인 대면 조직화를 부활시켰으며 주·군·시 공공노련은 전국 선거에서 응집력

있는 노동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섰다. 전미철강노조(Steelworkers) 같은 일부

노조들 또한 입법 문제에 관한 항의시위나 서한 보내기 등을 위해 조합원을 신속

히 동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메카니즘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스위니 집행

부(미국노총산별회의의 현 집행부-옮긴이)가 1995년 이후 추진한 보다 폭넓은 프

로그램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진전은 노동조합들이 현재 갖고 있는 놀랄만한 확신을 설명해주는 요인

이다.

“노동운동은 80년대와는 달리 이런 종류의 싸움을 하기 위한 하나의 조직으로

확실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맥킨티의 말이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더욱 조

직화되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장비와 자원, 참여를 갖고 있단 말이지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노총산별회의 존 스위니 위원장은 노동조합들에게 보다 폭

넓은 동맹을 형성하라고 장려해왔다. 불행한 일이지만 랠프 네이더가 대선에 뛰어

든 것에 대한 많은 노동 지도자들의 분노는 그러한 동맹을 위협할 수도 있다. 네

이더 진영과 미국노총산별회의는 1999년의 시애틀 시위를 비롯한 여러 행동을 함

께 조직했었다. 네이더 세력과의 단절은 노동운동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동맹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면 민주당에 대한 클린턴의 친(親)자유

무역 지배력이 헐거워진 지금 훨씬 더 강력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민주

당이 신속처리권한 입법을 저지하고 새로운 국제경제협정들이 노동자 권리와 환경

을 보호해야 한다는 노동측의 견해를 중심으로 단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크

다.

또한 근본적 가치들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위해 싸우는 사회적 십자군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의지도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에 관해 발언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미국노총산별회의 중서부 담당 부부장 스튜어트 애커프의 말이다. “제도

를 구축하고 힘을 강화하려는 노력으로부터 발전된 보통 시민을 조직화한 우리의

경험에 주목합시다. 지금은 공통된 이슈와 가치를 명료화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선거에서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은 원칙에 입각한 활발한 싸움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멀지 않은 미래에 진보진영

의 승리를 위한 기반을 닦게 될 것이다.

* [인 디즈 타임즈(In These Times)]의 수석편집인이자 네이션 연구소 특별연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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