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지지를 촉발시킨 사파티스타

[주간녹색좌파] 3/14 피터 겔러트

메히코시티 –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이 메히코 원주민의 참상을 알리고 치아

파스 분쟁 종식을 위한 산안드레아스 평화협정 채택을 요구하기 위해 수도를 향해 행

진하고 있다.

-전 대통령 에르네스토 세디요 행정부가 승인하고 무기한 연기해버린- 이 협정에는

정치, 사법, 문화 생활과 농업조직, 환경 보호 등에 관하여 인디오 공동체와 지역들

에 의한 제한적 자율권이라는 측면에서 원주민의 권리를 성문화하는 개헌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파티스타는 국회의원들과 입법평화위원회를 만나 이 의안을 채택하도록 촉

구할 계획이다.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이끄는 사파티스타 지도자들은 2월 24일과 25일 지지자들과

해외 참관인들과 함께 치아파스를 출발하였다. 그들은 마스크를 썼지만 무장을 하지

는 않았다.

행진은 출발하기도 전에 메히코 국내 여론과 전국 언론의 전면을 차지하였다. 아울

러 이 나라의 모든 정치세력은 이들의 항의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의 항의는 5개월 간의 침묵을 깨뜨렸으며, 이 반란자들이 필

요할 때 대중의 지지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 나라 사회운동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준거점이 될 능력이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행진이 주요 뉴스로 다뤄지면서 메히코 원주민 공동체들의 참상에 관해 대중의 각

성이 고양되고 있다.

실제로 메히코의 인디오들은 이 나라 4천 4백만 빈곤층 가운데 가장 아래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원주민의 문맹률은 44%에 이르는데 이는 국민 전체의 11%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인디오의

90%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영위하는 반면 국민 전체로는 40%이다. 천 명당 48명인

인디오 유아사망률은 국가 평균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 12월 1일 비센테 폭스가 이 나라 최초로 야당 출신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이

래, 연방 정부와 반란자들은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여왔다. 사파티스

타와의 대화 재개는 폭스의 핵심적인 선거 공약이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15

분 안에” 치아파스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했었다.

폭스는 행진을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대담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동시에 대화 지속

여부의 책임은 반란자들에게로 돌리려 하였다. 사파티스타 행진에 박수갈채를 보낸

폭스는 강경한 자세를 요구하는 자기 당(국민행동당) 및 기업계 지도자들과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다. 국민행동당 소속인 케레타로주 주지사는 사파티스타가 반역자라고 비

난하면서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을 요구하였다.

다른 한편, 폭스는 이번 행진과 대화의 결과에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걸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우선과제가 “행진이 잘 끝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통령직과 내 모든 정치적 자산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의 태도는 많은 억측을 낳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주제 사라마구 같은 사람들

은 대통령의 평화 약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임 대통령의 인기를 감안

한다면 메히코 국민 다수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폭스의 신자유주의

적 경제 정책을 잘 알고 있는 사파티스타들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거짓말

들의 평화”를 비난하고 있다. 마르코스의 시적 표현을 빌자면, “평화의 비둘기를 둘

러싸고 격렬한 전쟁과 논쟁이 진행 중입니다. 폭스 정부는 이것을 광고 로고로 바꾸

려 합니다… 여러분은 이 나라에 도래해야 할 평화의 유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입니다. 광고에 나오는 비둘기냐, 아니면 하늘을 날아 다니는,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위에 서지 않는 비둘기냐 하는 것입니다”.

사파티스타 행진이 진행되는 한 주 동안 반란자들은 대중의 지지를 환기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행진 경로를 따라 어마어마한 결집을 이루어냈다. 치아파스주 산 크리스

토발 라스 카사스나 오아하카주 후시트와 오아하카, 베라크루스주 오리사바, 푸에블

라주 푸에블라 등의 도시에서 수만 명의 원주민 빈민과 그 지지자들이 전례없는 대규

모의 전투적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대담한 행동을 통해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은 메히코의 56개 주요 원주민

집단을 끌어모으는 자석의 역할을 하였다. 그들은 사파티스타 반란자들을 이 나라 원

주민 전체의 존엄성을 지지하고 가난하고 짓밟힌 사람들의 희망을 결정(結晶)화하는

세력으로 보고 있다.

-두 주요 방송체인과 대기업들을 비롯하여- 사실상 모든 이들이 추상적으로는 평화

를 요구하는 상황에 흡수(cooption)될 위험과는 무관하게, 폭스와 카톨릭교회, 지방

정부 등이 사파티스타 행진에 보내는 환영은 사파티스타의 제안을 대중 여론의 광범

위한 영역에서 정당화시켰으며 다른 한편 반란자들로 하여금 천만이 넘는 모든 인디

오를 대신하여 자유롭게 발언하게 만들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5% 이

상이 사파티스타를 지지한다고 한다.

사파티스타들은 만여 명이 집결할 전국 원주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미초아

칸주에서 멈추는 것을 포함하여 12개 주와 셀 수 없이 많은 도시, 촌락을 지나 수도

까지 갈 것이다. 반란자들은 3월 11일 메히코시티에 도착할 예정이며 여기서는 -폭스

집권 이래 최초의 대규모 시위인- 진정으로 거대한 집회를 통해 환영받을 것이다.

그리고나면 진짜로 어려운 과제가 시작된다. 진정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이를 실질적이고 실제로 시행하게 될 원주민 권리 승인 입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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