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막을 수 있었다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3/8 폴 미첼
새로운 구제역 발생건들이 연일 영국에서 기록되고 있다. 2월 21일 첫 번째 사례를
비롯하여 전국에서 보도된 사례들을 합하면 현재 총 81건에 달한다. 원래 예상된
수의 약 8배 가량인 최소한 8만 마리의 가축들에게 도살장행 표식이 찍혔다.
몇몇 유럽국가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유럽연합은 영국으로부터 가축, 육
류, 유제품 수입 금지조치를 확대시켰다. 프랑스, 벨기에 그리고 독일의 농장들은
영구에서 수입된 가축이나 그것들과 접촉한 가축들을 도살하라고 명령받았다.
구제역의 유행은 과거 대부분 경제적 후진지역인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에 국한되어 있었고 선진국에서는 실제적으로 박멸됐던 질병이 재출현한 또 다른
예이다. 지난 번 영국에서의 대규모 질병 유행은 1967년에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1908년 이래 처음으로 일본에서, 1934년 이래 질병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남한에
서 질병이 발생하였다.
인간에게는 이 바이러스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가축에게 대단히 전염성
이 높은 질병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돼지, 소, 양의 입과 코, 발, 유두 주위에 고
통이 심한 물집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가축들은 이 질병에서 회복이 되었지만 그것
의 주요 영향은 우유 생산 및체중 저하와 유산, 어린 가축의 죽음에서 오는 경제적
인 효과이다.
국제동물보건기구들이 몇 십년 동안 존재해왔지만, 통제를 할 것인가의 여부나
어떻게 할 것인가는 각국 정부에게 위임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단편적인
접근은 지구적인 질병의 박멸을 방해했고, 지구적 규모의 가축과 식품시장의 무정
부적 운영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무역을 위한 사람, 가축, 축산물의 이동은 국경을 넘은 가축질병의 확산으로 귀결
되고 있다”.
질병이 제어됐던 곳에서 개별 정부들은 일반적으로 우선 발생한 지역을 질병의
징후가 있는 가축들을 모두 도살함으로써 검역하고, 좀더 넓은 지역에 백신 프로그
램을 수행했다. 그 다음 조치는 감염된 가축이나 육류가 그 지역으로 들어오지 못
하도록 막는 것이다.
구제역 백신이 약 50년간 존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데 백신
에만 의존하는 데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다. 구제역은 각기 다른 7가지 종류로 존재
하며, 한 종류에 대한 면역이 다른 종류의 것들에까지 면역을 형성하지 못한다. 과
학자들은 예방접종을 한 모든 소들의 반 이상이 여전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예방접종을 한 가축과 질병을 가지고 있는 가축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냈
다. 백신 자체는 때때로 안전하지 않고, 가끔 질병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1950년대에서 60년대 사이 소에
대한 강제적인 대규모 연례 예방접종을 시행함으로써 1990년에는 전혀 발병기록이
없을 정도로 질병의 발생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2년 만에 유럽연합 국가 내에서 구제역에 대한 정기적인 예방접종이 금지
되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구제역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럽국가들이 폭넓은 백신 프로그램을 수행했던 반면, 영국은 그렇게 한 적이 없
다. 영국에서 구제역에 대해 사용된 조치는 백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19세기말
까지 구제역은 이미 성장한 가축들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농부들은 그것
을 그냥 견뎠다. 그러나 그때에는 부유한 귀족 소 사육자들의 압력 때문에 정부는
규제를 했다. 그 당시 영국은 공산품을 수출하고 농산물을 수입했다. 번식을 목적으
로 하는 종자소들의 수출은 2차 세계대전까지는 미약한 영국의 농산물 수출품 중
하나였다. 정부는 우선 감염된 소들을 모두 도살하는 정책을 폈으나 육종가축은 제
외시켰다. 소 사육자들은 또한 감염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하여 질병을
박멸해야 하거나 아니면 영국으로의 수출시장을 잃도록 했다.
2차대전 이후, 영국산 가축과 육류 수입국들이 구제역 안정성을 요구하게 되면서,
영국은 농산물 자급정책에 의존하였다. 질병이 만연해 있던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1952년에 자기 나라의 가축떼를 도살하는 대신 백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1954년 스스로 그 설립을 도왔던 구제역에 관한 유럽위원회를 통해 자신의 도살정
책을 계속해서 펴나갔다.
1985년 유럽연합은 강제예방접종으로 기울어진 구제역 통제관련 지시안을 내놓았
다. 그러나 그것은 1990년에 완전히 수정되었다. 1993년까지 유럽단일시장을 만들기
위해 유럽연합은 통일된 정책을 입안하려고 시도했다. 구제역의 발생원인이 비활성
화되지 않은 바이러스를 함유하고 있던 잘못된 백신으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대
량도살은 예방접종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여겨졌다. 질병이 없는 상태는 국제 무역
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했고, 예방접종된 가축과 질병을 품고 있는 가축을 구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벨기에의 수의학 조사관 폴 필로트는 “유럽 구제역 백신 프로그램을 폐지하도록
한 것은 영국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보십쇼. 영국은 자기 나
라와 산업화된 농업에서 이익을 뽑아 내기 위해 자기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
한다. 처음 부분의 이러한 다소 외국혐오적인 발언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수입규제와 통관검사에 기대는 새로운 정책으로 결국 영국과 길을 같이 했다. 구제
역에 관한 유럽위원회 보고서는 “1992년까지 유럽은 구제역이 없었으며, 많은 돈이
드는 대규모 연례 예방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결정을 정
당화하였다.
몇몇 관찰자들이 표현한 그때의 “자족적”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유럽연합은 1991년 이후 백신에서 대량 도살로의 선회의 결과로 “완전히
감염되기 쉬운 가축들이 현재 유럽연합 국가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병이 퍼진
나라들에 의해 잠재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발칸 국
가들에서 조사된 바처럼, 구제역이 유럽에 다시 생겨났다는 우려를 뒷받침하는 이
탈리아(1993)와 그리스(1994)에서의 구제역 발생은 구제역이 최근 유럽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유럽위원회는 1998년 독립국가연합(구 소련)을 방문하고 “직원들이 몇 달간 임금
을 받지 못한 중앙관할기관의 그 누구도 자금부족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 소련에서 수행되던 연례 가축예방접종은 소련이 붕괴한 1991년에 중단되
었다. 소련의 붕괴에다가 소련을 구성하던 몇몇 지역에서의 국지전들과 국가부문이
많은 부분 민영화됨으로써 광활한 구소련 대륙의 수의학 서비스를 10분의 1로 줄였
다. 결과적으로, 예컨대 그루지아는 1980년대에는 사실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지
만 1997년에는 32건이나 발생했다.
1991년 미국이 주도한 대(對)이라크전 또한 구제역을 창궐시켰고, 1999년에 몇 건
이 기록되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경고했듯이 “이라크의 가축질병 상황은 이라크
의 수의학 기본시설과 질병감독, 감시와 진단 서비스 붕괴로 더욱 악화되었다. 이라
크 정부는 부분적으로는 시설과 공급품, 특히 백신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
한 질병들을 적절하게 감시, 감독할 수 없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유럽내에서 동물들이 종종 장거리로 운송되는 단일시장의 형
성이 질병확산의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4주간
번식단계, 7주간 사육단계, 10주간 살찌우는 단계를 보내고 도살장까지 가기 전에
보통 수백 킬로미터를 움직인다. 이러한 것들이 위험을 증대시키는 것과 마찬가지
로 많은 수의학 서비스의 “기구적 일관성”이 “공공부문 축소와 국가에서 지역수준
에 이르기까지 힘있는 대표들에 의해 야기되는 서비스의 분열에 의해 파괴되고 있
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말했다.
지난 십 년간 영국의 국영 수의학 서비스의 삭감은 지역 동물보건 사무소 수의
반만이 남았고, 수의사가 5분의 1가량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몇몇 전문가들은 구제역과 다른 가축 질병의 확산에 대한 책임을 “세계화”와 증
가된 농업에의 과학기술 적용에 두려고 했다. 반면 유엔식량농업기구의 긴급사태
방지와 전염병을 다루는 선임 사무관인 마크 르웨예마무는 “기술의 측면에서 우리
는 그러한 혼란을 막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수단을 가지고 있어요. 관계 당사
자들이 충분히 경각심을 가진다면, 재빠른 대응과 억제 시스템이 많이 개선될 것입
니다”라고 말했다.
“급속히 세계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수의학적 감시체계와 서비스는 이러한 질병들
을 조기에 발견하고 그러한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우발적 사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합니다. 수의학 서비스는 사치로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그것들은 장래의 재
난을 막기 위해서 지원되야만 합니다”고 그는 말을 이었다.
또한 애비게일 우즈는 최근 동물 전염병의 역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 과정에
있는 유능한 수의사로써 다음과 같은 지점을 지적했다. “대량생산된 무기질 사료를
사용하는 것을 비롯하여 농장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은 오랫동안 구제역 창궐과 확
산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게다가 가축의 장거리 이동은 새로운 것이 아닙
니다. … 지역을 벗어난 가축의 번식, 사육, 살찌우기, 도살, 판매는 산업혁명과 함께
150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농산물의 생산성 향상은 더욱 안정적이고 풍부한 식량을 공장과 사무실에서 필요
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는 자본주의의 발흥과 또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다른 많은 상품들과 같이 식품은 기업엘리트의 이해에 종속되어 있다. 공공
의 안전과 동물 복지는 보다 많은 이윤창출과 이것이 가능케 하는 격한 경쟁에 밀
려 하찮은 제2선으로 간다.
구제역으로 인하여 한국이 일본에 쇠고기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미국의
농업기업들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킬 기회를 발견하였다. “한국이 구제역이 없는
상태가 되는데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미국의 돼지고기 공급자들은 일본에서 시장을
확대할 시간을 더 많이 갖게될 것”이라는 게 미국의 농수산부가 작년 ‘결산보고 :
미국무역에 미치는 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이다.
환경주의자들과 같은 사람들에 의해 옹호되는 소규모 지역 농산물 생산과 완전히
유기적인 농법의 시행은 산업시대 이전 인구수준으로의 회귀를 의미할 것이다.
진짜 문제는 세계화와 과학적인 농업의 잠재적인 이익을 현재의 무정부적 시장세
력과 근시안적인 이익추구에 대한 종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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