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패권 열올리는 부시 행정부

[주간녹색좌파]4/4 에바 쳉

첸지천 중국 부총리는 지난 4월 18일 워싱턴을 긴급 방문하여 조지 부시 대통령이

향후 결정할 두 주요 외교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비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미 부시 대통령은 타이완에 신무기를 판매할 것인지의 여부와 그의 전임자인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유보되었던 미사일방어 체제를 오는 9월에 공식적으로 재착수할 것인지

의 여부를 4월에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시는 그 때까지 기다리지 조차 않았다. 펜타곤은 첸지천이 워싱턴을 떠난

뒤 단 며칠만에 국가미사일 방어체제(NMD)를 몇 달 내에 다시 실험할 것이라고 발표

했다. NMD 실험의 부활은 타이완 문제에 관해 미국이 어떠한 실질적 양보도 하지 않

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첸지천은 상황이 그의 입맛에 맞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어야만 했다. 3

월 23일 첸지천이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워싱턴 포스트]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

용하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3월 21일 내부 전략 평가회의에서 미 군사 정책이

이제는 중국으로 다시 방향을 돌려져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최대의 적국이 되었음을 분명히 시사하는 것이다. 부시는 국방장관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가 아직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적 필요에 관한 전망을 결론짓지 않았지

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어떠한 형태로 방향이 선회될 것인지를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는 클린턴 집권시기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했던 중국에 대한 입

장을 “전략적 경쟁자”로 재빨리 갈아치웠다.

파월은 3월 23일의 연설에서 자신의 생각을 상세히 표현했다. “우리는 [중국과의] 복

잡한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한마디의 말이 아니라, 양국 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인식

할 수 있는 말을 찾고 있었다. 우리는 무역 파트너이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부시 행정부에 있어서 단순한 지역적 가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중국이 과거 소비에트연방과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는 미 지배계급의 선

동으로 인해 중국은 펜놀림 하나로 갑자기 세계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소련의 붕괴로 미 정부는 거대한 전쟁 기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많이 잃

어가고 있다.

클린턴은 재임기간 동안 다른 어떤 국가들 중에서도 북한이라는 황폐화된 작은 국가

에 대해 그런 위상을 고정시키려 했었다. 1998년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동해 투하

사건에 대해 북한 당국은 위성 발사가 실패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주장했음에도 불구

하고 미국은 이를 빌미로 북한을 ‘위협세력’으로 선전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었다.

이와는 반대로 클린턴은 중국의 자본주의적 “개혁” 확대를 기꺼이 환영하며 미 자본

주의가 중국 시장에서 더 큰 지분을 따낼 수 있도록 협상을 벌이며 양국 관계를 적극

적으로 가져갔다. 클린턴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 국가로 규정한 결정도 같은 의도였

으며, NMD가 그러한 목적 하에 있으리라 우려하는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싸움걸기에 안달난 미국

부시는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도 미대륙 48개 주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세계 도

처에 있는 미국 군대와 우방, 동맹 국가들까지 적용되는 NMD 확대에 대해 강한 의지

를 표명했었다.

그러나 이 체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1972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 체결된 탄도탄 요

격미사일협정(ABM)을 수정해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푸틴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NMD가 전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깨고, 미국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시킬 것이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통

해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전쟁 억지력을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시는 러시아의 이러한 반대를 철저히 무시해 왔다. 부시는 꽤 오래 전인 1999년 9

월 23일 선거운동 유세에서 “우리는 조약의 규정에 입각해 협정을 수정하자는 제안을

즉각 공지할 것이며, 러시아가 이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ABM 가입국가로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줄곧 같은 것을 주장해 왔다.

도널드 럼즈펠드는 1월 26일 기자회견에서 ABM에서 미국의 파트너는 “더이상 존재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더 강하게 못박았다.

부시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NMD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로널드 레이건이

1983년 이 미사일 방어체제를 처음 제안했을 때 (그 때는 전략방위구상(SDI), 즉 “스

타워즈”라 불렸다) 미국은 이 계획을 위해 7백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의회 예산실에 따르면 클린턴은 NMD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두 단계에 걸쳐 최소한

6백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했다. 살맛나는 세상을 위한 미국 협의회에 따르면 부시가 이

계획을 확장하기로 함에 따라 천 2백억 달러 혹은 그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 한다.

부시 정부가 욕심껏 예산을 따내지는 못할지라도 이 프로그램에 돈이 들어가는 것은

막지 못한다.

레이건의 전략방위구상은 언제라도 1000기의 탄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고,

핵무기를 “구식의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1991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

구상을 “제한적 공습에 대한 전지구적 보호장치”로 개명하고 200기의 탄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클린턴 정권에서 NMD로 개명된 이 계획은 5기에서 20기 사이의

탄두로 규모가 축소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군국주의적 야욕은 사그라들 줄을 몰랐고 단지 정당화할 수 있는 명

분만이 점점 약해졌을 뿐이었다. 가령 아주 최근인 1995년 기밀문서 분류에서 해제된

미 정보당국의 보소서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향후 15년 내에 핵

무기 보유를 선언한 주요 핵강국을 제외한 어떤 국가도 미대륙 48개의 주를 위협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 공개된 보고서는 더욱 경악스러운 결론을 내렸다. 예컨대 1998년

럼스펠드 보고서는 있음직한 최악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에 기초하고 있다. 1999년 정

보국 보고서는 향후 15년 이후 미국이 “러시아, 중국, 북한, 그리고 이란이나 이라크와

같은 국가들로부터도 대륙간 탄도탄 위협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하면

서 긴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위협’ 만들기

많은 관측자들은 이러한 전망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 소재한 국제 평화를 위한 카네기재단(CEIP)에서 핵확산 방지 프로젝트의 팀장

을 맡고 있는 조셉 시린시온은 1999년 보고서가 “기존의 위협을 판단하는 정보기관의

기준을 낮추어 그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세력(나토, 일본, 남한)이 전세계 다른 국가들이나 세력들 보다

훨씬 우월한 군사력을 소유하고 있는 지금, 과연 이러한 “위협”이 실재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라

·2001년도 미국 군비예산, 3천 5십 4억 달러는 두 번째로 군비예산이 많은 러시아의

5배이다.

·쿠바, 북한,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수단 등 펜타콘이 전통적으로 “불량국

가”로 분류하며 NMD가 그들로부터 방어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 7

개 국가 군비 예산을 모두 합쳐도 미국은 22배나 많다.

·미국 및 그와 가까운 동맹 국가들은 전세계 군사비용의 63%를 차지하며, 이는 그

밖의 다른 나라들의 군비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고 7개의 “불량국가”들에

비해 30배 이상이 많은 것이다.

·7개의 불량국가에 러시아, 중국의 군사비용을 모두 합쳐도 미국의 35%에 지나지

않는 천 6십억 달러에 불과하다.

·1985년 1조 2천억 원에 달했던 세계 총 군사비용이 1998 7천 8백 5십억 달러로 감

소하기는 했지만 그중 30%를 차지하고 있던 미국은 1999년에는 36%로 오히려 증가했

다.

이러한 배경을 살피자면 스타워즈의 아들(현 부시 대통령-옮긴이)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불량국가” 뿐만 아니라 일부 미국 동맹 세력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따가운 눈

초리를 받고 있는 현실은 그렇게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별도의 군사력을 갖추려던 계획이 미국의 “방해”로 좌절된 유럽연합 내 일부국가들

은 NMD가 위협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프랑스가 여기에 가장 적

극적이다.

중국은 NMD의 위협을 감지할 권리가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 동아시아 위원회에서 수석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피터 브룩스는 지난 해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포럼에서 새로 들어선 부시 행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미국은 중국의 핵무기 현

대화와 재래식 군사무기 증강 및 확산 강행, 그리고 탄도미사실 방어체제의 필수성 사

의의 관련성을 더 이상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는 20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

지만 미국은 비슷한 능력을 가진 미사일을 수천 개 가지고 있다.

미국의 목적은 군사적 방어가 아니라 아시아 지역 내 자국의 핵 및 군사적 지배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중국과 동급의 혹은 거의 동등한 핵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브룩스는 주장했다.

NMD를 밀어붙이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점점더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과의 모든 군사 협정들에 대한 무효화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중국은 지

난해 NMD가 계속 추진될 경우 “손놓고 가만히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

히 했다. 그리고 나서 지난 3월 말, 펜타곤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증대하는 상

황에서 “우리는 이전 행정부와 동의했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애매한 정체상황

을 더 이상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방송을 통해 밝혔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군사 및 외교정책의 진정한 목적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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