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협정의 목적은 공공부문 민영화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4/26
지난달 제네바에서 양일간 회의를 가진 WTO는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GATS, 이하 서비스협정)을 확대하고 민간 및 공공 서비스 부문의 무역과 투자
를 개방하는 데 목적을 둔 광범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 유럽, 일본의 초국적 기업(TNCs)의 이익을 위해 전세계적인 민영화
와 탈규제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의 범위와 규정은 매우 광범위해서 1998년 OECD에서 연기되었던
다자간 투자협정(MAI)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의
료/의약부문, 보험, 그리고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 모두에 ‘비핵심적인’ 서비스
만 제공하는 신종 시설관리 기업들의 수익성을 확대시킬 것이다. 제조업을 포기
하고 서비스 부문에 집중하는 것은 선진 각국이 동남아시아의 저임금 경쟁에 직
면해서 추진하고 있는 세계 경제 구조조정의 핵심요소이다.
서비스협정의 막후 세력은 미국,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이다. WTO는 각국 회
원국 정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의 의제는 중요한 모든 ‘자문’위원회에 자리
를 차고 앉아서 세부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초국적 기업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
다.
서비스협정은 초국적 기업들을 위한 ‘권리장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협정은 전세계 수백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의료, 교육, 주거, 장기적
사회보장 등에 대한 상당한 권리를 부정하는 한편, 공공 부문 정책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훨씬 강력한 정치적 권력을 부여할 것이다.
언론의 관심은 은행, 보험, 통신, 선박, 금융, 건설, 수송, 유통, 엔지니어링 등
민간 서비스 부문의 무역 자유화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협정의
의제는 의료, 교육,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 및 장기 보호시설, 생계 보조와 재택
간호 서비스 등 광범위한 비교역 공공 서비스 부문의 개방을 포함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은 매우 방대하다. 선진국에서는 생산과 고용의 70% 이상을 차지
하고 있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서비스 부문은 유럽연합 경제의 3분의 2, 총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 다른 나라로 흘러가는 전체 해
외 투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5년에 걸친 경제 성장의 3분의 1 이상이 서비스 부문 수출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개도국에서는 사적 자본이 출원한 인
프라 개발(상수도, 하수도, 교통, 통신, 에너지)이 1990-98년 사이에 총 4962억 달
러에 이르며, 1990년 한 해에 156억 달러였던 것이 1997년에는 1204억 달러로 최
고를 기록하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투자의 약 15%가 기업에 의한 해외
직접투자였다.
서비스 부문의 대부분은 정부에 의해 소유되고 규제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의료와 교육부문은 GDP의 15%를 차지하였고, 이에 대한 기업의 접근은 차단되
어 있었다. 1994년 WTO의 전신인 가트(GATT,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하에서 진행된 우르과이라운드 협상이 서비스 협정을 다룬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즉, 다자간 무역 체제에 (공공 부문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을 포함시키
고, WTO의 보호 하에 두기 위한 것이었다.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조인될 예정인 이러한 확대된 서비스협정 하에서 서비
스 부문의 무역에 대해 정부가 규제조치를 취할 경우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을 만
족시켜야 한다. 첫째, ‘규제조치 필요성 평가’를 통해 정부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규제가 필요할지라도 정부는 그것이 ‘최소한
의 제한조치’라는 것과 ‘찬경쟁적’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어떠한 규제가 필
요하고, 무엇이 최소한의 제한조치인가는 WTO가 결정하게 된다. WTO가 제시
하는 범주와 기준에 의해 초국적 기업들에 대한 어떠한 사회적, 의료혜택상의,
그리고 환경적 제약들도 문제제기를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장치는 나프타(NAFTA, 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 이미 시험 운영되었고,
앞으로 규제와 투자 행위가 벌어질 때, 일국 정부가 해외 자본에 대해 차별조치
를 취하는 것은 금지된다. 시장 자유화 프로그램은 민간 부문은 물론 공공 부문
에 의해 생산되고 제공되는 세계 전역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부문에까지 확장될
것이다.
협정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매우 방대하다. 교육과 관련한 예를 들어보자.
한 국가가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초등 교육에 대한 무상 의무 교육을 실시할 경
우, WTO 무역 심사단은 이 정책의 이행에 있어 최소한의 제한 조치로 국립 학
교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시장에서 자녀들을 위한 초등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교육비를 주어야 한다고 판결할 수 있다.
1999년 12월 각료 회의에서 결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협정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는 비밀리에 계속 진행되어 왔다. 서비스협정은 원래 협정 상의 조항
이 2000년에 자동적으로 회담을 시작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 재개
규정은 필요치 않았다.
WTO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기 위해 규정의 정의와 내용을 마련해왔다.
WTO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서비스협정은 모든 서비스 부문의
무역의 권리가 전면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초의 다자간 협정이다.
이 협정은 단계적 협상을 통해 자유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기설정(built-in)’ 의무
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 협정은 ‘세계 최초의 다자간 투자협정’으로 단지 국경
을 넘나드는 수준이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 민간 기업이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서비스’ 제공의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강조구 인용]
WTO는 서비스 영역을 크게 11가지 범주로 정의하고 있다. 무역에 관한 일반
적인 정의를 “지역적으로 운영되는 외국인 소유의 다국적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
스를 포함하여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의 이동”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확대하고
있다. 무역이 무엇으로 구성되고 있는 지에 관한 장대한 설명이 있지만, 서비스
협정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교통과 유통이 서비스 영역으
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상품조차도 그 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유럽 시장의 바나나 유통에 관해 유럽연합을 제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서비스협정을 이용했다.
전 WTO 사무총장 리네토 구기에로는 서비스협정은 무역 정책에 포함될 수
없는 범주로 인식되어 왔던 영역에까지 WTO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는 “정부나 기업 모두 아직은 이러한 전면적 보장의 범주나 기존에 설정된 영역
의 전체적인 가치에 대해 크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서비스협정은 전화나 우편과 같은 ‘전형적인’ 국제 무역을 포괄하고 있다. 이
러한 서비스들은 관광처럼 해외로 팔리고 다른 회원국의 기업을 통해 한 회원국
의 공급자에 의해 제공되었다. 이것은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외국 은행부터 병원
청소와 같은 시설관리 기업 서비스와 관련한 모든 해외투자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협정에는 두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모든 서비스 부문에 적용되는
일반 의무와 정부가 동의한 서비스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 의무가 그것이다.
정부는 다른 국가의 특정한 영역들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할 수 있다. WTO 회원
국들은 서비스협정의 계속되는 협상에 참여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매년 더 많
은 서비스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각국 정부는 특정한 의무 영역에 대해 한계를
설정할 수 있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모든 제한 영역도 다른 나라의
개방 요구가 있을 시, 이에 응해야 한다. 최근의 협상은 한 영역에서 적용되는
규정들을 모든 관련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일반 의무와 특별 의무 사이의 구
별을 없애려 하고 있다.
자유화를 계속해서 추진하는 ‘기설정’ 의무와 더불어 서비스협정에 관한 협상
은 민영화, 탈규제화, 자유화를 촉진하고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이것
은 전세계적으로 삶의 질을 황폐화시키고 정부를 그러한 정책에 묶어두어 비참
한 결과를 초래해왔다.
WTO는 서비스협정의 이점 중의 하나가 ‘변화를 갈망하는 국내 저항을 극복’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IMF와 세계은행은 개도국에게 민영
화, 탈규제화를 포함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조건으로 차관을 지급해왔지만 그
러한 정책의 이행이 세계 자본에게 만족스러울만큼 급속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정부가 더 약한 부문의 자본진영에서 터져 나오는 반대, 즉 더 강력한 경쟁자들
에 맞서 보호주의를 위해 민족국가에 의지하는 자들과 이러한 정책에 영향을 받
는 대중들의 광범위한 저항에 직면해서 주춤거렸기 때문이다.
세계개발운동(WDM)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한해에만 IMF와 세계은행의
민영화 정책에 맞서 백만 명 이상이 참여한 50여 개의 항의 시위가 있었다고 한
다. 볼리비아에서는 코차밤바시시 상수도 공급 사업을 인수한 미국 대기업 베취
텔사가 수도세를 350% 인상하자 이에 맞선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있었다. 이
를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군인들에 의해 한 명이 사망했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결국 정부는 계약을 취소하고 상수도 공급 사업을 다시 국영화했다.
서비스협정은 이러한 역전 현상들을 막아내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 이 협정은
IMF와 세계은행같은 다른 세계화 기구들이 이미 시작했던 자유화 과정을 확대
하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견고히 할 것이다.
서비스협정은 거대 기업에 대한 모든 규제를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둔 ‘내국민
대우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각국 기업을 동등하게 대
우해야 하며, 이로서 준식민지 국가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국 경제를
분리시키기 위해 시도한 모든 노력들은 결국 중단될 위기에 처할 것이다. 또한
이 협정에는 ‘시장접근 규정’이라는 것이 있어 경쟁을 제한하거나 외국 소유 지
분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규제도 불법화된다. 사실상 미국은 소위 개도국을 위
한 모든 특별 대우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WTO, 유럽연합, 그리고 영국의 클래어 쇼트 국제개발 장관 같은 정치인들은
서비스협정이 공공서비스 부문에 미칠 영향을 부정하면서 이 협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WTO 사무총장 마이크 무어는 서비스협정이
정부 조달 영역은 제외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반대론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
러나 서비스협정은 영리를 위해 공급된, 혹은 민간 부문과의 경쟁하에 있는 정
부 조달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협정은 점점더 공공서비스 부문을 넓
게 규정해하고 있다. 왜냐하면 각국 정부가 정부 서비스 부문을 외주기업에 맡
기거나 민간기업과 공동 출자를 하는 등, 공공부문과 민간 부문 사이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영국에서는 연간 공공지출의 절반
이상이 민간부문으로부터의 조달 비용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1977년의 28%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공공 서비스의 조달을 기업 외주에 의존할수록 서
비스협정이 적용되는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서비스협정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한가지 예로, 초
국적 기업의 발전이란 세계 100대 경제체의 절반 이상이 기업이고 나머지가 국
가 경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1997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형 유통업
체인 월마트는 그리스와 폴란드를 포함해 161개국보다 더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제네럴모터스(GM)는 덴마크를 능가하고, 도요타는 노르웨이를 앞지른다.
서비스협정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들은 새로운 이윤의 원천과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국가의 규제를 축소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
초국적기업들의 세계적인 활동은 강력한 경쟁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정부의 보
호조치에 의존하고 있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본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서비스협정에 맞선 운동을 시작했던 세계개발운동과 같은 NGO와 노동조합, 그
리고 환경단체 활동가들에게 반영되고 있는 것은 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본의
이해일 뿐이다. 그들은 서비스협정을 민족국가에 대한 위협을 바라보고 더 이상
의 확대를 거부하고 중단시키고자 하고 있다.
서비스협정은 초국적 기업들이 안전한 상수도, 위생, 교통, 에너지, 의료, 교육
에 대한 보편적 권리와 기본적인 민주주의 권리를 대가로 자신들의 지구적 세력
확장을 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것이 국가 단위 시장과 보호무역주의로의 후퇴를 주장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
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협정에 대한 필요성의 토대는 자본주의하에서 발전한 생
산 세력이 더 이상 국경이라는 불합리한 체제에 의해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이
다. 자국 기업과 정부의 편에서 세계 무역과 투자에 반대하는 행동을 벌이는 서
비스협정에 대한 반대자들의 노력은 단지 세계적 시장과 투자 경쟁이 촉발시키
는 무역 전쟁과 무력 분쟁을 증가시킬 뿐이다. 자본주의에 의해 발생한 전세계
조직적 생산세력의 민주적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전세계 노동자 계급이 단결한
가운데, 사회주의적 세계주의의 전망을 취하는 것만이 거대 기업들의 경제, 사회
적 횡포에 맞설 수 있는 진보적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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