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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마다 최대로 들 수 있는 적재용량이 정해져있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과부하방지장치를 빼돌려 적정용량을 초과해서 중량물을 들도록 강요하고 있다.
지난 4월29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여온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조(위원장 채수봉)가 지난 25일 회사측과 주 1회 휴무 등 핵심 쟁점 안에 합의하고, 26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지난 4월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던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조가 지난 25일 ‘주 1회 휴무’ 등 쟁점안에 합의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조는 25일 오후 2시부터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연합단체인 타워크레인협동조합에 교섭권을 위임한 27개 업체를 상대로 교섭을 진행한 결과, △임금 10% 인상(총액기준) △주 1회 휴무(요일은 협의가능) △유니온 샾 도입, 정규직화 등 남은 쟁점 10월15일까지 추가 교섭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4일 오전 5시부터 미타결 업체의 불성실 교섭과 불법대체근로 등에 항의하며 전국 5개 지역 40여대 타워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던 조합원 100여명은 교섭 타결 직후 농성을 해제하고 타워에서 내려왔다.
일요일에는 쉴 수 있다” … 파업 27일만에 쾌거
전국에 있는 타워크레인기사 1,80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하고 일제히 파업에 들어간 데는 한 달에 단 2번 쉬고 하루 10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IMF 전보다 40% 가량 낮은 데 대한 누적된 불만 때문이었다. 노조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크레인임대업체 소속 타워기사들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음에도, 파업 참가율이 7~80%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열악한 노동조건을 이번에는 개선시켜 보자는 의지가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엿보게 한다.
교섭 과정은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파업 돌입 직전까지 노조원들이 속한 전국 121개 업체 가운데 77개 업체는 단 한 차례도 단체교섭에 나서지 않았고, 44개 업체는 교섭에는 응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안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24일 오전 5시, 타워크레인노조 소속 조합원 100여명은 회사측의 불성실 교섭과 불법대체근로 등에 항의하며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뒤 대체기사 투입이 많았던 서울 등을 제외하고는 부산, 대구 등에서는 레미콘 운송기사들의 파업과 맞물려 공사가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는 등 파업에 따른 공사차질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한두업체가 교섭석상에 나오기 시작했고, 노조 역시 먼저 타결된 업체에 한해 파업을 제한적으로 풀겠다는 안을 제시하면서 지난 12일까지 벽산중기, 삼양타워 등 14개 업체, 그 이후에 50여개 업체가 임금 10% 인상, 주 1회 휴무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40여개 사업장이 소속된 타워협동조합은 근로기준법에도 명시돼 있는 주 1회 휴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월 3회 휴무, 임금 0.7% 인상’안 만을 제시해 왔고, 임단협 결렬로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현장에 불법대체근로를 투입해 왔다. 그러다 노조가 마지막 카드로 고공농성에 들어가면서 압박해 들어가자 고공농성 이틀 만인 25일,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미 70여개 업체가 이같은 안에 합의한 데 이어 이날 27개 업체가 합의함으로써 노조원이 있는 전국 121개 업체 가운데 약 80%에 이르는 업체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고 교섭을 완전 타결 지은 것이다.
노조 이기석 홍보부장은 “우리가 전국 방방곡곡에 떨어져 있지만 단결해서 싸우면 쟁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여전히 남은 문제들 –
이번 타결로 타워기사들은 1주일에 한 번이라도 쉴 수 있는 권리와 10~15만원 가량 임금인상을 따냈지만, 타워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까지 완전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건설업계의 덤핑 관행을 불식시키는 일이다. 타워크레인 임대가격이 책정돼 있음에도 건설업체들은 최대한 공사단가를 낮추기 위해 적정 가격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하는 임대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려 하고, 임대업체는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낮은 가격에 합의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또한 적재용량이 큰 타워크레인 임대비용을 줄이기 위해 과부하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리미트 박스·limit box)를 빼내는 식([관련기사] 안전장치 내 팽개쳐진 아찔한 고공작업 : 2001-04-16)으로, 업체들이 적재용량을 초과하는 중량물을 옮기도록 강요하는 등 각종 산업안전 조치들을 제대로 정착시켜야 한다.
타워크레인마다 최대로 들 수 있는 적재용량이 정해져있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과부하방지장치를 빼돌려 적정용량을 초과해서 중량물을 들도록 강요하고 있다.
낮게는 4~50m, 높게는 100m 상공에서 일을 하는 타워기사들로서는 안전장치가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고, 자칫 대형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한 노사합의가 시급하다.
덧붙여 노조가 이미 단체협약 요구안으로 제시한, 일정 풍속 이상이거나 눈, 비 등으로 정상적인 작업이 어려울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타워기사들이 작업중지권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타워기사들의 신분이 대부분 계약직이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진행 중이던 공사가 끝난 뒤에는 다시 실업자가 돼야 하는 ‘고용불안 악순환’도 해결돼야 할 과제이다.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안전장치 소홀로 시정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것도 이들의 신분이 계약직이기 때문에 더 비일비재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노조는 다음달 초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이번 파업 투쟁을 평가하고, 이후 노조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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