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은 5월 3일 노사협의 도중 사내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114분사를 발표하더니, 5월 7일 기습적으로 이사회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이로써 114분사 철회를 위한 본사(분당)점거 투쟁이 5월 30일 현재 28일째를 맞고 있다. 그리고 30일에 가까운 농성투쟁에도 500여 명의 투쟁대오는 더욱 단련되어가고 있다. 왜 114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통신 노동자들은 분사 철회투쟁을 벌이고 있는가.
우선, 분사화는 여성차별적 정리해고이며,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낳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의 114분사화는 정부의 짜맞추기식 인원감축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노동자 집중업무를 최우선 퇴출시키려는 여성차별적 정책이다. 이미 IMF 이후 114번호 안내에서만 4천여 명의 여직원 중 3천여 명이 강제 명예퇴직당했다.
그동안 한국통신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노동자 우선 해고를 추진하더니, 또다시 해고의 칼날을 여성노동자들에게 들이대고 있다. 여기에 분사화된 회사는 적자를 핑계로 정리해고를 자행할 것이어서, 정규직의 비정규직으로의 대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분사화는 최소 175%의 안내요금 인상을 가져오고, 2,000만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현재 114 안내요금은 통화당 80원이지만, 회사측의 논리에 맞춰 원가 수준으로 요금을 현실화하면 통화당 220원 수준이 되어, 분사화되었을 경우 적어도 175% 이상의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 한국통신은 적자사업 정리를 통한 수익성 증대란 이름 아래, 요금인상의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시키려는 것이다.
한국통신이 제시하는 114분사 후 사업적자 해소방안으로 얘기하는 것이 고객데이타 임대사업이다. 한국통신은 현재 2,000만 가입자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데, 수익성 증대를 위해 이 가입자 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시대적 요구에 철저히 역행하는 것이다.
결국 어처구니없는 한국통신의 분사화 방침은 114 조합원들의 분사 저지투쟁을 즉각 불러일으켰고, 최근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5월 21일 김임규 위원장 직무대행(부산본부 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114분사화 저지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이동걸 집행부에 대한 114조합원들의 압박과 한국통신 현장조직인 민주동지회의 적극적 활동은 위원장직대 임명, 상집간부 전원 사퇴를 이끌어내면서, 민주동지회 중심으로 상집을 개편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집행부는 한국통신 계약직노조와의 공식적인 연대투쟁을 선언하면서 연대투쟁에 임하고 있다. 그동안 자본의 분열공작으로 계약직과의 연대를 주저했던 조합원들도 직접 계약직과의 연대집회에 참가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싸움의 시작 때와는 달리 114 계약직들도 계약직노조 가입과 114분사 저지투쟁에 결합도를 높여가고 있다. 대전, 대구, 부산 114안내국을 중심으로 150명 이상의 114계약직들이, 28일에는 경기안내국에도 70명의 계약직들이 추가로 계약직노조에 가입하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직들이 자발적으로 태업을 결의하기까지 하였다. 정규직과 계약직은 하나라는 것을, 그리고 분사화는 모두를 겨누는 칼날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선전하고, 투쟁한 결과이다.
한국통신의 114분사 저지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문제, 철도 민영화 등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대해 바리케이트를 치는 투쟁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한국통신에 국한된 투쟁이 아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민중운동이 이번 투쟁을 적극 지지·엄호하면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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