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악 저지! 노동기본권 완전쟁취!
90년대 중반 정부와 자본은 현장에서부터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무력화하고 노동력을 유연화하기 위해 신경영전략을 도입하였고, 이것을 법으로 제도화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93년에 제출되었던 근로자파견제가 그것이었고, 96년 노개위를 거쳐 날치기 통과시킨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 두 개의 법안은 현장에서부터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보다 원활하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자본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력 유연화를 큰 줄기로 확정했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들을 세분화하여 법적이며 제도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완전하게 만들고자 한다. 최근 진행되는 노동법 개악의 양상은 크게 보면 ① 노동력 유연화를 위한 제도의 완성 ② 집단적 노사 관계를 무너뜨리고 개별적 노사관계로 전환시키기 위한, 즉 노동조합의 무력화를 위한 제도의 완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 노사정위원회를 부활시켜서 그 역할을 감당하게 하고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유연화를 연계시키는 것,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박타로하는 것,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동조합의 개입이나 고용승계, 노조승계 등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모성보호 관련 조항들을 각종 유연화 조치로 전화시키는 것 등이다.
지금 시기 노동법 개악은 노동법의 기본, 즉 최소한의 노동자 보호조치라는 기본을 무너뜨리고, 노동자들을 개별관계로 떨어뜨려서 유연화를 최대한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동법의 성격 자체를 전환하려는 총체적인 시도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걸맞에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완전하게 짓밟으려는 공격이다.
따라서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자고 하는 것은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노동법 개악 공세라는 현재 국면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면서, 정부와 자본의 의도에 놀아나서 허울좋은 노사정위원회의 개악안에 합의하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당면 노동법 개악 저지투쟁을 제도개선 투쟁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공세적인 구조조정 분쇄 투쟁과 연결시키기 위함이다.
6월 5일에 진행된 “노동법 개악 저지 및 노동기본권 완전 쟁취를 위한 공동토론회”는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만들어졌다. 민주노총과 민변, 그리고 사회진보연대가 공동 주최한 이 토론회는 현재 진행되는 노동법 개악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고, 투쟁의 주체들을 모으고,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장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제1부 노동법 개악 국면의 성격과 향후 투쟁방향에서는 사회진보연대의 이종회 동지가 김대중 정권의 노동법 개악의 성격과 전망에 대해 발제하였고, 민변의 김선수 변호사가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쟁점을 발제하였다. 또 민주노총 정책실장인 유병홍 동지가 노동법 개정투쟁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개진하였다. 2부에서는 노동법 개정 투쟁을 둘러싼 투쟁 주체들이 자신들의 투쟁계획을 발제하였는데, 비정규연대회의와 전공련, 교수노조(준), 이주노동자 등이 발제자였다.
이 발제 이후 약 80여명의 동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쟁점이 되었던 것은 현재 ‘노동법 개악’이라는 국면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민주노총이 어떤 투쟁계획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민주노총 차원에서는 지금 진행되는 모든 개악안에 반대할 것이며, 그것을 위해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기본권 완전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공동대책기구가 어떤 상으로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토론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 모성보호 관련 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 노동법 개악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정부의 안이 총체적인 노동력 유연화와 구조조정의 제도화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일부 조항은 좋고 일부 조항은 나쁘다는 식의 주장이 난무하고, 그래서 노사정위원회 안에서 잘 타협을 해서 가자는 황당함이 노동운동 내부에도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개악을 하면서도 시차를 조절해가는 정부의 기만적인 태도 때문에, 또 이해관계를 서로 갈라놓는 개악의 술수 때문에 노동운동 진영의 통일된 대응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면서 서서히 하나씩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
이런 태도와 분명하게 결별하고, 노동법 개악을 양산하는 노사정위원회를 완전히 해체하겠다는 것, 올해 내내 벌어질 노동법 개악을 투쟁으로 박살내겠다는 것, 그것을 위해 총노동의 관점에서 투쟁을 벌이겠다는 것, 이 투쟁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박살내고,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담지자인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결의해야 한다.
그것이 토론회라는 형식을 빌긴 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널리 알리고자 했던 문제의식이며, 앞으로 우리가 견지해야 할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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