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부당노동행위가 없다?

쇠파이프 전기봉 식칼 … 증거 들이밀어도 뒷짐만

김대중 정부의 노동탄압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올해 구속된 노동자 수가 반년도 되지 않아 벌써 129명에 이르렀다.

“불법엄단” 방침 말 뿐이다

김호진 노동부장관이 22일 “부당노동행위가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 “불법행위에 관한 한 노사를 막론하고 형평성있게 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런 발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24일에도 노동부는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제기한 9개 사업장을 집중조사해 명백한 불법행위가 있거나 시정지시에 불응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구속 품신(검찰 고발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것)을 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검 공안부 또한 3월 20일, “그동안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만 사법처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전국 공안검사 연찬회를 열어 앞으로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들어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사업주는 단 한명도 없어, 정부의 엄단 방침은 그저 말 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구속지휘품신해도 검찰이 기각

산재사망사고가 세건 이상 일어나면 사업주를 구속하겠다던 노동부의 “삼진아웃제”조차 지켜지질 않는다. 올해 대우조선에서 다섯 번째 산재사망사고가 났지만 사업주는 구속되지 않았다.

세 번째 사망사고가 난 지난 4월 노동부가 구속 품신을 했지만 검찰은 벌금형 약식기소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부당노동행위 관련 44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노동부가 구속수사지휘를 요청한 인천레미콘과 유진종합건설 등의 사업주에 대한 조사는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삼아약품 사업주에 대한 노동부의 구속요청에 대해 검찰은 이유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엄단 방침을 발표한 다음날(5월 25일) 터진 효성 울산공장 용역깡패들의 살인적인 폭력사건에 대한 고소고발에 대해서도 수사진행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거의 모든 일간지와 주간지가 이 폭력사태를 집중 보도, 흉기사용 증거까지 제시하고 관리자의 양심선언까지 이루어진 상황인데도 검찰은 묵묵부답이다.

자본가들 방패막이가 된 정부

지난 19일 합법파업을 벌이는 레미콘 노동자들에게 경찰은 손도끼와 해머로 차량을 부수며 농성조합원 301명을 연행했다. 도끼를 내려찍던 노동자들에게 경찰이 내민 위법근거는 도로교통법상 불법주차.

또한 작년 10월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랜드 박성수 회장, 수십조를 횡령하고 대우차 정리해고사태를 낳게 한 대우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귀국 즉시 구속수사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 귀국하면 체포한다는데 제발로 들어올 사람이 어디 있는가?

늘어만 가는 부당노동행위

올해 들어 부당노동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진정 접수건수는 28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9건에 비해 66.2%가 증가했다.

99년 1년간 처리된 부당노동행위 사건 총 545건 중,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경우는 단 66건으로 12.1%에 불과했으며 작년에도 205건중 16.1%인 33건만을 인정하는데 그쳐 지난 2년간 총 750건중 13.2%인 99건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노동자 때려잡는데는 전광석화처럼 오늘 체포영장 발부, 내일 경찰력 투입의 수순을 밟으면서, 사용주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나라 경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면죄부를 주는 정부, 오늘도 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정권퇴진의 함성은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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