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중앙위원회 결정의 정치적 의미

7월 5일 총파업투쟁을 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민주노총의 제2차 총력투쟁이 지난 6월 22일 제2차 비상중앙위원회를 통하여 결정되었다. 7월 13일 임시대의원대회와 10만 상경투쟁결의 까지 이어진 이 날 중앙위원회의 결의는 그 구체화의 정도여부가 남아있지만 그 자체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로 이 날의 결의는 현 시기 대중투쟁의 정치적 방향으로서의 김대중정권 퇴진투쟁을 대중적으로 분명히 했다.

그동안 김대중 정권퇴진투쟁은 논의단계에서부터 그 현실성의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어 왔지만 투쟁을 조직해 나가면서 이를 극복해 왔으며 이제 노동운동내에서 이 방향은 더욱 분명해졌다. 정치적 방향이 분명해지는 것과 함께 그 대중적 성격도 확장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천’ 즉 ‘조직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대우자동차에 대한 구조조정 공세와 이에 대한 대중적 저항을 계기로 제기되었던 김대중정권퇴진의 구호가 3월 민주노총의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투쟁의 정치적 목표로서 자리잡히고, 4월 10일 대우자동차투쟁을 통하여 정권에 대한 대중적 공분의 강화, 5월 1일 노동절투쟁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선언된 이후 6월 총력투쟁을 경과하면서 이 지점에 도달한 것이다.

둘째로 현 정세와 계급투쟁의 정치적 성격에 대한 인식의 정리와 발전이다.

김대중정권의 강도높은 탄압공세는 준비 안 된 역량으로 과도한 요구를 했거나 임단투에 대한 과잉탄압이 아니라 ‘현 시기 계급투쟁의 정치적 성격’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그것이 시기집중연대파업의 성격을 갖고 있고, 민주노총이 제시했던 6대 요구가 투쟁과정에서 전면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약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 시기 노자대립의 성격이 길게는 최근 3년여의 투쟁, 단기적으로는 대우자동차투쟁, 효성투쟁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것이 전선의 성격을 규정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시기집중 연대파업이기 때문에 그 정치적 성격은 예년과 달랐던 것이다. 이러한 성격에 대한, 나아가 현재의 투쟁동력이 단지 시기집중연대파업으로 제한되지 않고 대중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의 차단이 탄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러한 탄압을 정면 대응키로 결정한 것은 탄압 그 자체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탄압에 대한 대응을 통해서 투쟁의 정치적 성격을 발전시켜 나가는 의미를 ‘객관적’으로 갖고 있다. 즉 상반기의 시기집중 연대파업투쟁, 하반기의 투쟁동력강화를 통한 전면적인 총파업투쟁이라는 6월 투쟁을 앞두고 설정했던 투쟁전망과 속도가 상당히 앞당겨진 것이다.

셋째로 7월 5일 결의된 투쟁의 정치적 성격과 의미이다.

7월 5일 총파업투쟁의 정치적 성격은 정치총파업투쟁이다. 7월 5일 하루를 통해서 ‘신자유주의구조조정분쇄, 노동운동탄압규탄, 김대중정권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국가권력을 그 직접적인 타켓으로 하면서 조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투쟁은 96-97년의 총파업투쟁, 98년 5월 총파업투쟁보다도 그 정치적 성격이 더욱 더 명백한 정치총파업투쟁이다.

임단투 투쟁이 7월 5일 전후로 배치되어 있고, 탄압을 계기로 급속하게 투쟁전선이 강화, 고양되면서 투쟁이 결의되었으며, 또한 그 실질적인 동력에 대한 고민과 염려 등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이 투쟁의 정치적 성격과 의미를 변질시킬 수는 없다. 투쟁의 성과와 이후 정세에 따른 역동성이 존재하겠지만 이 총파업투쟁 그리고 상경투쟁을 통한 대중적 조직화의 과정은 더욱 강도높은 정치총파업의 전단계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일 중앙위원회의 경과와 특징

결과로 나타난 것과는 달리 실제 7월 5일 총파업투쟁 결의 그 자체는 그렇게 열기를 갖지도, 격론을 벌이지도 않은 채 결정되었다. 이 투쟁의 정치적 의미와 강도를 높이고 나아가 투쟁의 정치적, 대중적 성격을 강화한 것은 투쟁을 둘러싼 토론과 상경투쟁제안이었다.

제2차 총력투쟁의 정치적 성격에 대한 중앙위원의 질의 – 임단협 시기집중인가, 정치총파업인가 – 7월 5일 투쟁을 정치총파업으로 규정한 임원진의 답변, 총파업투쟁의 대중적 참여에 대한 고민과 김대중정권퇴진을 내용으로 하는 전조합원 리본달기운동제안 등이 투쟁의 정치적, 대중적 성격을 강화해 나갔다.

결정적으로는 7월 7, 8일 60만 전조합원 총회제안, 최소 10만 상경투쟁의 조직화제안 등의 논의가 정회를 거치면서 13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한 10만 조합원 상경 일정결의가 채택되면서 투쟁결의의 강도와 중앙위원회의 열기는 높아졌다.

이 결의는 7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한 하반기 계획수립이라는 암묵적 일정을 앞당기면서 ‘2차 총력투쟁에 연이은 투쟁조직화’라는 일정의 단축, 투쟁의 정치적 방향의 명료화, 대중적 성격의 강화라는 정치적 효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결정내용과 함께 대중적 결의의 최종적 확인과 집행의 경로와는 달리 긴박하고 역동적인 정세에 맞서서 중앙위원회의 결의로부터, ‘위로부터의 조직화’를 시도하면서 투쟁조직화를 출발했다는 것 또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은 과제들

당일 제출된 민주노총의 회의자료에는 정세인식과 전망을 둘러싼 빈 지점과 취약한 지점이 몇 군데서 발견된다. 탄압중심의 정세인식, 탄압의 성격과 그 의미에 대한 협소함, 자신이 해 왔던 투쟁에 대한 주체적 진단과 전망, 제2차 총력투쟁을 포함한 이후 투쟁의 성격과 전망, 그 발전법칙에 대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진단의 취약함 등등. 이러한 인식과 방향설정의 한계를 제2차 중앙위원회의 결정과 투쟁조직화를 통하여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위로부터의 투쟁선언과 아래로부터의 임단투동력이 수평적으로 결합해 있고 양자의 간극이 깊은 현재의 조건을 극복하면서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해 내고, 그 교란요인을 극복하며 투쟁의 성격과 전망을 제시하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 대중조직과 함께 정치조직이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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