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12일 캐리어사태 진상조사 기자회견 장면.

민변, 캐리어 폭력사태 해결 촉구

“사내하청노조 폭력진압에 회사의 조직적 개입 있었다”

사태근본 원인 불법 파견근로 단절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광주 하남공단 소재 캐리어(주)(사장 토마스 데이비드)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캐리어 노사에 대해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 2일 광주 현지를 찾아 진상조사를 벌인 김도형와 김기덕 변호사는 “지난 5월1일 공장 점거 중이던 하청노동자들 해산과정 등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력사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의 조직적 개입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사건 발생 하루 전날인 4월30일 본사에서 관리직 200여명이 내려와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토마스 데이비드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5월2일까지 공장을 정상화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점거 농성을 해산시키기 위해 회사의 기자재인 지게차가 동원된 점과 사회 통념상 가장 핵심적인 생산 시설 내의 기물을 파괴하면서까지 농성 해산이 이뤄진 것은 회사쪽의 사전 용인 없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어 “경찰도 회사의 구사대와 용역 경비들의 집단적 폭력행사를 수수방관함으로써 사태를 확산시켰으며, 폭력사태로 인해 하청노동자는 7명 구속됐지만 회사쪽 관계자는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아 사용자 봐 주기식 편파수사 관행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또한 지난 4월29일 경찰 연행 이후 발작증세까지 일으키며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한승륙씨(34)에 대한 연행 당시 경찰의 폭력행사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씨의 주장이 일관될 뿐 아니라 한씨를 연행한 경찰기동대 보고차 안에 쇠파이프가 여러 개 있었고, 경찰이 4차례나 한씨 가족을 만나 비공식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던 전후 상황에 비춰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민변은 캐리어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캐리어(주)의 불법적인 파견근로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변호사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한 회사쪽 관계자는 ‘불법인 줄 안다. 그러나 우리만 법을 지키면 손해다’라고 말했다”며 “관행적인 불법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고,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핵심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민변은 캐리어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용기간 2년이 넘은 사내하청노동자 89명에 대한 부당해고 인정과 원직복직 보장 △경찰의 한승륙씨에 대한 폭행사실 시인과 배상 △한승륙씨 폭행 가담자 및 은폐를 기도한 경찰 책임자 처벌 △캐리어노조(정규직)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력 등을 제시했다.

한편 민변 소속 김도형, 김기덕 변호사와 민중연대(주) 정종권 정책기획실장, 파견철폐공대위 정지현 집행위원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광주 현지에서 캐리어노조 이현석 위원장과 캐리어사내하청노조 장권기 위원장 직무대행, (주)캐리어의 정종록 관리팀장, 정재모 인사팀 차장, 김영현 인사팀 과장, 그리고 광산경찰서 강진성 경찰서장, 박준성 수사과장 등 경찰서 관계자 및 한승륙씨 가족인 한승국, 한승민씨와의 면담을 통해 이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현재 캐리어(주)는….

지난 5월21일 광주지방노동청이 캐리어(주)가 사용하고 있는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시정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캐리어(주)는 도급계약 형식으로 사용한 기존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지 않은 채 기존 6개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하고 같은달 28일부로 7개 업체와 새롭게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했다.

캐리어(주)는 “현행 파견법상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도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토록 돼 있다”며 “적법하게 파견업무를 하는 업체들과 3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어 인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불법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6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600여명 가운데 새로운 파견업체로 고용이 승계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캐리어 출신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계약해지된 하청노동자들은 인근의 다른 공장에 취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도형 변호사는 “적어도 캐리어(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태하청 노동자 89명은 파견법 제6조제3항에 의해 캐리어(주)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의 신본을 이미 획득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해고는 명백한 불법해고에 해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98년 파견법 시행 이후 일시적·간헐적 업무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판례조차 없어 현재 캐리어(주)의 파견근로계약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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