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본부’가 노사정위원회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구조조정촉진법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 제출 의무화’ ― 노동기본권 말살

정부와 재계는 주5일근무제 도입 대신 근로기준법 개악, 노동유연화를 위한 비정규직 확산, 구조조정촉진법을 통한 노조무력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주5일근무제 대신 근기법개악 노려

재계는 주휴 월차 생리휴가의 폐지, 할증률 25%로 인하, 변형근로시간제의 6개월 또는 1년 단위 확대를 통한 임금삭감을 그 핵심적인 내용으로 요구하고 있다. 년차휴가의 상한선도 20일로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또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시간 휴일 휴게시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범위를 관리 사무직, 전문직, 연봉제 노동자들까지로 확대하자고 한다. 이 경우 회사 측이 요구하는 업무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워 일해도 계약상의 노동시간만 임금이 지급된다. 즉 장시간 노동이 은폐되고 무급 노동을 강요받게 되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 아닌 비정규직 확산

파견과 용역, 사내하청, 시설관리, 도급노동자들은 파견노동자들로서 정부 통계상으로는 비정규직이 아니다. 파견 근로는 계약을 맺은 업체와 사용업체가 서로 다르며 파견과정에서 중간착취가 이루어진다.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할 경우 사용업체는 고용업체에 대해 계약해지를 함으로써 얼마든지 해고를 할 수 있다. 파견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은 그림의 떡인 것이다. 재계는 파견근로의 금지 대상만 정하고 나머지는 전면 자유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견기간의 제한도 없애고 갱신 연장이 가능하도록 해 광범위하게 파견근로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임시직, 계약직, 일용직 노동자들은 현행 근로기준법상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되어 있다. 고용불안과 자유로운 해고의 위협은 효과적인 노동통제의 수단이 되고 있다. 또 직장을 옮기고 싶어도 임금삭감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계약기간을 채워야 한다. 재계는 계약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2년 초과 고용시 정규직으로의 채용을 거부하고 있다. 명목만 단시간 노동자이지 정규직 노동자들과 똑같이 일하는 파트타이머와 같은 단시간 노동자에 대해 ‘노동시간 초과시 가산임금 지급’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 위반시 처벌 조항마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학습지 교사, 캐디, 보험설계사, 레미콘 노동자 등은 특수 계약직 노동자들이다. 정부는 ‘근로자에 준하는 자’로 임금 해고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만 적용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재계는 아예 부정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이미 행사하고 있는 단체행동권마저 제약하는 것이며, 근로기준법을 완전히 적용받지 못하는 준노동자의 확대를 초래한다. 이미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할한데 이어 노동자와 준노동자로 분리함으로써 또다른 차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촉진법, ‘노조 무력화’

상시적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는 구조조정촉진법은 노동기본권조차도 빼앗아 버린다. 구조조정시 채권은행과 체결하는경영합리화 약정에 반드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것은 노조의 투쟁포기각서로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아예 원천봉쇄하는 제도인 것이다.

재계는 기업의 인수 합병시 고용승계 의무 및 근기법상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 또는 폐지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나 기업 재정의 악화도 정리해고가 가능한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포함할 것을 주장한다. 이 경우 상시적으로 정리해고가 가능하게 된다.

또 인수 합병 분할의 경우 기존 노조는 자동 해산하고 노조를 새로 설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측이 단체협상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노동자 저항 막으려 치밀한 전략

97년 정리해고제와 변형근로시간제가 법제화된 이후 또다시 정부와 재계는 노동법 개악안을 입법하려 하고 있다. 정리해고제의 도입 등은 전체 노동자의 집단적 반발과 투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는 노동자들의 저항을 봉쇄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 하에 노동법 개악이 진행되고 있다.교묘한 여론전과 한번에 통과시키지 않고 부분통과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저항이 폭발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를 분할 대응함으로써 단일한 대오로 결집을 막고 있다.

올해 2월 5년간 유예된 복수노조금지조항이 바로 그 단적인 예이다. 즉 정규직 노동자를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미조직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개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7월에 통과된 모성보호법은 출산휴가 확대와 유·사산 휴가 등을 담고 있는 대신, 여성노동자의 연장·야간·휴일 노동에 대한 보호조항 삭제 및 유해사업장 투입 금지 조항을 완화하는 등 근로기준법 상에서 명시하고 있던 관련 조항을 오히려 후퇴시켰다.

주5일근무제를 형식적으로 도입하는 대신 관련 근로기준법을 개악하려 한다.

다른 한편으로 추진되는 비정규직 대책은 오히려 노동유연화와 비정규직의 대대적인 확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촉진법은 노조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노동기본권마저 말살한다. 노동법 개악은 노동 유연화와 노동자 저항의 무력화가 본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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