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회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폐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한 테마집회 “음란페스티벌”
음란아! 여기여기 모여라!
또엥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대안문화미디어팀 R.exe, fara96@hanmail.net )
역시 음란(?)의 힘은 놀라웠다. 이번 집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음란’한 것이 누군지, 어떤 것인지 알리는 자리였다면 그 모인 사람들의 숫자로 봐서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집회장 주위를 빙빙 둘러싸고 집회를 구경하는(참석이라는 말보다는 구경이라는 단어가 적절한 듯하다) 사람들은 그 동안에 열린 테마집회에서 찾아 볼 수 없었음이 분명하니 말이다(물론, 이번 집회를 제외하고는 테마집회에 한번 정도밖에 참석을 못했지만 이번 행사처럼 거리의 사람들 시선을 많이 모은 적은 없었음을 확신한다).
지난 9월 28일 오후 4시,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이 2주에 한번 씩 개최하고 있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폐지와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한 네 번째 테마집회가 인사동 남인사 공연장에서 열렸다(사실 집회 신고는 공연장 옆 서울은행 빌딩 앞으로 되어 있었지만, 주관단체 실무자들의 노련한(?) 행사진행 능력으로 시민들 눈에 잘 띄는 공연장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이날 집회는 훌륭한 미술교사를 나체교사로, 동성애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퇴폐 2등급으로, 자퇴생들 모임을 불량서클로 몰아세우고, 협박하는 정통윤의 진짜 ‘음란함’의 실체를 벗기는 장이었다.
민주노동당 문성준씨의 ‘널 만난 다음부터 되는 게 하나도 없어’을 제목으로 한 연대발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집회가 시작됐다. 문성준씨는 이 발언에서 “정통윤이 내세우는 ‘불온통신단속’이라는 말 자체가 불온하다”며 정통윤의 존립근거를 부정하고 정통윤의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또 인터넷 신문 대자보 사회부 기자 김주영씨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정통윤의 음란성을 노골적으로 밝히는 연대발언을 했다.
이날 모여든 기자들의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김인규 교사다. 김인규 교사는 음란 페스티벌 소식을 듣고 직접 참여하시겠다며, 최근 재판 때문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멀리 충북에서 몸소 음란(?)작품들을 가지고 오셨다. 김인규 음란전은 음란페스티벌을 더욱 음란(?)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김인규 교사는 하얀 나무판에 검은 글씨로 ‘나체교사 김인규’라고 적힌 작품을 직접 들어 보이면서 “예술작품의 일환으로 나체 사진을 올린 교사 김인규”를 “나체교사 김인규”로 왜곡 보도한 일부 언론들의 음란한 행각들을 비판했고, 음란물이라는 글자가 적힌 자장면 그릇에 물을 담은 작품 <음란물>을 통해 음란물이라는 규정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도 보여줬다.
음란페스티벌의 절정판은 단연 “야시시 퍼포먼스”였다. ‘너희가 음란(淫亂)을 아느냐’라는 제목의 이 퍼포먼스는 지난 지구의 날 행사에서 정보통신부의 검열과 억압의 행태들 고발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외롭고 웃긴팀’의 지경씨와 최근 인천노동문화제에서 <노란선 넘어>라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던 드라마 고씨가 연출한 것으로 이번 테마집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게 한 주범이기도 했다.
이외에 이번 페스티벌에는 참가자 스스로가 각자 가장 음란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나씩 가지고 와 전시하는 음란물EXPO도 열렸는데, 아랫도리를 입지 않은 인형, 조선일보 등이 전시됐으며,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 대표는 스스로 퇴폐2등급이라며 ‘직접 자신의 몸을 전시할 것’이라며 동성애자들을 퇴폐2등급으로 규정한 정통윤의 진짜 퇴폐적인 규정을 비꼬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날 행사는 애초 테마집회의 취지에 잘 맞춰진, 단순히 피켓팅하는 것과 연대발언 하는 것으로 그치는 집회가 아닌 스토리와 주제가 있는 집회라는 초점에 아주 충실한 자리였다. 물론 “정통윤 폐지, 표현의 자유 수호”라는 메시지도 잘 전달됐다. 아마 퍼포먼스, 미술작품 전시 등이라는 문화예술이라는 큰 힘을 빌린 덕을 톡톡히 본 듯하다.
얼마 전 정통윤은 인터넷내용등급서비스 사이트를 개통했다. 정통윤은 음란한 그들의 실체는 감춘 채 ‘안전한 인터넷 항해를 위하여’라는 안전한(?) 탈을 쓰고 인터넷 마당을 오히려 어지럽히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진짜 음란한 정통윤이 폐지될 그 날을 위해 테마집회는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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