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안윤길

바라는 꿈 하나있네

내 노동 내 싸움이 끝나면

나 돌아갈 곳

한적한 시골에

논밭 갈고 남새 가꾸며

늙으신 어무이 모시고

함께 늙어 가는 꿈

꿈만 꾸면 자꾸만 눈가에

물안개 피어오르는

아득한 그리움이네

어나 백 날을 꿈 꿔도

꿈은 꿈일 뿐

그런 세상 없다네

없다네

오랜 파쇼의 하늘아래

만신창이 된 시골엔

죽을 날만 기다리는

쭈구렁 할마씨 영감탱이들

개망초 흐드러진 묵정밭

자본의 농약냄새에 찌든

기업이 된 농촌뿐이라네

이젠 헛된 꿈

다신 꾸지 않으리

기왕에 노동자 되었으니

여기서 끝장을 봐야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그렇게 세월 흘러

다행히 다행히도

내 싸움이 승리로 끝나

자연의 순리가 나를

시골로 이끈다면

그렇게 이끈다면…

아아

한적한 시골이여!

해방된 세상이여!

200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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