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민중의 권리 방어를 위한 아시아회의
방글라데시 다카, 1998년 5월 26-27일
노동자의 권리와 조직에 대한 공격 반대, 아시아 국가에 대한 제국주의적 착취
반대, 제국주의의 이해에 따른 국가의 해체 반대, 다자간투자협정(MAI)/민영화/
탈규제 반대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5월 26일-27일, 방글라데시 다카(Dacca)에서
아시아회의가 개최되었다. 방글라데시 전국노동자연맹(Bangladesh Jaityo
Federation)에서 제기하여, 태국, 홍콩, 스리랑카, 인도 등 많은 아시아 국가
노동조합 및 민중운동 단체들이 참여하였다. 그동안 아태경제협력체(APEC), 아
시아유럽정상회담(ASEM) 등 각국 정부 수반의 정상회담에 대항한 ‘민중들의 정
상회담’의 형식으로 아시아 민중들간의 연대와 교류가 진행되어 왔는데, 이번
아시아회의는 IMF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공세를 집중적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
에서 ‘IMF에 맞선 아시아민중들의 대응전략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
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회의가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세가지이
다. 하나는 다자간투자협정(MAI)이며 다음으로 자본의 무제한적 이윤추구를 최
소한이나마 제한할 수 있는 노동자, 민중들의 기본적인 권리 보호이다. 마지막
으로는 국가를 넘어선 연대의 실현을 위한 조직의 건설이다.
결사의 자유, 단체협상의 권리, 파업권 등을 보장할 것과 청년 및 여성차별 금
지, 이주노동자 차별 금지 등을 주장한다. 특히 외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
을 표명하고 있다. “민중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병원과 학교가 부족함에도, 채무
국가들의 거대한 부는 외채상환에 쓰여진다. (그러나) 그 빚은 우리들 민중의
빚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의 폐기를 요구한다.” 또한 아시아회의는 특별경제지
역, 자유무역지대, 수출자유지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동권 탄압에 대해 주
목한다. 그래서 아시아회의에서는 “자유무역지역에 반대하는 (아시아)대륙행동
의 날을 조직”하기로 결의했다. 다자간투자협정(MAI),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등과 같은 자본의 이해만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협정의 폐지를 또한 요구
한다. 여기에 아시아회의는 정보교류와 범아시아연대조직의 건설을 위해 ‘아시
아 노동자 소식'(Asian Workers Bulletin)이라는 회보를 발행한다.
이 회의가 앞으로 아시아 각국 민중들의 반신자유주의, 반IMF 투쟁을 상호 조정
하는 실천적인 네트워크로 기능할지 아니면 단지 회의와 토론만이 진행되는 형
식적인 기구로 전락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또한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연락위원회(International Liaison Committee)라는 조직
과 긴밀한 연관 속에서 향후 활동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칫 범아시아
조직 건설 그 자체로 매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위에서 살펴보
았듯이, 아시아민중들의 공동요구에 기반한 공동투쟁을 조정해내고, 아시아 민
중행동의 날과 같은 직접행동을 조직하는 실천적인 모습 속에서 아시아회의가
아시아 민중들의 진정한 투쟁네트워크로 발전될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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