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주둔군 협정

인터프레스서비스(InterPress Service), 8/4

필리핀이 미군을 축출하기로 결정한지 7년이 지나, 멀어졌던 마닐라와 워싱턴

간의 동맹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최근 몇주동안 필리핀 대통령 죠지프 에스트

라다는 상원으로부터 합동군사훈련을 위한 미군병력의 필리핀 입국을 허용하는

내용의 협정비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둔군협정(Visiting Forces

Agreement, VFA)은 미국과 많은 다른 나라들과 맺고 있는 협정으로 피델 라모스

행정부가 올 초에 서명한 바 있다.

협정비준기구인 필리핀 상원은 여전히 이 협정을 따르지 않고 있는데, 그 이

유는 정치가들의 분열과 과거의 불평등한 관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

둔군협정을 염려하는 활동가들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은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

으로 1991년 마닐라 북부의 클라크와 수빅기지의 존속을 반대했던 에스트라다

정부 하에서 다시 미군과의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 미군은 1992년 피나투보

(Pinatubo)산의 화산폭발로 기지가 화산회로 덮인 직후 클라크미항공기지를 폐

쇄하고, 곧 수빅만 해군기지 역시 철수시켰다.

누구도 미국과 필리핀의 새로운 안보협정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에스트

라다 대통령이 미국무부 장관 올브라이트와 국방부장관 윌리엄 코헨의 방문시

주둔군협정에 대한 찬성의사를 보인 이후 더욱 그렇다. “저는 1991년 필리핀의

주권을 위해 일어섰습니다. 현재 저는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오늘날 필리핀의

안보를 옹호할 도덕적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이 협정에 찬성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우리나라 국민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에

스트라다가 소속된 당은 상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협정은 상원에서

2/3이상의 표를 얻어야만 한다. 그러나 상원의장 마르셀로 페르난(Marcelo

Fernan)은 의회에서 주둔군협정에 관한 논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둔군협정 문제는 주권침해에 저항해서 싸우다가 미군기지가 철수한 이후 소

강상태에 있던 많은 단체들의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이 협정은 모호하고, 한

쪽만의 이해를 대변하며, 불평등하고 필리핀에 가장 부담스러운 협정이다. 이

협정은 주권국가인 필리핀의 권리를 훼손시킬 것이다”라고 필리핀데일리인콰이

어러(Philippine Daily Inquirer)지의 사설은 논평하고 있다.

카톨릭 주교들은 주둔군협정 반대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 2백만명의 서명을 받

았다. 필리핀카톨릭주교협회의 대변인 헤르난도 코로넬(Hernando Coronel)은

“우리는 대통령이 주둔군협정을 반대하는 민중들의 외침에 주의를 기울이길 바

라며, 카톨릭주교들은 이 협정이 주인과 노예 사이에서 한쪽 편만을 위한 협정

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신애국동맹(Bayan)은 에스트라다와 코헨의 만남을 필리핀에 대한 “완벽한 배

신”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논쟁은 공공연하게 드러나며 이는 1세기 전에 스

페인이 미국에게 식민통치권을 넘겨주었던 군사협정에 대한 회의주의가 널리 퍼

져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35년 필리핀이 공화국이 되고 45년 미국

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항공기지와 해군기지를 필리핀에 두고 있었다.

필리핀-미국 군사기지협정의 어떤 조항들은 반정부 비판가들과 좌익활동가들

의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민감한 부분이며 필리핀공산주의혁명군의 무력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불평등 조항들 중에는 미군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손쉽게 필리핀

법정의 판결을 벗어날 수 있으며 용의자들이 도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도

있다. 현재 이와 같은 우려가 주둔군협정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퍼지

고 있다.

또 다른 비판가들은 핵을 운반하는 항공기나 군함이 필리핀 영토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에스트라다는 올브라이트에게 어떠한 핵무기도 필

리핀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면서 헌법이 핵무기의 반입이나 운송을 금지하고

있음을 인용했다.

필리핀과 미국의 관료들은 미국이 영구히 기지를 주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

지 훈련을 목적으로 필리핀에 머무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곳

에 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필리핀과관계를 확대하려는 것이다”라

고 코헨은 말했다. 그는

또한 에스트라다와 국방부장관 올란도 메르카도에게 그들이 지난 7∼8년간 맺

고 있었던 관계보다 좀 더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며 주둔군협정을 맺음으

로써 미국이 군사훈련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며 군을 현대화하고 필리핀 군인들

이 더욱 훌륭한 기술로 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이유들과 주둔군협정이 이 지역에서 워싱턴의 안보능력을 과시하고 아

시아의 안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필리핀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둔군협정은 에스트라다 정부에게는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것이다.

미군기지가 철수한 이후 몇 년동안 미국은 연1회 필리핀과 함께 하던 군사훈

련을 중지했다. 그리고 미군들에 의한 교육, 군지원자금이 끊겼고 좀 더 싸게

군장비들을 구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막혔다. 경제침체로 인해 군병력의 중대한

현대화 프로그램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단지 한

달안에 이것들을 수중에 장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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