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어두운 노동현실을 비판했던 노동시인 박노해(42 본명 박기평)씨가 19일 노동부 직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과천 노동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노동부 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여분 동안 `사람, 생태, 인간에 관한 시낭송회’를 가졌다.

박씨가 자신을 한때 `암적 존재’로 규정했던 노동부에서 특강을 한 것은 비판적 노동이론가로부터 노동행정의 현주소를 살펴보자는 이기호 장관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날 강연에서 박씨는 노동운동과 감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삶의 가치와 사랑, 성공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낭독과 함께 담담하게 소개했을 뿐 노동행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가급적 삼갔다.

박씨는 “일부에서 아직도 `빨갱이’로 보는 나를 초청해 주어 고맙다”면서 “노동자의 지위가 향상되고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가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만큼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를 한 적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박씨는 또 구한말을 예로 들면서 “내부든 외부든 항상 변화가 있다”고 전제하고 “내부의 개혁속도가 바깥의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우리는 먹히고 만다”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를 강조했다.

박씨는 “그동안 과거 노동부는 `노동운동 탄압지원부’였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노동부가 진정한 `노동운동 육성지원부’로 변화해야만 서로 손을 잡고 지혜를 나누면서 오늘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부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특히 “책임을 질 줄 알아야만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서 “재벌은 나라를 망쳐놓고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내가 있어서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행복해진다면 나는 성공한 것’ `내가 단 한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라는 자신의 시를 낭독하는 것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노동자에 대한 사랑을 거듭 당부했다.

강연 도중 간간이 박수를 친 노동부 직원들은 “좋은 얘기를 많이 하더라”며 대체로 `유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씨는 지난 89년 사노맹(남한사회주의 노동자연맹) 결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주교도소에서 7년 6개월간 복역하다 지난 8월 건국 50주년 기념특사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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