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식품 안전규제와 윤리적 검토가 시급하다는 ‘시민 합의 보고서’가 나왔다.
‘유전자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를 주제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지난 16일 숭실대 사회봉사관 백마당에서 연 합의회의에서 14명의 시민패널은 보고서를 내어 “‘유전자조작 식품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려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안전성을 확보한 뒤에 상품화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시민패널은 또 “전문가들이 과학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풍조를 버리고, ‘안전성 검증’ 등 사회구성원의 의견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안전규제의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정보공개·표시제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 보장 △관리 책임과 신뢰성을 위해 전담기구 일원화 △실험에 대한 규제지침 강화 △안전성 평가를 위한 지원 확대 등이 거론됐다.
시민패널은 또 “유전자조작 식품의 경제적 효용성과 별도로 윤리적 측면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이 윤리적 문제를 지나치게 고려하는 것은 자연과학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보고서는 유전자조작식품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도 언급하고 있다.
선진국 다국적기업이 유전자조작 식품 개발·유통을 주도하는 현실에서 선·후진국의 대립·종속관계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 시민패널은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유전자변형 농수산물 표시제’도 표기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음”을 지적하며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수출국이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회의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두 차례 예비모임과 이틀간의 본회의(11월 14·15일), 기자회견으로 이뤄졌다. 공개모집한 시민패널이 주제에 대해 전문가패널의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진 뒤 자체 토론을 거쳐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패널은 기자회견서 “덴마크 등 선진국이 합의회의 결과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듯 우리 정부가 보고서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며, 이번 합의회의가 유전자조작 식품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며 한다”고 밝혔다.
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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