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지금 살아 있다면 컴퓨터로 작곡하지 않을까. 컴퓨터는 이제 음악 창작과 표현의 당당한 매체다. 컴퓨터음악이 처음 등장한 것은 50년대 말. 70년대는 음향합성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80년대 들어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과 미디(음높이, 강약, 악상기호 등 각종 음악정보를 0과 1의 디지털신호로 바꿔 컴퓨터가 알아 듣고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약속체계)의 개발로 컴퓨터음악은 일반화했다.

한국전자음악협회(회장 이돈응)가 제5회 서울컴퓨터음악제를 연다. 12월3~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료관, 서예관에서 7가지 음악회를 열어 첨단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별천지를 소개한다(표 참조). 인터넷으로 전세계에서 공모한 작품과 9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컴퓨터음악제 발표작, 이돈응 황성호 심진섭씨등 한국작곡가 작품이 연주된다. 테이프음악, 현장에서 기기를 조작하며 리얼타임으로 전달하는 생음악, 컴퓨터와 무용·영상의 만남등 다채로운 형태의 최신 컴퓨터음악과 멀티미디어예술을 만날 수 있다.

컴퓨터의 음악적 역할은 다양하다. 각종 전자악기를 제어하고 소리를 편집·변형하며 사람의 몸짓을 센서로 감지,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음악의 흐름에 따라 영상데이터를 즉석에서 편집해 내보낸다. 사람의 목소리부터 각종 악기와 자연의 소리를 흉내내거나 예전에 불가능했던 상상을 초월한 음향을 빚어낸다. 컴퓨터음악의 매력은 그런 무한한 가능성에 있다.

전통적인 악기음에 친숙한 귀는 컴퓨터와 기계음에 거부감을 갖는다. 그게 타당한 것일까. 작곡가 이돈응씨의 말을 들어보자. 『컴퓨터는 차갑고 비인간적이지만 사람이 다루기에 따라 달라진다. 피아노를 보라. 피아노는 사실 복잡한 기계적 메카니즘의 악기다. 그러나 인간이 이를 예술적으로 승화해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기계라고 생각지 않는 것이다』

서울컴퓨터음악제는 미래 세계문화의 한 축이 될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컴퓨터음악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전자음악협회는 2002년 국제컴퓨터음악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02)290-1709

제5회 서울컴퓨터음악제 일정

12월3일 미주·오세아니아의 테이프음악·비디오작품

오후3시 예술의전당 자료관

라이브 콘서트 Ⅰ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4일 유럽의 테이프음악

오후3시 예술의전당 자료관

라이브 콘서트 Ⅱ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5일 한국의 테이프음악·비디오작품

오후3시 예술의전당 자료관

라이브 콘서트 Ⅲ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서예관

6일 라이브 콘서트 Ⅳ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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