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왜 이러나.

문화관광부가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 소속 문화기반 시설의 운영관리실태 평가를 하면서 문화부 소속기관은 평가대상에서 제외해 빈축을 사고있다. 또 전국 영화관·공연장 등을 단일전산망으로 묶어 입장권을 예매한다는 「입장권 통합 전산망 시스템」사업을 확정하면서도 당초 취지에서 크게 후퇴한 방안을 내놓아 문화예술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 9일 공공도서관·박물관·미술관·문예회관·문화의 집등 전국 587개 문화기반시설의 운영에 대한 평가결과 광주 북구청이 최고의점수로 종합대상을 차지했다는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대비, 지자체간·문화기반시설간 선의의 경쟁을통한 운영의 효율성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문화부문에도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해 자발적인 개혁과 발전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기획한 평가작업이다.

또 단순히 시설확충에 중점을 두던 종래의 문화정책을 프로그램·전문인력 등 소프트웨어 측면으로 확대시킴으로써 「국민의 정부」들어 변화된 문화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도 포함됐다. 문화부는 『문화정책 사상 최초로 실시한 문화시설 운영 평가로 문화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의미한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시설에 대한 시상과 각종 인센티브 부여, 국고보조금의 차등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부는 지난 8월 준비작업을 거쳐 11월말까지 약 4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평가작업을 벌이면서도 문화부 소속기관인 국립박물관 10곳과 국립중앙도서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은 평가대상에서 아예 빼버렸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먼저 자기 살을 깎는 아픔을 겪어야 할 문화부가 남의 살 깎기에 나선 꼴』이라며 『지자체 문화시설의 평가에 앞서 먼저국립 문화시설에 대한 운영실태 평가를 통해 효율성 증대와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발표하는 등 모범을 보였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립 문화기반시설 또한 건물 등 하드웨어는 물론 학예직 등 운영인력, 소장품 보존관리와 전시체계, 홍보 및 마케팅, 조사연구 등 소프트웨어에 상당한 문제점이 도출돼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작업은또 좋은 기획의도와 문화부의 노력에도 불구, 재정자립도나 인구 등 문화적기반의 구조적인 면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문화시설의 서열화나 우열화를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문화부는 지난 8일엔 전국의 모든 문화·체육 공연장의 예매망을 통합해 관람객이 손쉽게 관람권을 구할 수 있도록 한다며 야심차게 추진해온 「입장권 통합 전산망 시스템」사업을 「현장매표소 통합 전산망」이란 이름으로 축소변경해 사업자를 확정발표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각 공연장의 현장매표소 전산망만을 일원화하고, 전체 공연 입장권의 약 70%를 차지하는 영화관 입장권을 사업대상에서 제외하는가 하면 전국 약 60개에 불과한 국·공영 문화시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용두사미」꼴의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문화부는 지난해 2월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시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이 사업을 넘겨받은 후 기술심사 등을 통해 입찰업체 3사중 기술력이 가장 우수한 업체를 선정하고서도 업계·정치계·언론사의 압력에 시달리자 선정발표를 하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행정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 명확한 평가기준과 심사 결과를 투명하게 제시, 떳떳하게 일을 추진하지 못한「행정력 부재」』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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