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합의 소집한 임시국회에 대해 `방탄국회’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슬 퍼렇게 시작했던 새 정부의 정치인 사정도 결국 `졸속’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에 구속된 현역 의원은 기아 비리로 구속된 이신행 의원(한나라당) 한사람 뿐이다. 또 구속됐던 김우석 전 내무부장관 등 원외 정치인들은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서상목 의원(한나라당) 등 여야 의원 5명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서 의원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28일이 만기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의 정치권 분위기로 미루어 법원의 체포동의안 재청구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치인 사정이 용두사미로 끝날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여야의 `방탄국회’ 소집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나라당이 비리 의원 보호를 위해 임시국회 소집문제를 거론했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종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내세워 이를 추진함으로써 정기국회 직후 비리 정치인 처리를 준비해오던 검찰이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여당은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회기가 끝나기 전에 매듭짓겠다”는 원칙론만 표명하고 있을 뿐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의안을 처리하자니 표결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고,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두자니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를 낳게 한 일차적 책임은 이미 여러차례 방탄국회를 소집한 데 이어 이번에도 이회창 총재까지 나서 당 소속 비리 의원들에게 `보호’를 약속하며 임시국회를 거론한 한나라당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두 여당 역시 너무 쉽게 임시국회 소집을 받아들여 소속 의원 구속이나 추가 사정설 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인 사정이 졸속으로 마무리되면 정치개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점에서 그동안 `표적사정’ 논란을 불러온 사정 관련 핵심인사들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사정 관련 지도부와 검찰 수뇌부는 “청구와 경성사건 모두 야당과 언론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들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주로 대통령의 눈밖에 난 인사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표적사정’ 시비에 휘말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한편 `방탄국회’ 시비와 관련해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의원 체포동의안 48시간 이내 표결 의무화’ 등 제도적인 보완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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