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평화유지의 명분으로 자행되는 범죄적 전쟁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을 규탄한다!
미국대통령 클린턴은 12월 17일 새벽 미국과 영국군이 이라크전역의 군사시설을 목표로 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습을 가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현지시각 새벽 1시 페르시아만에 주둔한 전함과 출격 공군기에 의해 4차에 걸친 공
습이 가해졌고, 약 300기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이 이른바 “이라크의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생산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하여” 이라크 전역의 군사시설을 목표로 퍼부어졌다. CNN의 보도에 의하면, 바그다드 공습으로 최소한 5명 이상이 사망
했고 30여명이 부상당했다.
미국측은 이라크가 UN 무기사찰단의 무제한적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고 UN 무기사찰단을 무장해제시켰는다는 것을 명분으로 무차별적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이라크의 무기사찰단 재입국수용과 국제적 압력에 직면하여 클린턴 정부는 명분없는 이라크공습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이 있다. 그리고 1991년 걸프전쟁으로 인한 거의 모든 이라크 군시설에 대한 파괴, 그 이후 유엔 무기사찰단에 의한 9,000회 이상의 사찰의 결과를 볼 때, 이라크가 이웃 나라에 심각한 군사적 위협을 가한다는 미국측의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은 지난 1991년 걸프전쟁 이래로 년간 500억달러를 투입하면서 페르시아만 일대에 70대의 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포함하여 15척의 전함과 97대의 전투기, 1만2천명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이라크는 경제적으로 파산상태이다. 유엔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 8년간의 경제제재로 160만명 이상의 목숨을 잃었으며, 기본적인 식량과 의약품의 공급은 물론, 공업생산의 기반도 완전히 붕괴된 상태이다. 결정적으로 거의
유일한 수입원인 석유를 팔지 못함으로써, 이라크 경제는 마비상태에 있고 이라크 민중들은 질식 상태에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미국의 군사행동은 어떠한 명분도 어떤 근거도 없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그러면 왜 미국과 영국은 이와 같이 무리한 군사행동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는가? 먼저,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중동의 석유자원
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거대석유독점자본의 배타적 지배권 유지이며, 사담 후세인 정권 자체가 그들의 독점적 이익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바닥을 치던 국제유가의 급등은 이라크 공습의 적지않은 부산물이다. 그와 더불어, 냉전체제의 종식이후 일정한 저강도전쟁 수행을 위한 전쟁지역을 필요로 하는 미국의 거대 군수자본의 이익도 작용하고 있다. 평화는 그들에게 최악의 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공습의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미국의 국내정세적 위기, 즉 르윈스키 스캔들로 인한 탄핵국면을 이라크 공습으로 돌파하려는 백악관과 클린턴의 비열한 술수이다. 일단 클린턴은 이라크공습에 수십억 달러의 미사
일을 퍼부음으로써, 대통령탄핵을 위한 하원 본회의 표결을 연기시킬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특히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이른바 미국 중심의 세계체제하에서, 미국이 얼마나 사소한 이유로도, 아니 거의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제3세계 민중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력과 살상을 가할 수 있는지를 지난 9월의 수단 공습과 더불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새로운 진보세력으로 자임하고 있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가 이번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영국의 노동당과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제3의 길이 얼마나 허구적이며 반노동자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 정권 또한 이번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반민중적이고 친제국주의적인 자신의 본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공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의 무분별한 제국주의적 폭력과 만행에 대한 국제적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인도적 차원에서 이라크 민중의 기본적 생존과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제3세계 민중의 단결과 투쟁만이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인류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1998년 12월 17일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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