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 없는 나라.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나 갈 수 있는 나라. 세계의 청소년들이 세계 최초의 ‘가상 공화국’을 세웠다. 이름하여 ‘나라(Nation) 1.0’(www.nation1.net).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미디어랩이 마련한 ‘청소년 정상회의’(Junior Summit)의 결실이다.

11월21일 끝난 회의에는 미국은 물론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우간다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 100여명과 인터넷을 통해 참가한 139개국 2900여 젊은이들이 정보기술과 세계 정책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회의에서 집약된 ‘나라 1.0’의 주요 의제는 네가지다. △세계 청소년들의 평등한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는 ‘청소년 세계 은행’ 설립 △청소년 권리장전 제정 △청소년 관련 현안에 초점을 맞춘 청소년 언론사 설립 △정보기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자문팀’ 발족.

사이버 국가의 아이디어는 컴퓨터 게임으로 유명한 세가 엔터테인먼트사의 이사오 오카와 회장의 머리에서 먼저 나왔다. MIT가 계획중인 ‘어린이 센터’ 설립에 2700만달러를 쾌척한 오카와 회장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미래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다른 대기업들도 가상 공화국에 흥미를 보였다. 시티그룹 레고그룹 스워치 같은 회사들은 청소년 정상회의에 각각 3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코닥 IBM 나이키 등도 미래의 ‘디지털 세대’들에게 다양한 장비와 제품을 기증했다. 각국 청소년들의 언어소통은 영어를 5개 국어로 번역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미디어랩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소장은 ‘나라1.0’에 대해 “디지털 시대의 주역들이 직접 만드는 ‘인터넷의 UN’”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1.0’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가상 공화국은 세계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 ‘2.0’ ‘3.0’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김 상 현 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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