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을 계기로 미·영 주축의 국제외교 주도권 행사에 대한 주요국들의 반발과 도전이 구체화하고 있다.
군사협력조약 연장을 위해 인도를 공식방문 중인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는 21일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 인도 3자간의 `전략적 삼각관계’ 형성을 제안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유엔 안보리 절차를 무시한 이라크 공습 등 미·영 중심의 독단외교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프리마코프 총리는 기자들에게 “러시아 인도 중국은 각각 지역적 중요성 때문에 강한 삼각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지역 뿐아니라 세계질서도 더욱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 동반관계’를 맺고 있으며, 러시아와 인도는 군사부문에서 긴밀한 협력을 하는 등 `강한 전통적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불화관계에 있는 중국과 인도는 5월 인도의 핵실험으로 관계가 더욱 악화된 상태다.
프리마코프 총리의 비공식 제안에 대해 인도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는 삼각관계에 대한 직접적 언급없이 “러시아와의 유대는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된 것이고 중국과는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구체적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미·영의 이라크 공습은 그동안 모호한 태도를 보이던 독일이 공습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입장으로 돌아서는 등 유럽국가들의 독자적 대응을 낳고 있다. 프랑스를 방문중인 루돌프 샤핑 독일 국방장관은 21일 알렝 리샤르 프랑스 국방장관과 회담을 연 뒤 이라크 공습에 대해 “우리 둘은 이라크 공습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이라크 정책에 대한 두나라의 일치된 입장을 강조했다. 리샤르 장관은 공습에 대한 영국과의 의견차이에도 유럽국가들이 몇개월안에 이라크 위기에 대처하는 공통입장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3국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과 이라크 관계의 재정립을 촉구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이날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이 리처드 버틀러 유엔무기사찰단 단장의 해임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대 이라크 제재조처의 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프랑스쪽과 새로운 대 이라크 무기통제체제 확립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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