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구할 것인가? 정부의 [햇볕론]에 따라 남북한 관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연구 방법론을 둘러싸고 학계에 불꽃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쟁점은 북한은 북한이 설정-추구하는 이념에 비추어 분석할 때 올바로 이해할수 있다는 [내재적 접근]에 대한 견해 차이. [내재적 접근]은 80년대 후반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가 이전의 북한 연구를 [냉전적 접근]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제시한 이래 북한연구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최근 경남대 북한대학원이 창간한 [현대북한연구] 제1호는 [북한 연구 방법론의 재검토]라는 기획 아래 서로 입장을 달리하는 서강대 강정인 교수, 삼성경제연구소 김연철박사, 외교안보연구원 서동만 교수의 글을 실었다.
지난 93년 북한 연구자들의 [내재적 접근] 경향을 비판하는 논문을 잇달아 발표했던 강정인교수는 그 이후의 논의 진전을 포함해 다시 한번 포문을 열었다. 강 교수는 먼저 송두율 교수에 대한 비판으로 글을 시작한다. 송교수는 [내재적=경험적], [외재적=선험적]으로 구분하면서 내재적 접근만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강교수는 전체주의론, 산업사회론 등 외재적 접근도 얼마든지 경험적이고 학문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이어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에 따라 설명하거나 비판해야 한다는 강정구 동국대교수의 주장을 반박한다. 내재적-외재적 구분을 단순히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돌려버리면 북한 현실의 중층적 구조를 무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강정인 교수는 내재적 접근이 결과적으로 북한을 미화, 옹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북한사회 실상과 사회주의권의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연철 박사는 {강 교수의 주장은 문제설정을 잘못한 불필요한 동어반복이며 북한 전문 연구자들의 암묵적 동의를 역행하는 퇴행적인 것}이라고 공격했다. 김 박사는 반냉전적 북한 연구가 구부러진 막대기를 펴는 과정에서 또 다른 편향을 보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재적=경험적]이란 규정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이해가 진전됐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경험적 접근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연구방법론인데 이는 주제와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내재적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북한을 지지하고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런 양쪽의 입장 차이에 대해 서동만 교수는 중간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서 교수는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이 북한 옹호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비친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방법론의 문제라기 보다 자료가 부족하고 그나마 자유롭게 이용할수 없었던 연구 여건의 한계에서 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교수는 이어 {강정인 교수가 외재적 접근과 내재적 접근의 공존 가능성을 지적한 것은 적절했지만 절충적 형태보다는 북한의 변화 방향에 대한 총체적 전망에 입각한 연구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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