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강령이나 원칙은 이미 세워져 있다. 하지만 이를 법으로 금지한 곳은 많지 않다. 해당 업계와 과학계의 반발 때문이다.

복제양 돌리 탄생으로 인간복제에 대한 논란을 끌어낸 영국은 치료 목적의 인체 유전자 복제를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인체유전학자문위원회(HGAC)와 인간수정·발생

학기구(HFEA)는 지난 12월 8일 정부에 제출한 공동보고서에서 유전자 복제를 통한 인간의 재창조는 엄격히 금지해야 하지만 장기 이식 등 질병 치료 목적의 유전자 복제는 허용해

야 한다고 건의했다. 두 기구는 지난 1월 정부측으로부터 인체 유전자 복제의 윤리성에 관한 자문 요청을 받고 광범위한 조사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영국 보건부는 이 건의를 검토한 후 내년 초 인체 유전자 복제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지만 이번 건의가 사실상 인체 유전자 복제 승인의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공화당이 제출한 ‘인간복제 영구 금지법안’을 상원이 부결시켰다. 미국에서 인간 복제는 안되지만 실험실 차원의 연구까지 차단하면 의학과 과학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소극적 금지론’이 우세함을 보여준 것이다. 민주당은 이 날 상정이 부결된 법안과 별도로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체세포 조작 자체는 인정하되 이를 모체의 자궁에 이식하는 것은 앞으로 10년 간 유예한다는 것으로 현재 이를 놓고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미 의회는 지난 96년 보건지출법안에 인간복제와 관련된 연구에 대한 잠정적인 금지 규정을 포함시켰으나 97년 9월말 시효가 만료됐다.

하지만 의학적 연구에 관한 행정관할권을 갖고 있는 미 식품의약국(FDA)은 인간복제 금지법안과 관계 없이 복제술 연구 신청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캘리포니아주와 미

시간주는 이미 인간복제를 주법으로 금지했으며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인간 복제와 이해 관계가 없는 기구나 단체들은 인간 복제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는 12월 2일 인류를 보존하고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유

전공학과 복제에 대한 세계윤리규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86개 회원국 대표들은 또 최근 유전공학 분야에서 이룬 과학적 업적의 오용 및 남용 가능성에 대처할 국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네스코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인간의 유전자 정보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의학·생명공학 등 과학 분야에 도덕적·윤리적 한계를 명시한 ‘인간게놈(유전 정보)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선언'(게놈선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유럽 국가들도 지난해 2월 복제 인간의 탄생을 이론적으로 가능케 하는 유전자 복제기술과 관련, 미래의 인간을 변화시킬 어떠한 유전자 실험도 엄격히 금지하는 ‘생물윤리강령’을 마

련해 복제를 원천 금지했다.

로마 교황청은 인간과 동물의 복제를 하느님의 생물창조론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황청 신학자인 지노 콘세티는 지난해 2월 “유전자 조작 등의 실험으로 인간을

만드는 것은 신의 창조론에 배치될 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결혼의 숭고함을 파괴하는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간은 실험이 아닌 인간적인 방법으로 태어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모든 국가는 인간의 기본권을 해치는 인간 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서둘러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우규〈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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