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아프리카 앙골라 내전을 비롯해 코소보, 시에라리온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3일 새해 첫 미사에서 분쟁지역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유혈사태 당사자들이 책임지고 항구적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국방정보센터]와 미중앙정보국(CIA)은 세계 20여곳을 분쟁지역으로 꼽고 있다.

지역 분쟁의 양상은 크게 몇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민족 또는 종족에 기반을 둔 분쟁이다. 아프리카 분쟁의 경우 상당수가 이에 속한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서구 열강이 [제멋대로 그려넣은 지도] 때문에, 한 종족이 여러나라에 분산됐는가 하면 또 어떤 나라에는 너무 많은 종족들이 함께 살고 있다. 르완다와 부룬디 내전은 모두 후투족과 투치족간 싸움이다. 내전인 동시에 이웃나라들도 개입해 국제전으로 비화한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의 경우도 기본적으로는 종족 분쟁이다. 터키에서는 쿠르드족 반군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 벌어져 지난 한해만 1,800여명이 피살됐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동티모르에서 원주민들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두번째는 종교 차이에 따른 분쟁이다. 알제리에서는 세속 정권에 대한 회교 반정부 세력들의 저항으로 무수한 인명이 죽어가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도 불교 정권과 회교도 반군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카슈미르분쟁은 인도-파키스탄의 국가간 분쟁이나, 근본 원인은 종교(힌두교-회교)에 있다.

다음으론, 종교와 민족(종족)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분쟁이다. 사뮤엘 헌팅턴 교수가 말하는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에 위치한 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은 대개 이같은 특징을 갖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민족(유태인-아랍인)과 종교(유태교-회교)가 혼합된 대표적인 분쟁이며,코소보 유혈사태도 세르비아인(정교)과 알바니아인(회교)의 대립이다. 키프로스분쟁도 정교의 그리스인과 회교의 터키인간 싸움이다. 수단은 아프리카 국가이지만 이 범주에 속한다. 회교도 아랍인들인 국민회교전선(NIF) 정부에 대해, 기독교를 믿는 남부 아프리카계 흑인들 중심의 수단 인민해방군(SPLA)이 맞서고 있다.

그밖에 국내 정파간 싸움이나 국가간 분쟁이 있다. 소말리아 내전은 모하메드파와 아이디드파 양대 정파간 싸움이다. 종교(회교)나 종족(소말리족)은 똑같다.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이 개입한 시에라리온 분쟁도 국내 파벌간 싸움이다. 4일 정부군이 앙골라완전독립민족동맹(UNITA)측을 공격해 731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한 앙골라의 경우, 좌익 성향의 정부군과 우익 UNITA 반군과의 내전이다. 콜롬비아의 사회 소요도 우익 정부에 대한 극좌파 게릴라들의 테러활동이 그 원인이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티오피아 분쟁이나 남미 에콰도르-페루 분쟁은 모두 국경 분쟁이다.

한편 지난해 분쟁이 그친 곳도 있다. 30년간 유혈사태를 빚어온 북아일랜드에선 신-구교도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졌고, 스페인 분리주의 세력인 바스크족은 휴전을 선언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는 내전이 종식됐다.

이용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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