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키운다.’

주부들이 아이들의 성적보다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서로 품을 팔아 특정과목을 담당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품앗이 과외’가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웃과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고, 과외비를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경제난 속에서 품앗이 과외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사당동에 있는 `좋은 어머니를 위한 모임’ 사무실은 아침부터 품앗이 과외를 위한 어머니교육 강좌에 등록한 주부들로 강의실이 꽉 들어찼다. 주부 김영주(36·서울 은평구 신사동)씨는 “교육비 절감과 아이들 인성교육을 위해 품앗이 과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나이가 들수록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교육을 받으니 자기계발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육이 끝나는대로 뜻이 맞는 이웃 주부들과 함께 품앗이 과외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현숙(30·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도 방학이 끝나는 대로 이웃 주부들과 품앗이 과외를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씨는 “방학중에는 어머니들의 시간이 서로 맞지 않아 못하고 있지만 방학이 끝나는 대로 4명의 주부가 모여 논술과 미술 두 강좌를 품앗이 과외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별한 특기가 없는 주부는 당분간 아이들의 간식을 책임지면서 앞으로 전공과목을 공부해 점차 과목수를 늘릴 계획이다.

주부 여부옥(34·서울 은평구 대조동)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웃 주부 3명과 함께 품앗이 과외를 시작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어머니의 정성이 밴 새로운 교과내용에 아이들이 호응하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새로운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처음 어머니들은 이름도 21세기 주역들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21학교’라고 이름 붙였다. 품앗이 과외를 시작할 당시에는

`동네 박물관학교’로 불렸다. 같은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며 친분이 있었던 주부 3명과 함께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익혀준다는 취지 때문이다. 가정마다 독자가 많아 다른 사람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참는 법을 가르쳐줄 필요성도 컸다 .

그 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방학을 맞으면서 교과목에 대해서도 품앗이 과외를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과목은 각자의 특기와 하고싶은 것을 고려해서 결정했다. 한나 어머니 박지선( 34)씨는 음악을 맡았다. 평소 아이들과 클래식 듣기를 하고 싶어했던 박씨는 여러 악기 소리듣기, 동요 부르기와 박자감 익히기로 수업내용을 짜면서 무척 즐거워했다. 종욱이 어머니 김화정(31)씨는 요리과목을 맡아 김밥, 샌드위치, 잡채를 만들어 편식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움을 갖게 하고 있다. 여부옥씨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자신도 배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솔비 어머니 서애란(34)씨는 현재 수학을 담당하고 있지만 본인이 오랫동안 접어두었던 미술에 대한 꿈을 아이들과 함께 펼칠 생각이다. 여부옥씨는 “함께하는 주부들과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더욱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며“아이들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되고 자기계발 등으로 자기정체감도 생기는 것같다”고 말했다.

품앗이 과외는 학생과 학부모에 엄청난 상승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신미경(33·경기 고양시 일산동)씨는 “내 아이를 직접 가르치니 애정을 쏟지 않을 수 없다”며 “다른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머리부터 쥐어박는 감정적 행동을 자제하게 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경쟁적으로 잘하려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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