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지역감정 부추기기에
지역단체 ‘미온적 대응’ 자성 목소리
정치권의 정략적 지역주의 앞에서 지역 시민단체들은 침묵했다. 지난 24일 한나라당 마산집회. 지역민심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간 국회의원들은 이날 장외에서 자신들의 ‘정략’을 민심이 대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마산역 광장에서는 “이 정권이 한나라당의 기반인 영남을 죽이고 있다”(김종하 중앙위의장) “경남기업만 골라 죽이고 한일합섬 등 마산 사람이 하는 것은 다 망했다”(김호일 의원) “연내에 경제가 되살아 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이기택 고문)는 등의 노골적인 지역 감정 자극 발언이 난무했다.
이와 관련 이 지역 한 시민단체 간부는 “내부적으로 한나라당의 지역감정 조장에 대해 분노했지만 지역 사정 때문에 입장을 밝힐 여력이 없었다”며 “이같은 문제에 다소 껄끄러운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이 지역 00연합은 그간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해왔던 마산 지역 시민단체들의 연합체. 현재 회원 조직을 갖춘 새로운 시민단체로 탈바꿈 작업이 한창이다. 마산 집회는 이 와중에 돌출된 사건.
00연합 조아무 사무국장은 “조직 개편 와중에 미처 손 쓸 틈이 없었다”면서도 “김인규 시장이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지역 여론이 좋지 않지만 이에 대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껏 지역 경제 문제 등에 대한 사안에 지역 시민단체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례는 간혹 있었다. 지역 민심을 살펴야 하는 시민단체들로서는 곤혹스런 면이 없잖은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전국조직을 갖고 있는 단체들의 경우 지역을 대신에 중앙이 ‘액션’을 취한 적도 있었고, 중앙과 지방간 의견대립도 있었다. 위천공단 문제와 삼성자동차 허가건 등이 그 대표적 예다. 하지만 한 시민단체 사무처장은 “지역 단체가 지역민심을 고려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산 집회에서 드러난 지역감정 조장은 국가적 사태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시민단체로서 할말은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포항에서 열기로 계획했던 장외집회는 이 지역 시민단체들의 거부 정서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무산됐고, 구미집회 역시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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