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실시될 한국노총 제 17대 위원장 선거에 박인상(60세) 현 위원장이 단일 출마하게 됐다. 이는 61년 한국노총 설립 이후 첫 단일후보.
김락기 연합노련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중앙·중집 위원들의 출마 권고를 받고, 3년전 선거 패배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21세기 새로운 노동운동의 지평을 열겠다며 출마의사를 밝힌 뒤 그동안 선거 준비를 해 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11일 긴급 소집된 의장단 및 지역본부 의장 연석회의에서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가 대결 현상으로 갈 경우 조직적 부작용과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며 “노동운동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노총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8일 김 위원장과 회동을 갖고, 노동운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힘을 합할 것을 요청한 바 있으며, 12일 후보로 등록 한다.
* 산별연맹들 잇따라 박인상 지지 선언
김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박 위원장이 압도적인 표로 한국노총 위원장에 추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지난달 금속노련(위원장 유재섭)이 산하 연맹 중 처음으로 박 위원장을 이번 선거에서 지지키로 결의한 뒤 잇따라 각 연맹들이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정보통신연맹(위원장 김성태)에 이어 11일 오후에는 금융노련(위원장 이용득)이 각각 박 위원장 후보 지지를 결의했다. 나머지 대부분 연맹들도 박위원장 지지를 밝히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한국노총이 소집한 회의에서 지역본부 의장들이 지지 선언을 제안해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말리는 해프닝을 벌였다는 후문도 있다.
* 한국노총 결집력 높아질 듯….위원장 1인 독주 체제 경계 목소리도
이에 따라 향후 한국노총 지도부에 더욱 많은 힘이 싣릴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 노동운동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유리한 ‘무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노동운동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산하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되는 만큼 박 위원장의 부담감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 및 빅딜, 실업대책,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타격과 부담감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년 동안 한국노총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엄밀히 보면, 한국노총이 아니라 박 위원장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힘을 하나로 모은다는 장점도 있는 반면, 위원장 1인 독주 체제로 흐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부산 출생으로 지난 59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해 노동운동을 시작했으며, 지난 69년 조선공사 파업 당시에는 노동쟁의조정법상 긴급조정권 위반으로 6개월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 88년 5월 금속노련 위원장에 당선된 뒤 94년까지 3선을 기록했다. 93년 15대 선거에서 박종근 위원장과 경선에서 낙선했다가 96년 3월열린 16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97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대중 후보와 정책연합을 성사시켜 한국노총의 정치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1999.02.12
차유미 기자(매일노동뉴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