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한정책 변화에 가속력이 붙고 있다.
노나카 히로무 관방장관이 12일 초당적 북한방문단구상을 거론한 것은 그런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세기가 끝날 때까지”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일정을 언급한 것까지 조합하면 일본 정부의 최근 대북정책 변화는 나름대로 짜여진 목표와 구도 위에 추진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노나카 장관의 발언은 최근 한미일 3국과 중국 등 한반도 관련국 들간에 진행된 당국자들의 활발한 방문외교 끝에 나왔다. 지난달 말 이후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미중일방문, 야나 이 순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방미,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비 확산담당 부차관보 방한,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담당특사 한중일 3국방문, 한미일 3국 대사급회의, 그리고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의 방한 등이 이뤄졌고 그 중심주제는 대북정책 조정이었다 . 노나카 장관의 발언은 이를 통해 새롭게 가닥이 잡혀 가고 있는 한국 및 주변국들의 대북정책 조정방향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 인다.
김대중 대통령은 11일 <도쿄신문>과 회견에서 자신의 일괄타결구 상(포괄적 포용정책)의 일차적 초점이 북한과 미일간의 국교정상 화에 있음을 밝히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 명히하면서 일본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표 시한 고무라 외상과 노나카 장관 발언은 일본나름의 응답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일본이 한국쪽의 일괄타결구상에 원칙적 인 지지를 보이지만 내심 이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보지만 실제 사정은 그와 다른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북한쪽의 건설적 대응”을 대북정책 전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일본으로서는 미사일 재발사 중지약속이나 일본인 납치의혹에 대한 긍정적 대 응 등 북한쪽의 자세전환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본쪽의 정책대응 범위는 지극히 제한돼 있다. 예컨대 최악의 경우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다시 하더라도 일본이 공 언해온 것처럼, 미국 대북정책의 근간인 제네바 핵합의 틀을 무시 하면서 단독으로 경수로비용 지원을 중단하거나 식량지원을 무조 건 거부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일본 역시 북미 핵합의틀 유지를 대북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만큼 강경일변도는 자칫 퇴로없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기 때문 이다. 야당쪽은 사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공산당 등도 대북접근 자세를 적극화하면서 정부쪽의 대안부재를 비판하고 있다. 미일방 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관련법안과 경수로 지원비용 국회승인을 위해서도 정부여당에게는 일정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본은 주변국 정책변화에 합류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하는 현실주의노선을 걷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한승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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