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트빌 런던=외신종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는 별개로 유럽의 독자적인 방위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13일 독일 엘트빌에서 열린 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에 제출한 문서에서 “유럽이 위기 관리를 위해 (군사력을 포함한) 적절한 능력과 구조를 갖추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독자적인 군사기구의 설립을 제의했다. 피 셔 장관은 이를 위해 미국과는 별개로 상설 참모진과 군사정세센 터 및 위성정보 능력을 갖춘 상설 군사기구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이 문서에서 독자적인 군사기구 설립의 목적은 `공동외교안보정책'(CSFP)을 강화하는 데 있다면서 “이는 신뢰할 만한 군사적 능력과 적절한 의사결정 기관에 의해 지원받는 행동능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알랭 리샤르 프랑스 국방장관은 9일 런던에서 열린 나토창설 50주년 회의에서 유럽연합은 나토와 보완적으로 세계적인 위기상황에 개입하는 방어능력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제적인 군사개입시 유럽이 반드시 미국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유럽 독자 노선’을 촉구했다. 리샤르 장관은 구체적 대안으로 “유럽연합이 서유럽동맹(WEU)의 역할과 능력을 떠맡아야 한다”면서 이미 단일통화, 공동의 사법체계 등을 가진 유럽이 국방분야만 무한정 내버려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는 공동방위 체인 서유럽동맹(WEU)을 유럽연합(EU)안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슈뢰더 총리는 당시 유럽 10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유럽차원의 안보공동방위체인 서유럽동맹을 유럽연합 안에 통합시켜 유럽연합을 외교와 경제뿐 아니라 명실상부한 군사 공동체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8일 나토창설 50주년 회의에서 “미국이 유럽 뒷마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혼란상황에서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군터 페르호이겐 유럽담당 장관은 6월 쾰른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독일 정부가 현재 유명무실한 서유럽동맹을 유럽연합 안에 흡수 통합하는 것을 제안할 방침이 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주도의 나토와 별개로 유럽공동방위체의 창설 구상은 96년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에 의해 제기된 뒤, 지난해 독일의 좌파정권 등장 이후 12월 프랑스 생말로에서 열린 프랑스-영국 연례 정 상회담에서 표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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