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전국 30여개의 대학이 학점을 일정비율씩 강제로 배정하는 ‘학점 상대평가제’를 잇따라 도입,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측은 엄격한 학점 관리와 학점을 잘 주는 교수의 과목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 제거 등을 상대평가 도입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상대평가제가 교수의 재량권을 침해하는 한편 학생들이 자신 있는 과목만 골라 듣는 학문 편중 현상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범·유병권·강대중기자>
◆李鉉淸 한국대학교협의회 사무총장= 대학의 상대평가는 찬성이냐 반대냐 등은 이분법적 사고로 판단하기 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야 하는 문제다. 즉 운영의 묘
가 중요하다고 본다. 학생평가에 있어서 시험 등 객관적인 기준으로 우열을 나눠야 할 부분이 있고 인성 등 우열을 판단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즉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평가해야 할 분야가 있는 것이다. 졸업정원제에 대한 악몽이 있듯이 모든 것을 상대평가로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이 학생유치 차원에서 절대평가를 악용하는 사 례가 있는 만큼 상대평가에 대한 필요가 존재한다. 내실있는 대학교육을 위 해서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李孝翊 성균관대 교학처장= 대학은 공부하는 곳이란 면에서 상대평가에 의한 엄정한 학사관리는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대학이 교양인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인을 배출할 것을 사
회는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대학의 주 요 역할이다. 성적을 확정하기 전에 이의제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학 생들에 의한 강의 평가도 함께 실시한다면 상대평가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金仁會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학생평가에 대한 교수의 자율권을 무시하 는 정책이다. 가르친 교수가 아닌 대학당국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틀속에 학생을 넣어 평가하는 것은 학
문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다.상대평가제 도입 은 대학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대학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려는 획일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특히 이번 조치의 내면에는 대학들이 교육정책에 얼마나 순응하는지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차등 지원함으로써 대학을 교육정책에 순응토록 만들려는 것이다. 이런 제도는 군사 정권하에서도 없었던 제도다. 대학은 자유가 보장될 때 존재의미가 있는 곳 이다.
◆金華鎭 교육부 대학제도과장=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방식은 담당 교수들의 고유권한이다. 상대평가가 최선책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최근 대학의 신입생 모집 광역화와 전
과의 확대에따라 쉬운 과목, 학점 잘 주는 과목 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별로 특성에 맞는 다양한 평가 방법을 강구하되‘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려운’ 학사관행이 하루 바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돼야만 학생들의 땀의 결과인 학점이 취업, 대학원 진학, 유학 등 모든 영역에서 값지게 인정받을 수 있는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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