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들과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등 정씨 일가가 현대전자 주가조작을 통해 이익을 골고루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2천2백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현대전자의 주식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다른 계열사 및 정씨 일가가 앞다퉈 보유 을 처분한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등 계열 법인들과 정명예회장 및 정명예회장의 아들 등 특수관계자들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지난해 가을 이후 최근까지 현대전자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앞뒤가 따로 없는 주식 매각=계열 법인의 경우 현대자동차·현대건설·현대정공 등이 올들어 이날까지 무려 2천6백95만1천여주의 현대전자 주식을 매각했다.
정명예회장도 같은 기간중 현대전자 주식 80만5천여주를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정몽헌(鄭夢憲)그룹 회장(2백96만2천여주) 등 현대그룹의 특수관계자들이 올들어 매각한 현대전자 주식은 모두 3천3백68만여주에 이른다.
증권업계는 이들이 주당 2만3천~2만4천원선에 현대전자 주식을 처분, 대략 8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입 단가를 확인하기 어려워 정확한 시세차익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주가조작 전에 대량으로 현대전자 주식을 사들여 30% 이상 주가가 오른 뒤 팔았다면 최소한 2천4백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조작 직후에도 대량 매각=정몽준(鄭夢準)의원은 지난해 9~10월 현대전자 주식 8만주를 처분했다. 이 기간중 정몽규(鄭夢奎)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6만5천여주를 팔아치웠다.
정몽근(鄭夢根) 금강개발 회장은 7월에 6만4천여주를 매각했다. 당시 이들이 매각한 주식의 단가는 1만9천~2만9천원대에 걸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이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에 나선 시점인 작년 5월 이후 약 한달간에 정씨 일가가 처분한 주식도 모두 65만여주(주당 1만5천~2만3천원대)에 달하고 있다. 정몽근 회장은 작년 5월29일~6월8일 사이에 33만7천여주를, 정몽혁(鄭夢赫) 현대정유·석유화학 사장은 5월29일 3만3천주를 팔았다.
정몽윤(鄭夢允) 현대할부금융 회장은 5월12~29일 사이에 6만5천여주를, 정몽규 회장은 5월29일에 16만5천주를 매각했다. 정몽헌 회장도 6월10일 3만주를 판 뒤 닷새 뒤인 6월15일에는 2만주를 매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의 특수관계자들이 현대전자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은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과 타 계열사 유상증자 납입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 부당이익 취득 목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 김재승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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