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파업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지하철노조. 이들은 지난 4월19일 파업 돌입전에 준법투쟁으로 일찌감치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조성했다. ‘지하철 운전취급규정’에 따라 안전운행을 위해 각 역에 최대 30초까지 정차하는 등 준법운행에 나선 것.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에 대해 “노조가 관련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준법투쟁을 태업으로 규정, 서울시나 공사측이 고발할 경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맞섰다. 실제 고소고발관련 사법처리 과정에서 준법운행과 파업이라는 두가지 사실이 병합돼 처리되고 있다고 서울지하철노조측은 전했다. 이같은 노조의 준법투쟁은 과연 적법하지 못한 행위인가?

* “서울지하철노조의 준법운행, 쟁의행위 해당안돼”

지난 5월29일 노동법학회(학회장 김유성) 주최로 열린 ‘춘계정책토론회 -변모하는 노사관계와 노동법의 과제’에서 이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법령이나 규칙에 위반하는 업무운영이 관행화되고 있는 경우, 노동자가 그에 충실히 따른 노동을 함으로써 오히려 통상적인 업무가 저해되고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고, 노동자가 투쟁수단으로 이러한 행위를 할 때 보통 준법투쟁으로 불린다.

이원희 아주대 교수는 발제에서 “특히 공익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쟁의행위 를 금지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효력을 내는 준법투쟁을 고려하게 됐다”며 “쟁의행위와 같은 효과를 발휘하지만 노동자측에서는 법령을 준수 하는 행위이므로 해고나 징계처분 등 형사책임에서 면책되는 것을 의도하는 쟁의전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쟁의행위 개념이 가능한 한정적으로 해 석되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서 이 교수는 준법투쟁을 원칙적으로 쟁의행위 로 보는 견해(사실정상설)과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보는 견해(법률정상설)을 소개하면서 대개 학설은 후자에 입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준법투쟁의 유형을 설명하면서 “안전운행 등 법규준수형 준 법투쟁과 정시출퇴근, 시간외 거부투쟁 등 권리행사형 준법투쟁의 두가지 유형이 있다”며 “서울지하철노조의 준법운행의 경우 일상적인 작업체제가 안전규정에 위반되기 때문에 안전투쟁은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 서울지하철노조의 준법운행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헌법 재판소에서 준법투쟁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 고 판시된만큼 종전 판례가 변경될 지 주목된다는 것.

이와관련 토론자로 나선 박석운 노동정책연구소장은 “준법투쟁에 국한된 문제보다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의 침해가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라 고 강조했고, 이승길 경총 법제팀장은 “기존 학설과 판례입장에 근거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 자] 황보연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6.02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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