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골카르당에 대한 압도적인 반대를 보여준 선거
피터 시몬스, 세계사회주의웹사이트, 6/12
금요일 아침, 인도네시아 총선 공식집계 결과는 유권자 대다수가 집권 골카르당에 반대하고 있으며 느슨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와 압둘라만 와히드, 아미엔 라이스의 야당세력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메가와티의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은 38.5%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와히드의 국민각성당(PKB)은 20%의 득표율로 그 뒤를 쫒고 있다. 골카르당은 단지 16%만을 득표하는데 그쳤으며 연합개발당(PPP)은 9.2%를 득표하였고 라이스의 국민수권당(PAN)은 6.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결과는 총투표의 12%가 개표된 가운데 나왔다.
비공식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개표가 보수적인 농촌지역과 멀리 떨어진 섬들로 확대됨에 따라 집권 골카르당은 2위로 올라서고 있다. 골카르당은 자체 집계에서 27%를 득표했다고 주장했으며 당총재인 악바르 탕중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30%를 득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드러난다고 할지라도, 이번 총선은 골카르당과 하비비 대통령 군사정권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확인시켜 주었다. 수하르토 집권 당시의 1997년 선거에서 골카르당은 총투표의 70%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 국가기관을 총동원하였다. 단지 연합개발당과 인도네시아 민주당만이 선거 참여가 허용되었으며 모든 후보의 연설과 유세는 국가기구와 정보국에 의해서 검열당했다.
이번 총선에서 대다수 유권자들은 골카르당에 반대하였다. 공식적 이슬람정당으로서 수하르토 정권과 굴욕적 종속관계를 맺었던 연합개발당조차 자기들의 과거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연합개발당은 ‘개혁’에 찬성한다고 선언했으며 다음 선거에서 하비비 후보의 선출에 반대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개표가 끝나기도 전에, 국제 선거감시단과 언론, 외국인 지도자들은 이번 선거를 ‘공정’하고 ‘민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수상 존 하워드는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의 진정한 축제였다고 밝혔으며 뉴질랜드 외무장관인 돈 맥키넌은 총선이 ‘공정하고 자유롭고 평화적’이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거 감시단을 이끌었던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는 민주주의가 마침내 인도네시아에 찾아왔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비판적인 총선평가에 대해서 인도네시아 국내 선거감시단은 깊은 우려를 표현했다. 지미 카터의 발언과 관련하여, 공정선거를 위한 대학총장모임(UNFREL)은 그들의 평가는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자카르타 시내의 일부 투표소만을 둘러본 이후 카터가 곧장 내뱉었던 발언에 대해 아쉬움을 느낍니다. 개표가 채 완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는 그렇게 발언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1억 천 2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총 유권자 가운데 96%가 6월 7일 투표에 참가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KPU)의 개표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치 지도자들과 감시인단은 부정개표의 가능성을 경고하였고 이는 곧 정치적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금요일「콤파스(Kompas)」에 발표된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자카르타선거감시단(KIPP)의 보고서에는 투표율이 투표소에서 지역위원회와 지역정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치상의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압둘라만 와히드는 선거 개입의 증거가 발견된다면 임시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그의 발언은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면 나는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의견을 군사령관 위란토와 메가와티에게 밝혔다”
총선 다음날인 화요일, 자카르타 주식 시장은 12% 가량 주가가 상승하며 야당의 총선 승리에 대해서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해 20% 가량 평가절하됐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역시 달러 대비 약 6%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 자본시장이 보여준 최초의 반응은 수요일 1.2%의 하락 이후 목요일에는 3%까지 빠르게 주가지수가 하락하였다.
주요정당들은 지난해 IMF가 4백 30억달러의 긴급차관을 대가로 제시한 혹독한 조치들을 수용할 것임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지배계급은 차기 메가와티 정권의 구조조정 약속과 추락하는 삶의 질에 대한 민중들의 불만을 억제할 것을 바라고 있다. 국제신용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tandard&Poors)’는 최근 발표한 신용평가에서 인도네시아가 자국 은행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의 82%에 해당하는 8백 7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퍼트 머독 소유의 오스트레일리아계 신문의 외국인 편집인 그레그 셰리던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현재 가장 큰 위험은 하비비대통령과 집권 골카르당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와 그녀의 민주투쟁당 표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11월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을 담당하게 될 의회(MPR)에 대해서 하비비가 투표조작을 시도한다면 이는 시위와 사회적 불안정을 촉발시킬 것이다.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하비비는 그가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음을 인정해야 하며 자발적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를 불안정과 폭력에서 구출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이번 총선을 ‘대단한 성과’라고 칭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셰리던은 자신도 모르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비민주적인 면들을 지적했다. 다음 내각은 의회(총 700석 가운데 462석만이 직접 선출되고 나머지는 군부와 행정부, 지역 할당)가 선출한 대통령에 의해서 구성될 것이다. 의회에서 절대 다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 정당 단독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수치인 선출석의 76%를 확보해야 한다.
의회에서 다수를 확보하고자 하는 각 정당과 행정기구, 군부 간에는 앞으로 몇 달간 밀실회담이 진행될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에 따르면, 유권자 대다수에 의해 거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카르당은 군대와 정부내에 확보하고 있는 확고한 위치를 이용하여 새로 선출된 의원들의 골카르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
메가와티는 자신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라이스와 와히드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메가와티 자신과 마찬가지로 수하르토 정권 아래에서 군부와 정부내의 다른 분파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와히드는 1997년 열렸던 총선에서 수하르토의 딸을 지지하기 위해서 메가외티와의 연정을 깨버렸던 정치적 사건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라이스는 1990년 정권 지지기반을 확장하기 위해서 하비비가 창설한 인도네시아이슬람지식인연맹(ICMI)의 주요 인사 가운데 한명이었다. 메가와티는 11월 선거에서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주적 권리를 확장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부가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소위 개혁가라고 불리우는 자들에게 투표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군부와 기업, 정부관료들의 지배 아래에 놓이게 될 정부일 것이다. 이 정부는 IMF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도네시아의 실업률과 빈곤을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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