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세기 이후 신분제 해체와 식산흥업정책이 진행되면서 나타난 초기 형태의 임노동자 출현에서부터 이후 150여년간 한국노동운동의 탄생과 전개 과정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한국노동운동사’가 6권의 책으로 발간된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소장 이진규·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운 동사를 △근대이행기(개항∼3.1운동) △일제하(∼45년) △미군정기(∼48년) △정부수립후(∼61년) △경제개발기(∼87년) △민주화 전환기(∼현재) 등 6단계로 시대를 구분, 6권의 책으로 엮기로 했다.

이진규 소장은 “60년대 이후 통사로서는 한번도 정리되지 못했던 노동운동의 역사를 학술적 차원에서 집대성하고 새로운 세기 노동운동의 좌표를 설정하고자 한다”고 발간작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노동운동사가 책으로 발간된 것은 지난 82년 김낙중 ·김윤환·김금수 선생 등이 엮은 『한국노동운동사』가 전부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제하에서부터 해방, 4.19까지의 노동운동 역사만 2권의 책에 담겨있을 뿐이다. 61년 5.16 쿠데타 이후부터는 노동운동 전반을 아우르기보다는 한국노총 활동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사나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역사를 단편적으로 정리한 책들만 몇권 나왔을 뿐 통사로는 한 권도 발간되 지 못했었다.

82년 당시 미완의 노동운동사에 아쉬움을 갖고 있던 김윤환 교수(78·고 려대 명예교수)는 오는 21세기를 앞두고 다시한번 욕심을 냈다. 지난해 초 김 교수는 송복 교수(연세대 사회학), 김금수(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강만길 교수(고려대 한국사학), 박영기 교수(서강대 경영학), 이진규 소장 등 과 의기투합, 150여년 역사를 아우르는 노동운동사를 발간키로 최종 결정했 다. 사람을 모으고 여러차례 편집회의를 통해 시대를 구분하고 필진을 선정 했다.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노동운동사를 굳이 6단계로 구분한 이유를 설명한다. “노동운동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노동자의 생성과정이므로 이를 따로 구분했고, 제국주의 하에서 노동운동 이 제3세대 저항운동 성격을 띠었던 일제시대와 일제하와 이어지면서 남북 분단으로 단절된 역사를 조망하는 미군정기로 나눴다. 이어 농업경제·원조 경제하에서 초보적 형태였던 노동운동이 자본축적이 이뤄지고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던 60년대 와서야 서서히 일어서게 됐다는 점에서 정부수립 후와 경제개발기를 구분한 뒤, 6.29 선언 이후 봇물처럼 터진 87년 이후 노동자 대투쟁과 현 시기까지를 한 시대로 묶었다”

연구소는 지난 12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한국노동운동사 발간 중간보 고 차원의 ‘대토론회’를 열고, 시대구분의 적합성, 각 시대별 정치적·사회적 조건에 따른 노동운동의 성격과 한계 등에 대한 각계 학자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한국노동운동사』는 올 연말까지 필진들의 집필과정이 마무리된 뒤 감 수와 교정 등을 거쳐 내년 6월경 노동문제연구소 창립 35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될 예정이다.

이진규 소장은 “단지 학술적 차원의 접근에서 뿐만 아니라 현 시대 노동 운동의 역사적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노동운동의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 자] 이정희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6.22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