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불씨로 떠오른 오잘란 사형 선고

주간녹색좌파 6/23

6월 10일 쿠르드노동자당(PKK) 최고회의는 자신들의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을 사형시킬 경우 쿠르드 민중들은 “새로운 봉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터키 정부와 군당국에 경고했다.

오잘란은 현재 은밀히 배후조정된 여론조작용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당국은 오잘란의 유죄 여부가 배심원이 참여하지 않는 삼심 재판에서 확실히 밝혀질 경우 ‘테러행위’와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월 31일 시작된 재판은 지난 8일, 6월 23일로 연기됐다.

오잘란이 2월 15일 터키 특공대에 의해 케냐에서(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조로) 납치될 당시부터 터키 정부는 그의 변호사, 조직, 그리고 지지자들의 접견을 막기 위해 온갖 방안을 동원했다. 이는 오잘란의 변호인단이 쿠르드인들의 민족 자결권을 정치적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세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터키 당국은 또한 오잘란을 심리적으로 피폐화시키는 방법을 썼는데 체포 이후 누가 봐도 약물에 취해보였던 그는 언론 취재를 위해 세워지고 터키 국기 앞에서 재갈이 물려졌다.

그런 다음, 250명의 일반 죄수 중 자체 주민들은 전혀 없는 임랄리섬의 교도소로 후송되었고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조그만 감방에 격리 수용되었다. 오잘란은 발라클라바모자(어깨까지 덮는 큰 털모자-역자주)를 쓰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군인들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받아야 했으며 구금 이후 10일 동안 변호인단과 접견도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심문을 당했다.

그의 변호인단과 PKK는 오잘란에 대한 처우가 그의 정신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마침내 접견이 승인되었지만 변호사들은 재판 준비를 위한 사적인 면회조차 하지 못했다. 오잘란은 합법적인 자료는 물론 펜과 종이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변호사들이 주당 20분으로 제한되어 있는 접견을 위해 임랄리로 가려할 때면 우익 세력은 물론 심지어 경찰까지 육체적, 언어적으로 폭력을 가했다.

그러한 괴롭힘과 모욕 행위는 재판 과정 내내 계속되었다. 오잘란은 방탄 유리 상자에 갇혀 마이크를 통해 판사와만 대화할 수 있었을 뿐 재판 진행 과정이나 변호인단의 주장은 들을 수가 없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PKK와의 전쟁에서 불구가 된 터키 병사들과 사망한 군인의 일가 친척들이 참관을 했다. 판사는 방청객으로 선정된 20명 정도의 친척들과 터키 군인의 변호사들이 오잘란의 변호인단을 욕하거나 위협하는 것을 수수방관했다. 언론과 텔레비전 보도는 오잘란이 사형에 처해지길 바라는 그 친척들의 감정적이고 국수주의적 분노에 초점을 맞췄다.

재판 4일째 되는 날, 오잘란의 변호인단은 묵고 있던 본섬의 호텔에서 쫒겨나다시피 했는데 신변의 위협을 느낀 호텔 주인들이 이들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한 항의로 재판을 보이콧하기도 했으며 끝내 어떤 호텔도 이들에게 방을 내주지 않자 주정부가 운영하는 영빈관이 제공되고 난 후에야 되돌아 올 수 있었다.

터키 군대에 의해 사망한 쿠르드인들의 친척들도 재판정에 참석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변호인단의 요구는 거부되었다. 약 5천명의 터키 군인과 친정부 민병대원이 사망했지만 1984년 이래 쿠르인들과 반란군도 터키 군대에 의해 3만명 이상 살해되었다.

재판 참관을 허용받은 기자들은 섬으로 들어올 때 연필조차 가져올 수 없었지만 사망한 터키 군인의 가족들은 영정을 가져와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것을 흔들어댔다. 참석한 가족들은 터키 국기를 걸치고 있었다. 오잘란의 변호인단을 공격하는 가족들과 변호사들을 법원 직원들이 물리적으로 겨우 막아낸 사건도 발생했다.

이러한 배경이 오잘란의 진술을 판단할 때 고려해야 될 사항들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잘란은 모두 진술에서 자신에게 여생이 있다면 쿠르드 민족의 언어와 문화적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 공화국”을 기반으로 하여 “평화와 형제애”를 가져올 수 있도록 “터키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사형을 당할 경우 “5천명의 자살 테러단이 나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참관을 허용받은 20명의 언론인 가운데 한 명인「뉴욕타임즈」스티븐 킨저 기자에 따르면 오잘란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PKK가 정치 체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무장 투쟁을 중지하고 온전한 민주화가 실현되길 바란다. 이 순간부터 나는 터키 군인이나 PKK 전사 양자 어느 쪽의 희생도 원치 않는다. 쿠르드어와 문화적 표현을 가로막는 장벽들은 제거되어야만 한다. 최선의 정책은 쿠르드인들에게 언어적, 문화적 자유를 주는 것이다. 쿠르드인들은 이러한 민주적 변화들을,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나는 국가가 그 길을 가로막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나는 양자 모두에게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한다.” 또한 오잘란은 “나는 PKK 전사들을 3개월 내에 산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지만 터키 정부로써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함께 위험을 중단시키기는데 동참하자. PKK는 이 단일한 국가 내부에서 평화로이 함께 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알아야한다…. 쿠르드인들을 위한 최선의 피난처는 민주 공화국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6월 2일 PKK 최고회의는 오잘란의 “민주 공화국”에 관한 주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지만 무장 해제는 거부했다. 성명서는 오잘란이 “3개월 반 동안 심각한 심리적 압박과 계속되는 심문상태에 놓여있었다. 재판 그 자체만으로도 심리적 압박이 얼마나 컸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런 압박과 곤경”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국가를 위해 힘쓰자는 오잘란의 제안은 “성숙하고도 존경스러우며 책임감있는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PKK는 “만약 터키공화국과 지역 혹은 전세계에 있는 논자들이 이를 나약함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실수”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15년 동안 우리가 취해온 방식으로 계속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15년 간의 전쟁으로 충분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6월 3일 오잘란은 터키 정부가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PKK에게 평화회담 참여를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터키 군의 장성급 인사들은 6월 7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PKK와의 어떤한 회담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6월 10일 성명에서 PKK 최고회의는 “압둘라 오잘란 의장은 터키가 민주공화국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는 평화와 협력을 통해 쿠르드 사회의 자유와 쿠르드 문제 해결을 가져 올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보여주었다. 우리 당은 기본적으로 협상을 통해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지하며 그에 참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PKK는 “쿠르드 민중들은 오잘란에 대한 사형 집행이 사실상 우리 모두에 대한 사형과 새로운 대량학살을 의미할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쿠르드 민중들이 그런 대량 인종학살에 저항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자 분명히 하자. 15년간의 봉기 이후, 임랄리에서 사형이 집행된다면 다가오는 21세기는 봉기가 더욱 거세지고 지속화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터키군에 따르면 5월 31일에서 6월 12일 사이, 터키와 이라크, 이란, 시시아의 접경 지역인 동남부 지방에서의 충돌로 55명의 쿠르드 반군이 사망했다. 수십 명의 터키 군인들도 사망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