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당동에 있는 대교방송 건물 지하 노조사무실은 요즘 매일 밤 불이 꺼질 날이 없다. 지난 9일부터 노조원들이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과 중노위 합의사항 이행 그리고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중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들도 있다. 작년 회사가 전국에 있는 40여개 사업국을 16개 지역본부로 재편하면서 ‘경영개선 기획단’이라는 명목의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했던 5명의 차장급 사업국장이 그들. 지난 6월말 270여일 동안의 휴직기간이 끝나자마자 전국에서 서울로 인사발령을 받고, 2주 후에 다시 아무 연고가 없는 각 지역본부로 인사발령이 났다. 이들은 회사가 실제 퇴사압력을 넣고있다고 판단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배성수 차장도 그들 중 한사람. 특이하게도 그는 지난 88년 대교에 노동 조합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본사 건물 진입을 시도하던 800여 노조원들을 비조합원을 이끌고 막아내던 이른바 ‘구사대장’ 출신이다.
“옛날에 조합원들 농성 해산을 고민할 때 회사는 제게 장미빛 환상일 뿐 이었습니다. 이제 진정 회사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대교와 함께 청춘을 바쳐가며 15년이 넘도록 일해왔다고 강조하면서 “회사와 함께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이렇게 해고하려 해도 되는건지…”라 며 말 끝을 흐렸다. 하지만 그는 “아직 회사를 사랑한다”고 당당히 말한다.
“우리네 일터 전체가 곤경에 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비도덕적 경영진, 잘못 된 인사정책을 올바로 잡히길 바랄 뿐입니다.”
[저 자] 김기현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7.23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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