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태 ■■ 싼 약인가 비씬 약인가

서울에서 어느 관리약사가

나는 4개월 된 초보 관리약사다. 직접 환자와 대하면서 제일 곤혹스러운 일

은 약값이 비싸다는 항의이다. 약값을 약국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현재

의 상황에서 최대한 눈치를 보며 약값 경쟁을 하고 있는데, 약국에서는 최대

한 약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다.

현행 약사법상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로는 제약회사와 도매

상이다. 그런데 불법 현매상들이 있다. 자본을 가진 업자가 약품을 싼 값에

대량구입하여 약국을 직접 다니며 거래를 한다. 도매상에서 구입가보다 더

싸게 약을 팔기 때문에 이들에게 약을 구입하는 약국이 많고 오히려 선호하

는 경향이라 문닫는 도매상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제약회사도 직접 소매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자신의 실적을 올릴 수 있

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이해와 대형약국과 약값 경쟁을

하기 위해 최대한 싼 값에 약을 구입하려는 약국의 이해가 충족되기 때문에

불법 현매상들이 난립하면서 의약품 유통6체계가 무질서하다.

또 약값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똑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제약회사마다 약값

이 다르고, 기준도 없이 약값을 올리는 것도 의약품 유통체계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약국마다 약값이 달라 환자 개인이 직접 약값

을 비교하고 싼 약국을 찾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의료서비스가 공급자에 의해 결정이 되는 상황에서 의료보험 적용이 되

지 않는 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의료보험관리공단에 청구시 불법청구

가 빈번하다. 실제 1일분을 조제해 갔어도 2일분 조제라고 기입하는 경우가

충분히 가능하고, 의료보험 급여의 정도도 약국 마음대로인 것이 일반적이

다. 같은 증세로 조제해도 의료보험 급여를 받을 경우 보건소에서는 1천원

정도, 약국은 1천5백원에서 2천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의료보험 급여를 받지

않을 경우 2천원에서 2천5백원으로, 의료보험 급여를 약국에서 결정하고 있

는 상황인 것이다.

갈수록 상담조제를 전문으로 하는 약국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약사의

임의처방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환자가 약국의 상담조제를 선호하는 원인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현 의료 체계는 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상담하고

관리받을 수 있는 조건이 못 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의 의료서비스는 가까

이서 원할 때에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을 사회가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상황으로 인해 환자 개인은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병원, 약국, 건강식품을 전전긍긍하며 과중한

의료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